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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청 다녀왔어요 (블라 주의)
게시물ID : sisa_4256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속마전커
추천 : 10
조회수 : 42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15 01:47:00
안녕하세요. 전직 31년 법사징어입니다.
그동안 토요일 광장문화제에는 잘 참여하지 못하다가 오늘 시청을 다녀왔습니다.

시청광장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열망으로 모인 시민들과 함께 하는 것도 이번으로 열번은 될 것 같습니다. 광장에 모인다고 뭐가 바뀌겠냐는 사람들도 많지만, 저는 광장에 섰을 때마다 모인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든 작든 어떤 자극제가 되어 정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돌려놓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 중대하다고 생각되는 사태가 있으면 기회가 닿는대로 참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입구쪽에서 고성이 들리더군요.
무슨 일인가해서 돌아보니 KBS 취재진이 취재차 방문을 한 모양이었습니다.
분노에 찬 몇몇 분들이 취재진에게 돌아가라고 소리를 치시는 것 같습니다.
젊은 여성 리포터 한 분이 카메라팀과 동행하고 있었는데, 호통을 듣는 내내 고개를 숙인채로 땅만 바라보고 계시더군요.
아마 그 기자분도 현재 공영방송의 수준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계시는 듯 했습니다.

한쪽에선 전국공무원노조에서 무료커피도 나눠주시고 있어 커피를 받아와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른 시민분들은 혼잡한 가운데서도 질서있게 각자 자리를 잡아 앉으시고 계시더군요.
방금 시국선언을 마치고 오신 듯한 수녀님들도 오셔서 자리를 잡고 앉으셨습니다.

한창 정청래 의원 발언을 듣고 있는데 시사인 기자분이 인터뷰 요청을 하시더군요.
제가 광장에 촛불을 들고 섰던 경험은 여러번 있었지만 인터뷰 요청을 받은건 처음이었어요.
저희가 다정히 앉아 촛불을 들고 있었더니 "너무 보기좋으시네요. 여기에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하면서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혼자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전직 법사입니다. 블라주세요..)
본래 태생이 오징어였던 터라 인터뷰어를 선택하는 기준에 반감이 좀 생기긴 했습니다만,
모처럼의 기회라 진지하게 인터뷰를 했습니다.
꽤 긴 인터뷰를 나눴는데 이 질문에 대답한게 가장 기억이 남네요.

Q. "2008년 촛불시위에서 참여하셨었나요? 그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어떤가요?"

A. "그 때(광우병소 수입반대)는 어찌보면 불법적인 상황은 아니었고 국가가 국민들에게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지 않고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었는데, 지금은 법체계가 무너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훨씬 더 치욕스럽고 쪽팔리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에 비해 시민들이 아직은 그 때만큼의 관심을 보이지않는 것 같아 아쉽네요."

대충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던 것 같습니다.

여친님은 그동안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기회가 없었다가 제 권유로 함께 와보게 되었는데,
방송에서 이런 것을 얘기해주지않아 않아 몰랐는데 직접 와보니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을 보고 놀랐다고,
이런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인터뷰하더군요.
다행히 저한테도 와보길 잘했다고 얘기해주었습니다. 고맙고 뿌듯했어요.

국정원 하나를 해결한다고 세상이 당장 좋아지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국정원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무언가를 개선되기를 바라기 어려운 것만은 분명합니다.
정청래 의원이 광장에 모인 시민의 목소리가 가지는 영향력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아직은 저들도 민심의 눈치를 보지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 눈치를 보고 있을 때 바꾸지 않으면, 훨씬 더 긴 암흑의 세월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긴 싸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모두들 지치지말고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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