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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연재][이해받지 못하는 자][입학식]
게시물ID : humordata_14341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세학
추천 : 0
조회수 : 15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16 22:19:17


이해받지 못하는 자 - 입학식



 긴장된 마음으로 버스에서 내린다. 어제는 학교를 찾지  못할수도 있다는 고민을 했지만 버스에서 내려보니 한 방향으로 가는 내 또래의 학생들이 많다. 이들만 따라가면 무리없이 도착 할 것 같다.

혹시 아는 친구들이 있을까 하여 주변을 둘러본다. 없다. 전혀. 긴장이 심해지고, 한숨을 내쉬게 된다.

어쨌든 주변 애들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학교에는 무사히 도착했다. 주변의 애들은 교문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보고 있다. 나도 끼어들어가 봐야겠다. 교문에 붙어있는 여러장의 안내문에는 이름과, 배정된 반, 그리고 번호가 기재되어 있다. 그 안내문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내가 배정된 반은 맨 위층 5층의 제일 우측 8반. 일단 계단을 따라 올라가보기로 한다. 젠장. 고등학교때는 저학년을 고층으로 보낸다더니 진짜인것 같다. 귀찮다.


 도착한 1학년 8반. 아는 애들이 없을까 하고 창문 틈을 들여다본다. 없다. 적당히 포기하고 교실 안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드르륵...

목재로 된 문이 열린다. 애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나는 적당히 웃음기를 짓고는 아무 자리에나 앉는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본다. 모두 모르는 애들이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서 온 애들이 전교생 500명가량 중 10명 정도라고 하던데 진짜인가보다. 하나도 없다. 입구에서부터 여기까지 한명도 못봤으니까. 학교가 올해 다른 동네에서 이사해왔기 때문에 그쪽 동네에서 많이 배정을 받았나보다. 그래서인지 나를 제외한 대부분은 3~6명이서 끼리끼리 대화를 하고 있다. 나는 조금 무안한 기분이 들어 챙겨온 책을 보기로 한다. 그 책은 최근에 푹 빠진 화랑세기 원문번역본. 물론 고등학생이 읽지 않을만한 이런 책을 입학식때 챙겨온 것은 것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말이다.


책을 읽고 있자, 무안한 기분은 사라지고 금방 집중하게 된다.

“어디보자... 어디까지 읽었더라...”

209페이지. [풍월주 흠순공] 19세 흠순공欽純公은 유신의 동생이다. 처음에 염장공의 부제가 되었는데, 유신공의 명으로 춘추공에게 양보하였다. 이 때에 이르러 풍월주의 위에 이르렀다. [유신과의 관계] 그 해 아버지 서현공과...

...

...

[염장공의 재물과 딸] 공은 재물에는 어두워 늘 염장공에게 구하였다. 염장공은 웃으며 “네가 나를 곳간으로 삼는데, 내 아이를 기르지 않는다면 나는 손해다” 하였다. 공은 이에 여러 아들들에게 염장공의 딸을 아내로 맞게...

종이 울린다. 시간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선생님이 오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읽기로 한다.

하여, 그 딸들이 염장공의 재산을 나누어 시집오게 하였다. 보단은 “염(장공) 형은 색을 좋아하고 재물을 탐하니, 그 딸을 맞으면...

...

...


 드르륵 소리와 함께 선생님으로 보이는 분이 들어오신다. 그리고 조회의 시작. 특별한건 없다. 출석을 통해 인원조회 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인사. 이어서 자기소개를 하기로 한다. 순서는 번호순이다. 다행히도 나의 번호가 3번이기 때문에 처음이 아님에 안도한다. 하지만. 의외로. 2명의 발표는 금새 끝난다. 2분이라도 발표했을까? 그들은 다들 아는 친구들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대충 끝낸다. 긴장된 기색도 없었다. 벌써 내 차례가 온 것이다. 아아...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의자를 밀어내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앞을 향한다.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교단 위로 올라간다.

“첨보는 애네? 자 시작해봐”

가슴이 뛰어 2분동안 준비했던 말마저도 머릿속에서 휘저어져 사라진다. 되는대로 앞전 애들 소개를 베껴서 하기로 한다.


“안녕 나는 월계동에서 온 강승우라고 해. 취미는 독서고 중학교때는 학생회 도서부장을 맡았어.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와 국사 등 사회계열이야. 좋아하는 음식은...”

머릿속으로 생각해본다. 뭘로 하지? 좀전에 다른 애가 한 삼겹살? 김치찌개? 음... 뭔가 특별한 것을 말하고 싶은데... 아! 얼마 전 소설에서 본 것을 말해야겠다. 뭐 먹어본적은 없지만 상관없겠지.

“스튜야. 모르는 얼굴들이 많은데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끝내고 선생님을 바라본다. 선생님은 끝내는 말을 하고 자리로 돌려보낸다. 하지만 주변 반응이 조금 이상하다. 그 말들을 조금 들어보면...

“스튜?”

“스튜가 뭐야”

“스튜? 킥킥킥킥”

“스튜? 히히히히“

“스튜가 뭔데?    

잘은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이상하다. 나의 임기응변은 실패였나보다...

왠지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 얼굴이 달아오른다. 그래도 당당한척 하며 자리로 앉아 앞에 자기소개하는 애들의 말을 경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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