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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메르스 공포로 인해 (메르스 감염으로 죽은) 사망자의 장례를 맡아줄 업체가 없다는 소식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언론 보도를 접하며 기자 역시 '그렇다면 누가 이 장례를 치렀나' 궁금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곳을 알게 됐다. 바로 한국노년복지연합(약칭 한노연)였다.
시민단체가 메르스 사망자 장례에 관여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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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사망 피해자의 마지막 길. 다른 일반 사망자의 화장이 모두 끝난 저녁 5시 이후에야 이들의 화장이 진행되었다. |
ⓒ 한노연 | |
한노연이 처음 메르스 사망자의 장례 봉사를 하게 된 사연은 특이했다. 시작은 '진짜' 메르스 사망자 때문이 아니었다. 지난 6월 10일 삼성 서울병원에서 암 투병을 하던 송아무개씨(55)가 사망했다. 암으로 사망했으니 송씨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송씨가 입원한 병원이 메르스 격리병동이었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어느 장례식장에서도 사망한 송씨에게 빈소를 내주지 않았다.
송씨의 남편 서아무개씨는 이미 숨진 아내를 운구차에 실은 채 경기도내 장례식장 여기 저기를 떠돌아 다녀야 했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도 아닌데 이럴 수 있냐"며 장례식장 관계자와 싸우고 항의했으나 허사였다. 결국 빈소는 구할 수 없었다.
그때 희망을 준 곳이 있었다. 바로 시민단체인 한노연이었다. 남편 서씨는 답답한 마음에 이리저리 방법을 찾던 중 인터넷에서 우연히 한노연을 알게 되었다. 그곳에 전화해 현재의 사정을 설명하자 한노연 상장례분과 관계자들이 한 장례식장을 알선해 줬다. 그렇게 해서 송씨가 사망하고 7시간 만에 빈소가 마련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노연은 메르스 사망자의 장례 봉사에 적극 개입하게 된다. 메르스 관련 사망자도 아닌 송씨가 이런지경인데 진짜 메르스 사망자는 누가 돕겠냐며 결의한 것이다. 메르스 사망자 36명 중 한노연 상장례분과 측에서 도움을 받아 장례를 치른 이들은 송씨 포함 모두 9명(메르스 사망자는 8명)이었다.
그 과정에서 가슴 아픈 일화도 많았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을 묻자, 한노연 노정호(51) 사무총장은 한 사망자의 딸이 울며 가져온 '수의'를 떠올렸다.
시민단체 한노연 관계자가 전하는 메르스 뒷이야기
사연은 이랬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망자는 입고 있던 환자복을 그대로 입은 채 비닐에 싸여 24시간 이내 화장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날도 한노연 상장례분과 봉사자들은 또 한 명의 메르스 사망자를 화장하기 위해 분주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 한 젊은 여자가 한노연 관계자를 찾아왔다. 사망자의 딸이었다. 그녀가 울며 들고 온 것은 아버지 생전, 딸이 정성껏 준비했던 수의였다. 딸은 "아버지에게 제발 이 수의를 입혀달라"며 간절히 부탁했다.
하지만 메르스 감염을 우려한 보건당국은 사망자의 옷을 벗기거나 염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딸의 간곡한 부탁을 들어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자 딸은 "그럼 아버지의 관 위에 이 수의라도 놔달라"고 재차 청했고 결국 한노연 봉사자들은 그 눈물의 수의를 관 위에 놓았다.
화장이 모두 끝난 후 한노연 봉사자들은 딸에게 "원하는 대로 아버지 관 위에 수의를 놔드렸다"며 전했다. 그러자 딸은 이내 펑펑 울며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이런 아픈 사연이 9번에 걸친 장례 봉사 과정에서 반복되었다고 한노연 노정호 사무총장은 말했다.
반면 서운한 기억도 있었다. 그 중 한 화장장에서 겪은 일이었다. 이날도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해 모 화장장에 낮 1시경 도착했는데, 일반 사망자의 유족도 10팀 정도 있었다고 한다. 대략 시신 1구당 유족이 30~40명이니 총 300여 명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한노연 측이 메르스 사망자의 화장을 위해 왔다는 것을 안 다른 유족들이 봉사자들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거친 항의를 쏟아냈다. 이들과 다툴 수도 없었던 한노연 봉사자들은 조용히 메르스 사망자의 시신을 운구해 다시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른 사망자의 유가족들이 떠나간 이후 오후 5시가 돼서 화장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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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노연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인데.....?
정말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