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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하게 뒤로 숨은 언론 매체들을 향해서...
게시물ID : sisa_604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imemoon
추천 : 4
조회수 : 50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8/10/06 04:25:48
최진실씨 자살로 인해 악플이라는 사회적 병폐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분명 최진실씨의 자살의 배경에는 악플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향후 이러한 병폐를 막기 위해서 우리의 넷 문화를 지속적으로 정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최진실법이라고 이름 붙여진 몇 년후 지난 날을 돌아보면 바보같은 짓이었다고 평가 할만한 주장에서는 중요한 점을 무시 혹은 왜곡 하고 있습니다. 최진실씨 자살이 오직 인터넷 악플로 인한 것이었나?

최진실씨가 자살이라는 선택에 이르게 만든 것이 안재환씨와 관련된 사채 루머였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인터넷 악플뿐만 아니라 기존의 언론 매체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채 루머가 만들어진 곳은 증권가 찌라시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언론 매체들은 이 점을 연일 문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최진실씨에게 참을 수 없는 정신적인 고통을 준 것은, 그리고 그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언론 매체들이었습니다. 이미 종이 신문의 시대는 지났다고는 하지만 실제 인터넷 매체의 메카인 Daum, Yahoo, naver의 대문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특정 기사에 대한 리플이 아니라 언론 매체들의 기사입니다. 기존의 종이신문인 조중동을 비롯한 각종 신문사와 인터넷 신문사, 심지어는 방송사 역시 주요 방송 내용을 글을 사용해 인터넷에 뿌려놓고 있습니다. 

스머프와 같이 비유를 하고자 한다.

'잘살아보세' 클럽 활동을 하고 있던 3학년 2반의 한 학생이 같은 클럽의 짝궁에게 3학년 10반의 진실이가 학급비를 훔친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 주위에 앉아있는 몇몇 학생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는 욕을 하며 웅성거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는 학급비 도난 사고로 난리가 난 상태입니다. 웅성거리는 소리를 2반의 방송부원인 태번이가 듣고는 그날 점심 시간 방송중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이번 학급비 도난 사고에 대해서 학생 회장은 충격을 받아 3일째 학교를 나오고 있지 않는 중이며, 부학생 회장은 사고에 미심적은 부분이 있다면서 학생 주임 선생님에게 학생 회장이 학급비를 거둔 후 학급비가 든 가방과 함께 학생회실에 혼자 있었던 점에 대해서 알아볼 것은 요청했다고 합니다. ... 이번 우리 학교의 문화재를 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학급비가 도난된 사건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이로 인해 학생들 사이에 불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항간에는 학생 회장과 친한 것처럼 보였던 연극반의 한 학생이 돈을 훔친 것이라는 근거없는 소문이 돌고있습니다. 이 소식에 그 학생은 힘들어하고 있으며, 최근 큰 수술을 겨우 이겨냈는데 또 이런 소문로 인해 이중으로 고통을 격고 있습니다. 친구 여러분, 여러분의 무심한 잡담이 여러분의 친구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

최근 큰 수술을 한 학생은 학교에 진실이 밖에 없으며, 진실이가 학생 회장 선거에 많은 활동을 하였다는 사실은 선거 중에 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다음 날 매달 발행되는 학교 학생 자치 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들이 실렸다.

* 학과 주임 선생님은 학급비 도난이 학생과는 관련이 없음을 시사하면 더 이상의 조사는 없을 것이다.
* 부학생 회장, 학과 주임의 무책임한 행동에 실망했으며, 강하게 항의할 것
* 학생회, 최근 무리한 학생 자치공간 확보를 위해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태
* 채모양, 루머로 인해 교실에 앉아 있기 힘들어요
* 학급비 도난 그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전교생은 이미 매일 점심시간에 나오는 방송에서 그리고 학교 신문에서 이야기 하는 채모양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모두들 진실이 옆에서 그 이야기를 쉬는 시간 잡담 소재로 떠들고, 그 중 몇몇은 진실이의 귀에도 매일 들립니다. 교실, 운동장, 매점 어느 곳에서나 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다알고 있는 채모양에 관한 이야기는 어느새 학급비 도난과 비슷한 수준으로 학생들의 잡담거리가 됩니다. 

그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최근 학교에서 주위의 많은 학교들이 도입한 교내 사설 방송국이었습니다. 사설 방송국의 원래 목적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유형의 방송을 제공함으로써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가사나 기술, 음악과 같은 비주류 과목의 강의를 방송해 줌으로써 교육의 다양화를 추구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다양성을 추구하면서도 양질의 방송을 해주기에는 학생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과거 전학교에 공통으로 나오는 방송을 담당하는 방송반만 있을 때에는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잘 이루어지던 방송이 너무나 많은 교내 사설 방송 채널이 생기자 제대로된 방송을 하는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비주류 과목에 관한 지식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은 어느 사이 사라지고 공통 방송의 재방송 아니면, 선생님 놀리기, 몰카, 미팅 등이 전부였다. 이런 사설 방송에게 학급비 도난 사건과 그 뒤 일련의 루머는 최대의 먹이 거리였다. 자습시간, 점심시간, 야자 시간에도 매번 그 이야기만을 다루었다. 실제 인터뷰를 가장한 교묘한 조작 방송들을 매일 매일 내보내었다. 진실이는 그 방송을 보기가 너무 싫었지만, 애들은 이어폰으로 그 방송들을 들으며 자신을 바라보았고, 때때로는 그 방송을 보란듯이 크게 틀어놓은 학생도 있었다.

같은 반의 친구들인 정와, 연자, 진영는 자신들이 진실을 알고 있다고 진실이를 안심시키려 노력했으며, 같은 학교에 다니는 영진도 매번 조심스럽게 누나를 풀어주려고 했으며 졸업한 화연도 진실이를 학교를 찾아와 진실이를 달래주었다. 심지어 학생회장 역시 힘든 중에도 진실이에게 매일 전화를 하였다. 하지만, 몇날을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한 진실이 마지막으로 한 선택은 5층에 위치한 3학년 10반 자신의 자리 옆으로 열려있는 창문으로 걸어나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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