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도 야간편돌이!! 재밌었던 썰 품
게시물ID : humorstory_3945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너를읽어주마
추천 : 10
조회수 : 1932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3/08/18 08:00:11
창창한 스무살 난 푸른 꿈을 안고 푸른 편의점에 야간 편돌이로 취직
그곳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큰 나이트와 온갖 술집, 모텔 밀집지였이었어요
아직 아무것도 모를 때라서 그냥 시간 맞고 집가까워서 시작했답니다
그랬더니 재밌는 일이 많았어요.

난 이 글을 쓰고 바로 나가봐야해서 바쁜데 핸폰으로 쓰던거 다 날려먹고 열받아 컴퓨터 켜서 분노의 타자질중
그랬더니 정신이 없어서 음슴체


1.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게 편돌이 실전투입 후 첫날 
사장님도 같이 계셔주다가 새벽이 되어 이제 가보신다고 함. 자신감이 붙은 나는 이 가게를 나에게 맡기라고 당당하게 외침
근데 사장님 가신지 십분도 안되어 어떤 아저씨가 완전 오징어가 되어 편의점을 들어오심. 난 바짝 긴장하고 아저씨를 경계함.
왕뚜껑을 들고 한참 서계시다가 그 자세 그대로 무릎을 꿇고 주무심... 
정말 처음이라 너무 당황해서 경찰부름ㅋㅋㅋㅋㅋㅋㅋ

이 아저씨는 내가 베테랑 편돌이가 될때까지 잊을만 하면 비슷한 시간에 와서 무릎을 꿇고 주무심
나중엔 내가 주머니에서 핸폰 꺼내서 집에다가 연락해드림. 
어머니가 오셔서 몇번 데려가셨던 기억..




2. 또 다른 취한 아저씨가 들어오시더니 담배 달라고함. 이천오백원입니다~ 했더니 왜 담배값이 올랐냐고 나한테 뭐라하심.
가격 올리는건 제가 아닌데요ㅜㅜ 해도 이성을 잃고 화를 내심... 타임머신을 타고왔나 하..
결국 내 식대에서 오백원 까서 이천원에 드림..




3. 새벽 한시쯤 딱봐도 순수해보이는 안경커플이 쭈뼛거리며 들어옴 
물건을 못고르고 한참동안 서로 수근수근 대면서 빙글빙글 매장을 돔
편돌이들은 알겠지만 물건 안고르고 매장을 계속 돌면 계속 신경이 쓰임
결국 못참고 여자분에게 뭘 찾냐고 물어보니까 어버아버어바어어버ㅓ버버ㅓ버버 대심..

아하
당황했죠? 센스없이 물어봐서 미안해요 찡긋찡긋

난 센스있는 편돌이 ㅎㅎ
물건 정리하는척 하면서 남자한테 가서 "콘돔 저기 있어요..ㅎㅎ"라고 속삭임... 
남자 : 네????????????
그들이 찾던건 바나나킥이었음.. 
바나나킥은 스낵코너 상단 왼쪽에 있습니다.
그 후로 난 편의점에서 바나나킥만 보면 그 남자의 표정이 떠오름. 순진한척 다해놓고...젠장..



4. 우리 편의점 앞은 대리기사님들의 집결지 
날이 너무 추운날은 가끔 들어오셔서 수다를 떠심
너무 심심해서 나도 같이 얘기에 껴들어서 수다떨다가 친해진 아저씨들도 여럿임
근데 그중에 어떤 아저씨가 로또를 샀는데
삼등이 됐다고 나한테 연신 고맙다고 하시면서 솔의눈도 사주심

왠지 뿌듯하고 내 손은 신의손? 이러면서 내 식대로 몇번 해봤는데 삼등은 개뿔 돈아까워ㅡㅡ




5. 어떤 녀석이 담배를 사러왔는데 아 아무리봐도 낯이 익어서 유심히 봄
목소리 들어보니까 아 맞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후배같음 엄청 까불고 다녀서 나까지 얼굴을 암
아직 고딩일텐데 노안만 믿고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담배를 사러온 티가 엄청 남

그 증거로 미세하게 떨리는 손끝,,,
센스있는 편돌이는 그 진동을 놓치지 않고
'신분증좀 보여주세요'
'네? 아 저 안가지고 왔는데요'
하면서 계속 잡아뗌
결국 내가 비장의 무기 시전

'OO고 맞아요?ㅎㅎ 나 거기 졸업했는데... OO쌤한테 전화할거에요'

하니까 아버아바바아ㅏㅂ버버ㅓ법하면서 빛의 속도로 뛰쳐나감

참고로 OO쌤은 알루미늄 방망이를 들고다니며 자기가 박정태 팬이라며
박정태폼으로 애들을 항상 줘패서 별명이 개정태였음.




6. 하루는 새벽에 검은 양복을 입은 거구의 사내가 들어옴. 눈빛이 장난 아님.
나한테 묵직한 검은 비닐봉지를 하나 주면서 다짜고짜 반말로
"나 너네 사장님이랑 아는 사인데 이것좀 카운터에 맡아놔"

난 그 포스에 눌려 '네...'하고 고이 모셔둠
사내가 나가자 난 온갖 추측과 망상에 빠짐
'이거 뭐지 칼인가? 총인가? 아니면 배신한 조직원의 손가락??? 아니면 마약? 열어볼까 뭐지 시바 뭐지ㅠㅠㅠㅠ'

멘붕인채로 있는데 한시간쯤 뒤에 검은양복 사내가 들어와서 아까 그거 달라고함. 
두손으로 공손히 바치니까 고생해라 하고 시크하게 나가심. 휴 다행히 휘말리지 않았어... 했는데
갑자기 다시 들어오더니 내 앞에서 비닐봉지를 막 풀름

와 비닐봉지 푸는데 내 다리는 왜 풀리는거지..ㅠㅠ 그 순간 온갖생각이 다듬 손이 오들오들 떨림 이제 끝인가..하는데 
그 안에서 작은 요구르트를 하나 꺼내주심.
먹고 고생해라 하고 나가시는데 눈물이 핑 돔 ㅠㅠ 충분히 고생했어 이 아저씨야....
알고보니 그 옆 나이트 웨이터였음.


 

야간 생활이 은근 나한테 맞아서 몇개월 하다가 재수하기 전에 그만둠. 그 사장님 잘해주셨는데 지금도 거기서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밤마다 편의점음식 데워쳐먹고 하다가 그당시 백키로까지 쪘던건 함정...
재수 실패하고 바로 군대갔는데 편의점에서 찐 살이라 그런지 바로 빠져서 제대할때 70키로 된건 반전^^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