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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인생 끝났구나 라고 느꼈던 GOP 상황병 이야기!!
게시물ID : military_289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이바
추천 : 15
조회수 : 4268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3/08/20 00:28:00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734008&s_no=734008&kind=humorbest_sort&page=1&o_table=panic
 
공포게시판에 GOP에서 겪은 이야기를 썼는데 군인 출신이 아니면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밀리터리 게시판에 써요~
 
저는 28사단에서 GOP 상황병 근무를 10개월 정도 하였어요. 중간에 기무부대에 잡혀가지만 않았어도 1년 근무를 했을거에요~
 
폐바에서 먼저 상황병 근무를 서게 될 인원은 사전교육을 엄청나게 철저히 받고 미리 GOP에 투입되어 상황병 교육을 받아요.
 
왜냐하면 소초(소대)에 VVIP가 오시면 브리핑(안내 및 설명 등등)을 하기 때문에 이걸 미리 숙지 해놓아야 하는것도 있고, 이전 GOP부대가 철수하면
 
바로 실전에서 GOP 근무 운용을 해야되서 사전 인계를 철저히 받아놓는거죠.
 
그래서 이 브리핑이 진짜 중요해요. VVIP가 소초(소대)내에 최초 도열 시부터 나가실 때까지 짧게는 5분 길게는 1시간 정도
 
적절히 입을 터는 거에요. (개황, 순찰 간부 위치 작전현황, 작전지역분석, 소초화기, 인원 및 현황, 환자현황, 지휘관 중점사항, 소초 특이사항 등등)
 
저는 6 부군단장과 28사단장 앞에서 1:1로 입을 털어본 적이 있어요. 
 
 
1. GOP 투입 되고 두달 즈음 저는 이미 브리핑으로만 포상 휴가까지 받아서 자신감이 개 쩔어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사단장님이 저희 섹터에 오셨어요. 대대 지휘통제실 바로 앞 소초(소대)인 저희는 항상 사단장님이 그냥 지나가시길래
 
지나가겠지 하고 방심을 때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들어옴.
 
별 두개를 방탄에 박은 근육질의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마실나온 것처럼 실실거리며 들어옴.
 
 
상황병 : 텟~!풍! 근무 중 인원장비 이상없습니다. 현재 저희 땡 소초는 불라불라...
 
 
조옷됐어요. 28사단은 경례 시 태풍이라고 하는데 폐기있게 한다고 퉷 하다가 사단장이 너무 접근해서 얼굴에 침을 뱉었어요.
 
얼굴을 스윽 훔치시고 새초롬한 표정으로 사단장이 저의 브리핑을 듣는데 입은 나불거리고 있지만 머리 속은 하애졌어요.
 
'아 내일 사단장 지시사항에 상황병 브리핑 시 침뱉지 말것 이라고 뜨면 이걸 어떻게 해명하지, 소초장 오면 먼저 영창 지원한다고 선빵칠까.'
 
기계적으로 입에 베여 다 나불거린후
 
별두개 아저씨가 커피믹스 한박스를 주고 몇가지 궁금한 사항(이라고 쓰고 다 알면서 물어보는 상황병 테스트 라고 읽음)
 
을 물어 본 후 소초 밖으로 나가면서 한마디 하셨어요.
 
 
별두개 아저씨 : 그래 고생한다. 수고하고 밤 인데 경례 그렇게 크게 안해도 돼.
 
 
밤인데 경례 그렇게 크게 안해도 돼....크게 안해도 돼...작게 경례해서 침이 내얼굴에 안튀게 해라로 전 해석했어요.
 
다음날 사단장 지시사항 5번인가 6번인가가 분명 저와 관련된 거였어요.
 
"-소초 브리핑은 잘하는데 도열 시 태풍이 너무크다. GOP상황병 경례 시 실내에서도 묵음으로 할 수 있도록.'
 
하아...
 
 
얼마후 GOP 근무 중 전화가 왔어요.
 
 
상황병 : (블라블라 소초구호 후) 0소초 상병 오징어 입니다.
 
??? : 어 나 사단장인데...특이사항 있어?
 
 
하아...어 나 사단장인데...아 무슨 절친한 부랄 친구가 전화 한줄...
 
상황병 : 텟!풍! 인원장비 이상없습니다. 현재 소초는 블라블라~
 
별두개 : 그래 0소초 000지? 그래 브리핑 잘해서 기억한다. 경례소리 작게하고 수고해라.
 
 
내 이름도 앎...하여간 이런 사단장과의 대화는 사소한 것까지 모두 기록해야 해서 그대로 중대/대대에 보고하였어요.
 
