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 귀신 이야기 둘.
이건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이야기는 아니고
미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캠핑과 낚시에 발을 슬슬 들여놓고 있을 때 쯤이었어요.
친구가 캠낚 제의를 하더라구요. 우린 바로 캠낚을 하러 갔습니다....
해변에서 낚시를 하다가, 고구마, 삼겹살, 생선 구워먹고 놀다가
해가 떨어지고.... 밤낚시 하기엔 지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새벽 3시? 3시 반쯤?
밖에서 남자 둘이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있는 텐트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캠핑장에는 우리 텐트와 미국인 RV두개 뿐이었기에
RV를 끌고온 미국인이 바닷가로 산책가는 길이거니 생각했는데
이게 왠걸? 갑자기 텐트 입구의 지퍼열리는 소리가 들리는겁니다.
'어. 강도인가보다.'
라고 순간적으로 생각했습니다.
텐트 열리는 소리에 들어오는 사람을 보려고 했는데 눈이 안떠집니다.
그리고 가위라는걸 알게된거죠.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갑자기 그 '무언가'가 제 배를 밟기 시작했습니다.
머리로는 내가 가위에 눌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까 들려온 목소리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가위를 눌리면서 목소리를 들은 적 없이
그저 몸만 굳어있다가 풀리는 정도였으니까요.
가위에 눌리면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풀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안간힘을 다해 손을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손목을 까딱까딱 하는데도 몸이 안움직여지는겁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미친듯이 몸부림을 쳤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깼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가위에서 벗어났구요.
무서워서 잠들기 싫었기에 잠을 자지 않으려고 버텼습니다.
하지만 외부 온도에 비해 따뜻한 침낭 때문인지 또 살짝 잠들어버렸다.
이번엔 본격적으로 두 '놈'들이 절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한놈은 머리 윗쪽에서 제 두 팔을 붙들었고
한 놈은 배꼽부분을 칼로 찌르는 느낌이었습니다.
전 믿지도 않는 신을 찾았습니다.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 다 찾았을겁니다.
알고있는 모든 언어로 된 욕을 하며 미친듯이 그 '놈'들을 욕했습니다.
하지만 변하는 것 없이 지속되는 고통과 점점 커지는 그 놈들의 웃음소리.
점점 숨이 막혀오면서, 아 이러다가 내가 죽겠구나 싶었을 때 가위에서 풀렸습니다.
가위에서 풀리는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심장 부분이 피가 통하지 않는 것처럼 저릿했고,
등에서는 식은 땀이 흐르고 헉헉거리는 숨을 감추기 힘들었습니다.
분명 몸에서는 열이 나는데 사시나무처럼 몸이 떨렸습니다.
제 기척에 친구가 잠에서 깨어 저를 다독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도저히 이곳에 있지 못하겠다는 제 말에
다시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구요.
집에 돌아와서 긴장이 풀려서인지 바로 잠들었고
한낮에 깬 저는 다시 놀랐습니다.
팔뚝에 새겨진 선명한 엄지손가락 모양의 피멍.
제가 겪은 것이 착각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 . . . . .
한국 캠핑장에서 들었던 그 남자목소리.
그게 사람목소리가 아닐거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미국에서 본 남자들 목소리와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분명 대화를 나누는데 어느나라의 말도 아니라는 것.
아니, 사람의 말이 아니라는 느낌.
그걸 똑같이 느꼈거든요.
그리고 귀신에게 저렇게 해코지 당한 후 제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들...
한국에서는 원인불명의 어린아이 이빨모양으로 피부에 올라오는 염증으로 두달을 고생했었고
미국에서 귀신 만난 후에는 대상포진으로 고생을 했었습니다.
꼭 아파요.
죽을병은 아닌데 죽을듯이 아파요. 저는 그렇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