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시도.
PC 방에 안 깔려있다. 참고로 의외로 설치를 안 해놨거나 설치를 못 하는(!?) pc방이 많습니다. 사양이 충분히 되더라도 용량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가능한 일.
여튼 덕분에 설치조차 못 해보고 GG
두번째 시도.
엄청나게 불편하고 불친절한 로그인 / 회원가입 / 게임시작 절차 때문에 GG. 아이디를 재생성하고 비밀번호를 계속 바꾸고 로그인창을 수십번 왔다갔다 했는데 결국 들어간 게임은 무조건 창화면(전체화면 시 튕김)이었고 그나마 게임을 할 때도 맵 절반이 깨져있는 등...멍멍이 판
근데 이 pc방 블레이드 앤 소울 풀옵이 돌아가는데 어째서?-_-;;
세번째 시도.
친구의 제보를 따라서 게임이 설치되어 있고 실행도 정상적으로 되는 pc방으로 가서 드디어 계정을 생성하고 만들었습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즈는 오히려 기대보다 별로였습니다. 블앤소의 커스터마이즈에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탓인지... 일단 친구놈은 "용사" 본인은 "사제"로 다른 친구들도 아키에이지에 입문시켜서 마왕을 때려잡는 용사 파티를 만들자고 결심하고 게임을 해봤습니다.
1. 친절함
전혀 없습니다. 애초에 게임 시작과 계정 생성의 첫걸음부터 친절함이 날라가 있습니다. 서버 운영과 게임성 자체가 친절함이 사라져 있습니다. 다양한 컨텐츠와 플레이어의 개입 요소가 많은 게임은 튜토리얼이나 학습과정을 잘 구성해두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매우 아마추어 수준에 가까운 실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텍스트를 나열하면서 일일히 소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 자체와 상호작용에서 게임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습득하고 게임 디자인 자체에 대한 인식이 생겨서 플레이어의 플레이 레벨 자체를 올려주는 "레벨 디자인" 개념이 이런 초거대 RPG 게임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단 것이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2. 그래픽
배경 멋집니다. 단순히 화려함을 넘어서 사물과 배경, 광원 효과 자체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지나친 판타지도 아니고 지나친 리얼함도 아닌 적절한 선에서 잘 버무렸습니다.
근데 그래픽 깨집니다. 한국 게임들은 개발 20~50% 버젼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점은 알겠습니다만 게임 내내 맵과 폰트, 스킬 이펙트가 검은 네모 혹은 매트릭스 언어로 나오는 것을 감상해야하는 것은 곤욕입니다. 메트로 2033이란 게임이 최적화 때문에 말아먹었죠. 요즘 시대에 발적화 RPG는 무리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3. 컨텐츠
많습니다. 확실히 많습니다. 울티마 온라인과 비교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키에이지와 울티마 온라인은 게임성과 기획의도 자체가 다릅니다.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아키에이지는 울온 수준의 리얼리티와 깊이 부분은 없지만 거대한 스케일과 각 컨텐츠에 대한 접근성 만큼은 울온을 뛰어넘을 정도로 구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공략을 전혀 안 보고 사전 지식과 정보를 무시한 체 게임을 했는데 게임 내내 해야할 것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행복한 비명을 질렀습니다. 필자가 국산게임을 즐길 때 게임에 애착이 남아도 더 이상 할 게 없어서 접은 게임이 한두개가 아니었단 것을 보면 꽤 바람직합니다.
4. 너무 재밌다 쓰발
꽤 비평일색인데 막판에 갑자기 왜 이딴 평가가 나오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아키에이지는 요즘 시대의 온라인 RPG 로써 솔직히 수준이 낮습니다. 전투 시스템만 보더라도 그렇지요.
하지만 아키에이지는 요즘 시대의 온라인 샌드박스 게임으로써 솔직히 상당히 훌륭합니다.
저랑 친구놈은 이틀만에 렙 20을 넘기면서 키우는 동안 둘이 역할놀이를 하면서 이것저것 캐릭터 성격과 설정을 만들어내고 몰입하며 웃고 즐겼습니다.
퀘스트를 하거나 이동 중에 재밌거나 뭔가 건드릴 요소가 있는 것이 보이면 무조건 달려가서 갖고 놀아보고 실험해봤죠.
서리도 아주 조금 해봤고(딱 3개인가 해봤습니다. 두근두근 거리더군용;;) 푸른 소금 상회 퀘스트 위주로 각종 생활 컨텐츠를 하나씩 해보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소규모 원정대를 만들 생각인데 무엇을 할지 너무 고민됩니다. 용사일행이니까 촉수마왕인 크라켄을 죽이러 준비할까? 대륙을 넘어 무역하는 상인들을 보호하고 보호비를 받는 용병단이 되어볼까? 게임 포탈에 주기적으로 게임 스샷으로 드라마를 연재하는 극단이 되어볼까?
게임 중에 좋은 상의를 얻었습니다만 디자인이 너무 구리더군요. 지금 제가 입고있는 천 옷이 엄청 멋지고 캐릭터에 어울려서 그냥 그 옷을 여전히 입고 있습니다.
무슨 미친짓이냐고요? 도리어 묻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빨리 렙업하고 누구보다 더 강해지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입니까?
이건 샌드박스입니다. 모래상자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놀고 무엇을 만들지는 각자 정하는 것 입니다.
전 소량의 능력치 상승을 할 바에 여전히 멋있고 캐릭터의 몰입을 도와주는 기존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이 훨씬 재밌다고 느꼇을 뿐 입니다.
클리어하기 힘든 던전을 어떻게든 이겨내고 원하는 아이템의 드랍을 기원하는 것도 훌륭한 재미입니다. 근데 다른 사람은 이런 던전 컨텐츠와 노가다가 싫을 수 있습니다.
정반대로 현재 아키에이지의 농사가 너무 재미없거나 단순한 미니게임의 반복이라고 생각할 분들도 있을 것 입니다.
그냥 취향대로 노시면 됩니다. 저 친구는 날틀에 미친놈이라서 평지에서도 날틀로 이동합니다-_-;; 근데 이 녀석 덕분에 못 갈것 같은 지역도 가는 방법을 알아내고 "점프 후 -> 1,2초 날틀" 테크닉으로 일반 캐릭터보다 2,3배 높은 점프를 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지요.
아키에이지는 부족한 점이 엄청나게 많고 운영도 별 기대가 안 되고 최적화는 발적화인 게임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샌드박스 게임이라 불릴만한 다양한 즐길 수 있는 장난감과 놀이터는 준비해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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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제발 정규 오픈하면 각 직업별로 전용 스킬이나 특성 만들어주세요-_-;; 솔직히 정치인, 용사, 사제가 무슨 의미입니까... 정치인이면 원정대 생성 비용이나 관리 시 혜택을 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