(심지어 사단장이 커피를 한모금 마시며 뭐라뭐라 했다. 000상병의 침상을 가르치며 뭐라뭐라했다. 세세한것까지다...)
 
그 이후로 중대/대대 간부에게 저는 잔실수는 조옷나 많이 하는데 말로 덮어서 입만산놈이란 뜻으로 입사니라고 불렸어요.
 
 
2. 한낮에 부군단장이 저희 대대 섹터(구역)에 헬기를 타고 왔어요.
 
그리고 소초장/부소초장/책임분대장 상황병 2명은 빌었어요.
 
오지마셈. 제발 오지마셈.
 
소초장은 12시간의 근무를 끝내고 숙면을 취하는 저를 깨우라 지시한 후(혹시 부군단장이 들어오면 브리핑 시킬라고) 자기는 자로 들어갔어요.
 
부소초장은 갑자기 철책순찰을 한다고 밖으로 나갔어요.
 
책임분대장은 갑자기 못끝낸 작업이 있다고 얘들 데리고 작업하러갔어요.
 
간부가 있으면 무조건 브리핑은 간부가 해야하기 때문에 소초를 텅 비운 거에요.
 
그리고 저는 일어나서 담배를 깊게 들이마시며 우리 나라 군대의 미래를 걱정했어요.
 
'하. 시벌새퀴들. 미리 브리핑 연습좀 하라니깐...'
 
참고로 저는 늦은 나이에 군입대를 하여 부소초장보다 한살아래고 나머지 소초장/책임분대장보단 나이가 많았어요.
 
일어나서 브리핑 한번 연습하고 부군단장이 이러 누추한 곳에 강림하시진 않겠지 라고 생각하고 줄담배를 펴댔죠.
 
그런데 가까워졌어요. 먼 곳에 있다고 해서 안심(상급부대간부가 오면 옆 소초에서 지나가면 다 보고해줌. 미리 대비할려고.)하고 있었는데
 
대대지휘통제실에 내려왔어요. 헬기로.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었어요.
 
그리고 강림하셨어요. 저희 소초에. 근데 별두개. 그리고 좀 인상좋은 할아버지.
 
 
상황병 : 텟!풍! 브리핑 블라블라~~
 
 
감정없는 브리핑을 한 후 질문을 기달리고 있는데 인상좋은 할아버지가 대뜸 이상한 이야기를 하셨어요
 
 
부군단장 : 소초에 꽃을 많이 심어야 한다. 그래야 얘들 인성에도 좋고 보기도 좋아.
 
 
이 할아버지가 갑자기 왜 개소리지. e-편한세상황병이라 밖에 안나가서 몰랐는데 밖이 많이 덥긴 한가보구나.
 
눈에 보이는 건 산이요, 귀로 들리는 건 물소리뿐인 대자연의 한복판에 사람을 떨어트려놓고 개고생하는 이곳에 꽃을 많이 심으라고.
 
하여간 시뮬레이션에 없는 질문이었지만 속으로 생각한 것 말고 영혼없는 대답 몇개를 해드렸어요.
  
 
상황병 : 네. 현재 소초 주위가 조금 황량한 느낌이 있는데 휴가 다녀오는 병사에게 꽃씨를 사오게 하여 심겠습니다.
 
부군단장 : 아니 병사보고 사오라 하면 안되지, 소초장 어딨어 소초장이 사야지.
 
상황병 ; 네. 현재 소초장은 전반야 순찰간부로서 오전 상황대기 간부 근무 후 현재시간 오후 몇시여서 근무 취침중에 있습니다.
 
            꽃씨는 소초장에게 불라불라...
 
 
소초장은 부군단장이 나갈 때까지 자는척하며 소초장실 문을 열지 않았어요...이 후로 상황보고 후 소초장은 휴가 때 꽃씨를 사왔어요.
 
소초장 : 하~시방 니가 심는다고 했으니 니가 관리해라.
 
상황병 : (하 어린놈의 생키가 형한테 못하는 말이 없네)네^^ 제가 열심히 한번 키워보겠습니다.
 
 
전 그래서 황량한 GOP에서 내일 전쟁이 나도 한그루의 대추나무를 심겠다는 노인의 마음으로 화단을 가꾸었어요.
 
후에 비가 너무 많이 와 화단 자체가 쓸려가서 개다행....
 
 
3. GOP 투입 후 7개월 즈음 이미 알고 알고 모를꺼도 아는 때라 안심하고 있을 때
 
아주 중대 상황병 전체가 손에 손잡고 육군 교도소 직행버스에 탑승할 뻔 했어요.
 
근데 쓰다보니 길어지고 지쳐서 나중에 기회되면 쓸께요~~
 
좋음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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