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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심心.txt
게시물ID : panic_561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nestar
추천 : 5
조회수 : 195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8/18 11:34:28

BGM 정보: http://heartbrea.kr/bgmstorage/3093260 -브금이 안켜져서 직접켜주시기 바랍니다 ㅈㅅㅈㅅㅈㅈㅅ ㅠㅠ
안녕하세요 그저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고등학생입니다.
글쓰는거라고 해도 뭐...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소설에 명언들을 진지하게 파고드는 것을 좋아해서...
모방? 뭐 그런거 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모든 것은 픽션입니다. 재미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1.

[이번 노벨과학상에 수상받으신 정야 교수님을 모셔보겠습니다.]

바보같은 프로그램에 바보같은 사람이 나왔다.

[네. 안녕하십니까? 고고학자 정야 입니다.]

그 바보같은 사람은 고개를 숙이는듯 마는듯 하며 인사했다.


[네. 교수님께 간단한 질문 몇가지....]

난 TV를 꺼버렸다.



그렇다. 그 바보같은 사람은 바로 내 아버지다.


고고학에 그렇게 모든 인생을 매진해 아내마저 버리고

나와 내 여동생마저 그 모든 인생을 매진하라고 강요하는

그런 바보같은 사람이다.


"오빠. 뭐 좀 적었어?"

여동생은 17살. 한참 학교다니고 공부하고 연애하고 있을 나이인데.


"아니, 넌 적었어?"


"물론...못 적었지."



지금 나와 여동생은 원룸에 갇혀있다.

가끔씩 아버지 비서같은 사람이 찾아와 문에 난 조그만 구멍으로 일주일치 음식을 넣어주고 가지만

아무도 이 방에 오지 않는다.


여기 가둔 아버지마저 한달에 한번, 그것도 우리가 만든 서류를 보기 위해 찾아온다.


아버지는 항상 우리에게 무언가를 생각해내라고 하신다.

대체 뭔지, 우리가 뭘 할수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어줍짢게 글을 적어 내면 아버지는 화내시고 한달동안 이거밖에 못하냐고 험하게 꾸짖으시고

다시 한달동안에 생활이 시작된다.


우린 초등학교 외에는 가본 적이 없으며

과외나 학원도 다녀본 적이 없다.


매일 의미모를 책들을 읽으며 글을 쓰긴 하지만

왜 사는지에 대한 의미를 잃기 시작했다.




==
2


그렇게 무의미한 시간이 지나가던 어느 날.

동생이 쓰러졌다.



"으...오빠 머리가 아파.."


난 동생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불덩이였다. 대체 아버지란 작자는 뭐하는 자란 말인가.


"아버지! 아버지! 아니, 누구없어요!?"


내가 쾅쾅대며 문을 두드리자 위에서 뚜벅뚜벅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나는 더욱더 다급하게 외쳤는데

그사람은 무슨 산책하듯 천천히 우리에게 걸어왔다.



"지금 내 여동생이 쓰러졌어요! 119를!빨리 병원으로!"


그 사람은 문밖에서 서서 평안하게 말했다.


"쓰러졌다고? 어디가 아픈건가?"


그 사람의 목소리는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였다.

"누구세요? 아니, 그보다 빨리 병원으로."

그 사람은 무슨 옆집개가 아파서 쓰러지는 것을 본 말투로 말했다.

"큰일이군?"

"지금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니까!"


"열이 나나? 그냥 과로로 쓰러진거 아닌가?"



지금 이 사람은 나를 테스트하는건가?



그리고 그 사람은 통화를 걸더니 우리 아버지랑 통화하는것 같았다.

".......예..예."



그리고 그 통화가 끝날것 같은 타이밍에 말을 걸었다.

"저기, 저 아버지랑 통화좀 해도 될까요?"


"아니. 지금 병원으로 간다."



병원으로 가는 차에서 그 사람과 나의 텁텁한 침묵이 계속됬다.

'말을 걸어 볼까?'

솔직히 난 여동생말고는 6년? 7년? 동안 아버지외에 사람과 말을 섞어 본 적이 없다.


조금 왠지 모르게 무섭긴 했지만 말을 꺼내보았다.


"동생은... 많이 아픈 걸까요?"

이게 뭐야....



