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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파고든 차별… 너도나도 벌레가 되었다
게시물ID : sisa_6080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Thompson
추천 : 1
조회수 : 3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9 21:40:04
[까톡 2030] '충' 낙인 찍는 사회
무뇌충·의전충·일1베충… 민폐 끼치는 엄마는 '맘충'

기득권 지키기 위한 포장술, 사회적 약자에 비난 화살

"갈수록 자극적인 단어 찾아… 관용 상실한 사회, 규제 필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첫 문장이 대한민국에서 재연됐다. 의전충 로퀴벌레 지균충 설명충 토익충까지, 바야흐로 벌레의 시대다. 사회적 약자를 비롯해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벌레(蟲)의 낙인을 찍어 거리낌없이 조롱하고 비하하는 차별과 혐오의 언어가 사회에 횡행하고 있다. 

(중략...)

일상 속으로 들어온 벌레들

차별의 의미로 쓰였던 벌레의 용법은 점차 다양한 형태로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논란이 되는 보수 사이트 일간베스트 이용자들에 대한 혐오의 표시로 벌레를 의미하는 충(蟲)을 붙여 ‘일1베충’으로 부른데 이어, 다소 과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도 벌레라며 거부감 없이 부르는 것이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일부 커뮤니티 사이에서 비난과 조롱의 의미였던 단어들이 일상 생활의 영역으로 내려오면서 혐오가 옅어진 은어로 문제의식 없이 널리 통용되는 것이다. 

자조적인 공격성 드러내는 청년들

청년들은 왜 하필 벌레가 됐을까. 전문가들은 ‘불안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한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실험용 쥐들을 상자에 몰아넣고 음식을 주지 않는 스트레스 상황을 만들면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지금 한국이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헬조선’(Hellㆍ지옥+조선), 즉 한국사회가 지옥처럼 살기 어렵다는 신조어가 공감을 얻을 정도로 위기에 몰린 청년들이 자조적인 공격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청년들의 공격이 사회적 약자, 즉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게만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벌레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표현도 있듯이, ‘충’이라는 단어에는 이미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 대한 비하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극심한 취업난과 높은 자살률 등 개인이 차지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이 줄어든 상황에서 사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주변인주히 소수자에 대한 배려나 인권의식의 향상으로 기존보다 나은 위치를 차지하게 된 이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게 된 것이다. 

(중략...)

정덕현 평론가는 “이런 단어들은 짧으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벌레뿐 아니라 더욱 강한 표현이 나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과거 쓸모 없는 사람을 의미하는‘폐인’이 지금의 ‘벌레 충’과 비슷한 용법으로 쓰였듯이 단어가 주는 감각이 무뎌지면 이보다 더 자극적인 단어를 찾게 된다는 설명이다.
출처 http://m.news.naver.com/read.nhn?sid1=102&oid=469&aid=000008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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