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연락이 없었던 건 늘 그래왔던 일이라
그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필요한 순간에 네가 없다는 게 제일 힘들었지.
일을 하게 되면 널 만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나 그래서 고민이 많이 되는데 우리 괜찮을까 싶다고.
네가 할 수 있는 말은 별로 없었겠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에게 위로 받은 느낌이라 좋을 것 같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늘 없더라. 그게 힘들었어.
그래도 네가 바쁘기 전엔
서로서로 위로해주는 여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꾹꾹 잘 참아왔는데, 잘 견뎠는데
여전히 너의 부재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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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알았더라도 나는 아마 너를 계속 만났겠지.
미리 안다해도 그게 어떤 영향이 있었을까.
나는 그냥 널 사랑해, 그게 다인데.
우리는 지금 만남에서 가장 좋아하는 걸 하는 것일 뿐.
좋아한다는 건 변하지 않지.
혹, 둘중 누군가 그 좋아하는 마음이 없어졌다면 모를까.
우리가 지금까지 만날 수 있었던 건 다른 게 아니야.
만나면 좋으니까. 좋아서 만나는거니까.
좋아하는 마음의 공간을 더 깊게 만들 순 있겠지.
근데 어쨌든 좋아해야 더 깊어지지.
좋아하지도 않는데 깊어질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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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이름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는
강아지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늘 문 앞에서 네가 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 강아지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꼬리 붕붕 흔들며 앞발로 너에게 안기려 애교 부리는
강아지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결국 하지 못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