그 남자는 나 같은 사람은 옆에 없는 것처럼 그냥 운전만 했다.


벽에다 말해도 이것 보단 재밌겠어....



나는 계속 무료한 시간을 달래려고 동생과 방에 갇혔던 일과 그 안에 있었던 일을 모두 말했다.

물론 그 남자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병원에 도착했을 무렵. 남자가 말을 꺼냈다.


"만약 니들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나에게 찾아와. 내가 열쇠를 줄테니."


그리고 그 남자는 우리를 내려놓고 차를 끌고 사라졌다.



=
3


병원 앞에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그 누군가는 우리였다.



병원에 자주 오지 못한 우리였기에.

우리는 이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생의 진료를 하고 있고 혼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그 아버지가 찾아왔다.


"여기 있었구나. 그래, 아직 진료는 하고있나?"

완전 타인같았다. 아버지지만 아버지는 다른 사라을 뜻하는 말이 아닐텐데,

다른사람 같았다.

"네..."



아버지는 그 물음을 끝으로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의 어색한 시간이 계속됐다.


그리고 의사가 나왔다.



심각한 표정이었다.


나를 의식하며 구석에 가서 둘이만 얘기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멀어 보일까...?








쿵.

땅과 내 머리가 부딫쳤다.


하하...하...












일어나보니 병실 침대였다.

옆에는 여동생이 있었다.

링겔을 꼽고 있었는데 뭔가 시체같았다.




나도 내 왼팔을 보니 링겔이 꼽혀있었다.


하지만 이 병실엔 우리 둘밖에 없었다.



여동생을 몇번 불러봤지만 잠을 자는지 반응하지 않았다.


한참 후 아버지가 들어왔다.


"너희...2개월 남았다구나."


아버지는 별 신경이 안쓰이는지 그렇게 말하곤.


"난 업무가 바쁘니 먼저 가보마. "



휙 가버렸다..



아 저게 아버지란 말인가. 대체 우린 누구를 아버지로 부르고 있었던 건가.




==
4




난 동생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2개월남은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됬을까 하고 한탄했다.


'글쎄, 이렇게 한탄하고 원망해도 달라지는 건 없는 거겠지.'



 동생이 정신을 차렸다.



"오빠는 왜 여기있는거야?"



난 무심코 말할 뻔했다.

훅하고 숨을 내뱉고 말했다.


"일단 나가자, 나가서 얘기하자."



간호사의 제지도 무릅쓰고 그냥 밖에 나왔다.




우리가 차에서 내렸던 곳에 가려고 했는데

그 우리를 태워줬던 남자는 거기 서있었다.


"아, 찾아오라고 했지만, 못 찾아 올거 같아서 말이지."


차에 타서 가는 동안, 그 남자는 분위기가 바껴있었다.


자기 가족얘기, 우리가 갇혀있을때 음식넣어준 사람이 자신이라는것.

등등



나는 말했다.


"혹시 우리를 관리하는 업무가 끝난건가요?"



남자는 잠시 앞을 응시하다가 날 보고 말했다.



"그만두고 2개월 남은 너희를 어떻게 해야 될지 내가 알아서 하라는군."


난 잠시 책에서 봤던 시한부 인생을 살던 사람들을 생각해봤다.


"음, 제가 봤던 책에선 기부하고 돈을 탕진하거나 길동무를 만들거나?"







남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는 내 방식대로."




그리곤 어느 허름한 집에 들어갔다.


"잠시 얘기할거니까 누추하단 생각은 버려줘."




남자는 앉으라는 손짓을 하며 부엌같은곳에 들어갔다.


"들었지? 우린 2개월 남았어..."


차마 아버지가 우릴 버렸단 말은 못했다.


"응..."




남자는 약간 색깔이 누런 물을 줬다.


"아, 당신 방식은 독살인가요?"




남자는 그저 좋은 미소로 받아치며 말했다.


"진지한 얘기니까 농담은 접어둬. 자, 앞으로 뭘 하고 싶지?"


난 잠시 생각했다. 이 남자는 우리가 엉뚱하거나 터무니 없는 소릴해도 들어줄 것인가?



"음, 학교를 다니고 싶네요. 그리고 해외에도 가보고 엄마를 찾고 싶고...."


그리고 잠시 말을 끊고 동생을 쳐다보며 말했다.



