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PC방순위 3위로 추락
표절ㆍ모방논란 '안티' 네티즌 급증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올해 '카트라이더'의 대히트를 업고 게임업계 정상권으로 약진한 게임업체 넥슨이 최근 PC방 업계와의 분쟁과 잇따른 표절ㆍ모방 논란에 휩싸이면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3일 PC방 조사업체 게임트릭스 집계에 따르면 '카트라이더'는 1일 현재 PC방 점유율 11.7%를 기록해 '스페셜포스',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
카트라이더는 작년 12월 초 스타크래프트의 아성을 넘어 1위를 차지한 이래 반년 가량 정상을 내주지 않았으나 지난달 24일 처음 2위로 떨어진 이후 1주일만에 3위까지 밀려났다.
카트라이더가 1일 하루동안 PC방 사용시간이 전날보다 23.5%나 하락한 반면 스페셜포스는 점유율이 17.4%로 오르면서 점유율 차이를 5.7% 포인트로 벌렸다.
이같이 '국민게임' 카트라이더가 급격히 흔들리는 것은 넥슨의 새 요금제에 반대하는 PC방들의 넥슨 불매운동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PC방 업주들의 모임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지난달 28일 넥슨의 새 PC방 요금제를 둘러싼 협상이 결렬되자 넥슨 불매 서명운동에 들어가 2일 현재 전국 PC방의 10% 이상인 3천여개 PC방이 동참했다.
협회는 PC방을 찾는 넥슨 게임 이용자를 다른 게임으로 유도하고 PC방에 설치돼있는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SW)에 넥슨 사이트를 등록해 이용자 접근을 원천 차단할 것을 PC방 업주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또 넥슨이 최근 내놓은 군사 액션게임 '워록'을 견제하기 위해 같은 장르의 EA사 게임 '배틀필드 2'를 대체게임으로 선정해 저렴한 가격으로 PC방 보급에 나서 넥슨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때 1인칭 슈팅게임(FPS)의 '표준'으로 군림했던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작년 상반기 유료화를 둘러싼 국내 유통사와 PC방의 갈등 와중에 추락하고 협회가 대체 게임으로 선정한 스페셜포스가 정상권으로 솟아오른 전례를 감안하면 같은 일이 카트라이더 등 넥슨 게임에도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넥슨 신작 '제라'의 타 게임 원화 표절 등 넥슨 게임에 대한 표절ㆍ모방 시비가 계속되면서 '안티 넥슨' 네티즌들이 늘어나는 것도 넥슨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워록의 한 포스터가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이스라엘군 탱크에게 돌을 던지는 뉴스 사진을 그대로 갖다쓴 사실이 네티즌들에 의해 밝혀지는가 하면 넥슨재팬의 홈피 서비스가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표절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이용자가 넥슨 캐시를 적립한 지 1년간 쓰지 않으면 3천원을 수수료로 떼고 1천500원 이하 잔액은 환불이 불가능하도록 한 넥슨 약관이 알려지면서 각종 게임 관련 사이트에는 넥슨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폭주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워록 포스터는 지난 3∼4월 비공개 시험서비스 당시 게임 중간에 잠시 넣었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자체 판단해 곧바로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또 넥슨재팬 홈피에 대해 "홈피는 서비스 성격상 이용자 환경(UI)이 서로 비슷할 수 밖에 없으며 이 점은 국내 타 업체들의 홈피들도 마찬가지여서 표절 주장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PC방 불매운동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지난 1일까지 기존 넥슨 가입 PC방 1만8천여개의 85% 가량이 재가입했으며 다음주까지 재가입률이 9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협회에서 건장한 체격의 사람들을 동원해 강압적으로 가입 취소를 요구한다는 일선 PC방들의 상담전화가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넥슨측도 카트라이더의 PC방 순위하락 등은 PC방 불매운동의 영향이 없지 않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가입 PC방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어서 넥슨이 위기를 조속히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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