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첫 글로 통나무귀신 이야기를 공게에 풀고 두번째 이야기 올린다고 했던 fisherman입니다.
첫 글 쓰고나서 목격자인 여친님(이하 목격자)과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요,
목격담이 여럿인데 우선 저하고 관련이 조금이라도 있던 이야기를 추려서 올리기로 했어요.
마침 고속도로 귀신도 제가 조금 관련되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대세에 따라 음슴체
아마 2008년이나 2009년이었던 것 같음.
캣쇼에 참가하고 냥이 몇마리를 태운채 경부고속도로를 내려오던 중이었고
구미나 대구쯤 지나칠 때였던 것으로 기억됨.
옆자리에 탄 목격자는 피곤했기 때문에 줄곧 꿈나라를 헤매다가 문득 잠에서 깸.
힐끗보니 간헐적으로 움찔거리는 것임.
"왜? 몸이 안 좋아?"
"아니,."
한참 가는데 또 움찔하더니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는 것임.
"왜? 뭔데? 왜?"
"이쪽편 도로 끝에 귀신 보여. 계속.."
설명에 따르면...
맨 처음 보았을 때의 귀신 모습은
마치 폭격 비껴맞은 전쟁통 피난민처럼 옷 여기저기가 뜯어지고 까맣게 때를 타서
창에 꿰인채로 마치 "정지", "우회", "여기서부터 00km"와 같은 표지판 같이 도로의
오른쪽 맨 끝에 걸려 있더랬음. 얼굴은 명확하지 않았지만 체형으로봐서 남자인 것 같다고 함.
목격자 말에 따르면 자신이 본 귀신중에 가장 끔찍한 몰골이었다고 함.
귀신은 무생물처럼 창? 꼬챙이?에 꿰인 채 수 km마다 같은 모습으로 계속 보였다고 함.
달리는 동안 때때로
"또 보여? 또 지나갔어?"라고 물어보면
"응.." 또는 말없이 쳐다보며 고개만 끄덕임,.
그러기를 몇 번 하는데 역시나 내 눈엔 아무것도 안 보임. 평온한 고속도로..
(여담, 샘닐 주연 존 카펜터옹의 '매드니스'라는 영화에 마을을 벗어나려는 주인공이
깜깜하고 좁은 도로를 달리는데 자전거 탄 할망구를 계속 지나가는 장면과 오버랩,.)
아시겠지만 대구 지나 영천쯤 오면 편도 4차선이 2차선으로 바뀜.
귀신이 그만큼 가까이 보이게 된다는 말,.
그때나 그 이전에 귀신들린 친구 경험때나, 물론 지금도
귀신이 있다 없다 확언은 못하겠지만(귀신 따위 없었으면 좋겠고 이왕에 사후세계나 윤회도 없었으면 하는 1인)
만약에 귀신같은 존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인간세상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 함.
애꿎은 목격자님께 막 썰을 풀음. 지깟것들이 왜 산 사람한테 피해를 주냐고, 뭐 막 그런 소리 블라블라,.
한참 그러는데 목격자님이 날 쳐다보며
"오빠,.그만 좀..그냥 조용히 지나가자"
"왜? 내가 틀린 말 함? 왜 사람 겁주고 그러냐는 거지 내 말은"
"오빠,. 오빠가 그 소리하고 나서부터 이쪽이 아니라 그쪽에 나타나고 있어. 오빠쪽 쳐다보면서"
헐,..
도로 오른쪽에 말없이 꿰인채 나타나던 귀신이 내가 삐약거린 후로 도로 왼쪽, 그러니까
가드레일 위에 나타나고 있는데 이전까지와 달리 시선이 운전석을 향하고 있더라는 이야기,..
경주 지날 때 쯤부터 안보인다고 하더군요.
귀신보는 다른 분들과 달리 목격자님은 귀신을 볼 뿐이지 후일담 따윈 없습니다.
와서 뭔가 말하려고 한다거나 괴롭힌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단지 볼 뿐이죠. 통나무 귀신도 그렇고 고속도로 꼬지귀신도 그렇고 제가 입다물고 조용히 있었다면
그러다 말았을텐데 말이죠.
목격자님과 상의결과 위 두 이야기 외에 제가 잠깐 등장하는 몇 개의 에피소드를 더 올리기로 했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