"동생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그 남자는 눈이 커지며 동생과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설마... 진심으로 좋아하는건가?"


사실 동생과 나는 서로를 사랑했다.


그렇지 않겠는가?

아버지란 사람은 우리를 가둬놓고 할수 있는거라곤 글쓰는것과 책읽는것.


당연히 얘기할 수 있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둘뿐.


그러다보니 사랑할 수 밖에.




동생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을 전부 들어줄 수 있는 건가요?"






"아니. 난 너희를 이끌어 줄 수가 없어. 봐, 내 집도 이런데 무슨 돈이 있어서 그런걸..."



난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우린 이대로 죽는 건가요? 이대로 영원히 사라지는 건가요?"



남자는 잠시 밖을 보며 말했다.




"내가 줄 수 있는 열쇠는 이것 뿐이야. 너흰 죽는 것을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


난 잠시 남자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다른 뜻도 있나요?"




"잘 봐, 아인슈타인을 아나?"


"그분이 쓴 책을 몇권봤지요."



"그럼 아인슈타인은 죽었지? 안그래?"



"네, 죽은 사람이죠."



"그럼 사라졌나?"

난 잠시 말문이 막혔다.



"물론, 죽었다고 해서 사라진게 아니야. 아인슈타인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겠어. 우리에게 잊혀지지 않는 이상 사라진게 아닌거야."





그럴싸하다고 생각할때.



또 다른 의문이 떠올랐다.



"그럼 사라진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기억못한다는 건가요?"



"그래. 그럼 만약에 너희 아버지가 지금 갑자기 돌아가신다면. 사라질까?"



난 잠시 그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뇨 노벨과학상을 받은 사람이니 사라지지 않으시겠죠."


"그리고 너희에게 나쁜 아버지로 기억되겠지. 적어도 너희가 살아있는 동안은 사라지지 않으실거야."



밖에 비행기가 한대 지나갈동안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나는 단수가 아니다. 옛 책에서 읽은 명언이었지."


"그럼 나는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는 건가요?"


"아니. 아 참, 내가 이름을 안물어봤군. 너희 이름이 뭐지?"




난 내가 여동생까지 소개했다.

"제 이름은 흑야고, 동생이름은 청야에요."



남자는 이어서 말했다.


"청야, 너는 흑야를 사랑하겠지?"


"네, 제일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난 잠시 청야를 보며 웃었다.



"그럼 흑야, 너는 청야를 사랑하겠지?"


"네, 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니까요."


남자는 얼굴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넌 처음부터 단수가 아니었어. 모두들 조금씩 다르게 느끼겠지만.
누군가에겐 사랑스런 흑야,
누군가에겐 미운 흑야,
누군가에겐 자랑스런 흑야,
누군가에겐 존경스런 흑야,
누군가에겐 아들.....흑야,
조금씩 모두들에게 다르게 아주 조금씩 너가 살아있다는거야."




난 잠시 아하고 탄성을 질렀다.



"니가 죽어도 좋게 기억될 수도 있고, 나쁘게 기억될 수도 있지.
하지만 그렇게라도 조금씩이나마 모두들의 가슴속에 사리지지않고
살아 있을 수 있지."



"하지만 저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없을텐데요."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에겐 2개월이란 시간이 있지않나? 그 시간동안 니가 모두에게 기억되는거야.
물론 나쁜방법도 있겠지만, 나쁜 방법은 안되겠지?"






==
5

나와 청야는 원래 살던 원룸으로 갔다.


우리가 나오기 전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제 여기서 우리 흔적을 세상에 남기는 거야."



















[베스트셀러] 시한부인생을 딛고 아름다운 글을 쓴 '흑야청야'의 '심心'






나와 청야는 이때까지 읽은 책들과 쓴 글들을 모으고

우리가 있었던 일을 더 합해 책으로 써냈다.


적어도 이 책이 사라지지 전까진 우린 사라지지 않겠지.











         










====
마무리도 많이 어색하고 글도 많이 써보지 못해서 전하고 싶은 말도 모두 전하지 못했고...

추후에 수정후 다시 쓸 예정입니다

물론 위에 나온 "나는 단수가 아니다."는 이영도씨의 드래곤라자에서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짧지만 긴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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