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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학자의 눈시울 적시는 이야기
게시물ID : sisa_6070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크테릭
추천 : 14
조회수 : 68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08/11 22:13:06
김삼웅 전독립기념관 관장의 이야기
 
"무수히 많은 독립운동가들... 이한열 열사, 박종철 같은 분들... 얼마나 많이 죽었나?"

과거의 고문 후유증을 이야기하던 노학자는 갑자기 눈시울을 적셨다. 과거 자신을 고문한 이들을 원망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진 직후였다. 지난 아픈 상처가 떠올랐을 거라는 짐작은 빗나갔다. 그는 자신의 상처보다 더한 고문으로 쓰러져간 이들을 떠올리며 흐느꼈다.

김삼웅. 올해 73세의 노학자. 과거 야당 기관지 주간과 언론사 주필,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 위원,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친일파재산환수위원회 자문위원, 친일인명사전편찬부 원장,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지도위원을 거쳐 2008년 3월까지 독립기념관 관장을 지낸, 우리 과거사 청산운동의 산증인이다.

한편 그는 여전히 왕성한 집필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역' 학자이기도 하다. 그가 써낸 평전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백범 김구를 비롯해 신채호, 한용운, 김창숙, 전봉준, 장준하, 김원봉, 안중근, 조봉암, 김대중, 리영희, 송건호, 노무현, 김근태, 박현채, 함석헌, 안창호, 홍범도, 김상덕, 박열, 이승만, 안두희 등의 평전을 썼다.

올해에도 <몽양 여운형 평전>을 비롯해 <역사의 절망을 넘어> <10대를 위한 독립운동가 이야기> <해방 70주년 70가지 사건> <민주화운동가 이야기>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역사책을 펴내고 있다.

이제 70년.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은 후 그의 나이만큼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 역사는 뒤집혀 있다. 평생을 과거사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에 헌신해온 노학자는 오늘의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 7일, 여전히 청년과 같은 뜨거운 가슴을 가진 그를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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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 올해 73세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은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 위원,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친일파재산환수위원회 자문위원, 친일인명사전편찬부 원장,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지도위원, 독립기념관 관장을 역임한 과거사 청산 운동의 산증인이다
"왕성한 집필 활동은 오랜 재야생활로 인한 생계수단"

- 2008년 3월, 이명박 정부 등장 직후 독립기념관 관장을 그만두시고 공식적인 활동은 거의 없으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제가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예요. 신흥무관학교의 역사와 독립운동사에 미친 영향,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과제 같은 것을 (공부하기 위해) 교사와 학생들을 모시고 1년에 한두 차례 현장도 갑니다. 평전 작업도 계속하고 있고 시민단체나 학회에서 강연도 하면서 나름대로 바쁘게 살고 있어요(웃음)."

- 평생을 역사 바로 세우기에 헌신하며 살아오셨습니다. 2008년 독립기념관 관장직을 그만두실 때도 보수언론과 마찰이 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독립기념관장을 2004년부터 3년 임기로 맡았어요. 정부산하기관이 한 200개 되는데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 임기를 1년 연장해 줍니다. 그래서 원래 2007년에 (임기가) 끝나게 되어 있었지만 2008년까지로 연장됐어요. 그 사이에 알다시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고, 임기가 6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조선일보>에서 (사표를 쓰지 않는다고) 난리가 났어요.

독립기념관 전시실에 일제 강점기 때 <조선일보>를 찍어내던 윤전기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게 일제 시절 친일 어용신문을 찍던 겁니다. 그래서 그 윤전기를 지하창고로 내리고, 대신 하와이에서 독립신문 찍던 윤전기를 전시했는데 그게 그렇게 기분이 나빴나 봐요.

그렇지 않아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제가 독립기념관 관장을 계속할 이유가 없어서 사표를 내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그걸 못 참고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결국 예정되어 있던 해외 행사를 다녀와서 사표를 썼어요."

- 아마도 선생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눈엣가시였던 것 같습니다. 요즘 선생님이 하시는 일에도 외압이 들어옵니까?
"글쎄요.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예정된 강연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합니다. 그게 정보기관이 방해하는 건지 어떤지는 제가 알 수 없지요(웃음)."

- 강연도 많이 하시지만, 책도 엄청나게 펴내고 계세요. 이렇게 많은 책을 어떻게 그토록 짧은 시간에 다 쓰십니까? 젊은 학자들도 엄두를 못 내는 일입니다.
"독립운동, 민주화운동, 통일운동 관련한 자료를 2만8천 권 정도 가지고 있어요. 지금은 별로 할 일이 없으니까 책 쓰는 것밖에 할 게 없어요. 사실 이게 생계수단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재야생활을 하다보니까 연금 같은 걸 받지 못하고 있어요. 국민연금 32만 원 받는 게 전부입니다(웃음)."

