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나와 다른 의견을 용납하는 아량이 없고
오직 저만이 옳다 하므로 그 혹독한 당쟁이 생긴 것이다.
나도 잘못할 수 있는 동시에 남도 옳을 수 있는 것이거든 내 뜻과 같지 않다 해서,
사문난적이라 하여 멸족까지 하고야 마는 것이 소위 사화(士禍)요,
당쟁이었으니 이 악습은 아직까지도 흐르고 있다.
그러므로 사상의 자유는 존중하되 우정과 존경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
무릇 문명 국민으로서의 덕목일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에서 천 만 가지의 의견이 대립하더라도
오히려 우정과 민족적 우애만은 하나일 수 있으니
사상의 대립 또한 서로 연마 발달하는 자극이 될 수 있고,
서로의 존경과 애정은 민족 통일을 묶는 실이 되어
안으로는 이런저런 의견 대립이 있다 하더라도 전 민족의 운명이 달린 일에 대해서는
혼연이 하나가 되어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흥사단에서 안창호 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