"지금은 친일파 자녀들이 권력을 잡는 삐뚤어진 시대"

지금 우리의 가슴 아픈 과거사가 제대로 청산되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근 영화 <암살>이라는 영화가 개봉하고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시 역사 청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도 영화를 보았을까?

"봤습니다. 사실 지금 같은 시기에 이런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하다 생각해요. 제작진과 배우가 단호하고 결연하게 용기를 내지 않으면 찍기 어려운 영화죠. 우리 국민들도 대단하죠. 이렇게 역사의 정도(正道)를 밝히는 영화를 7백만이나 봤다더군요(인터뷰가 진행된 7일, 영화 <암살>의 관람객은 8백만 명을 넘어섰다-기자 말)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역사가 후퇴하고 사회정의가 증발해 버린 시대에 이런 영화를 이렇게 많은 분들이 보아주셨다는 게 한 가닥 희망 같아요."

- 사실 영화가 아쉬운 점도 있지 않았습니까? 영화에서는 변절 후 친일 경찰이 된 사람이 결국 응징을 당합니다만, 사실 우리 역사는 그 반대였습니다. 응징은커녕 친일파가 독립운동가를 고문하면서 뻔뻔하게 살아남았습니다. 천수를 누리고 국립묘지에 묻힌 친일파가 부지기수입니다.
"역사적인 팩트는 그렇죠. 그렇지만 영화는 그런 팩트보다 국민의 기대나 바람, 역사의 순기능을 더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나마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의 역사교육에 큰 기여를 했다고 봐요."

- 듣고 보니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얼마 전에 부친(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국회에서 시사회를 열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일도 있었습니다.
"삐뚤어진 우리 현대사의 한 단면이지요. 친일파 일본군 장교 딸이 대통령을 하고 친일파 아들이 집권당 대표가 되는 삐뚤어진 현실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금 우리가 비틀거리고 있는 겁니다."

"박근혜 정부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절망, 야당은 더 절망"

기사 관련 사진
 반민특위의 재판 모습. 반민특위의 일제 잔재 청산 활동은 미완으로 그쳤다.

- 이제 역사 청산 이야기를 좀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과거 청산의 산 증인으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일을 하셨는데, 우리 역사가 제대로 청산됐다고 보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이런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느끼실 것 같은데요?
"개인적인 아쉬움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현대사가 여전히 앞으로 진보해 나가지 못하고 퇴행하거나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어요. 헤겔이 역사는 첫 번째는 비극으로, 두 번째는 희극으로 온다고 했는데, 에릭 홉스봄이라는 학자가 1차대전을 보면서 이 말을 정정했어요. 첫 번째가 비극이라면 두 번째는 희극이 아니라 절망이라고.

물론 홉스봄이 우리 현대사를 염두하고 이런 말을 한 건 아니지만, 얼마나 우리 상황과 비슷합니까? 박근혜 정부의 등장은 우리 현대사의 희극이 아니라 절망입니다. 민주주의를 역행 시키고 남북관계를 파탄 시키고, 서민대중의 삶을 파탄 시켰지요. 그리고 권력을 삼권분립이 아니라 '삼권귀일'로 만들어 버리고 정당까지 해산했어요. 전임 정권의 4대강, 자원외교, 방위방산업체 비리도 그냥 덮어버린 비리 공화국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상위 1%가 GDP의 24%를 차지하고 있다지 않습니까? 이게 어떻게 희극입니까, 절망이지."

- 왜 이런 절망이 반복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조선 후기에 노론이 (나라를) 지배한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쳐 300년 동안 노론 세력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어요. 이들은 대단히 보수적이고 사대주의적입니다. 나라를 지배해 온 사람들은 친명, 친청, 친일, 친미로 상대를 가리지 않고 외세 지향성을 보인 집단입니다. 해방 후만 보더라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빼면 (이들이 나라를 지배해 온 게) 60년이에요. 중간 10년 동안 뭘 바꾸기에는 인적 한계는 물론이고 언론, 기업, 대학들을 든든한 물적 기반을 갖춘 반민족 세력이 다 장악해서 역부족이었어요.

후략.....................
 
긴 내용이라 다 못 옮겼어요
링크 타고 가셔서 차분히 읽어 보시기 권해요
가슴 시림과 울분이 교차해 꽉 막힌 듯한 답답함이 밀려 오네요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34579&PAGE_CD=ET001&BLCK_NO=1&CMPT_CD=T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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