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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준비한 적이 있나요?
게시물ID : gomin_8121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젊음의아프로
추천 : 5
조회수 : 67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8/20 02:28:50
 
 
오랜만에 술마셔서 그런지 잠도 안오고
계속 고게에서 평소보다 하이텐션된 댓글만 다네요.
 
우리 모두 사랑을 하다보면 그게 끝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만
중간에 서로를 놓아줘야만 하는 상황이 오는걸 아실겁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대부분 전화,문자,면대면 상황을 통해
이별을 고하고 연락조차 하지 않는 남남이 되죠.
 
생각해보면 참 슬펐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사람이 어느순간 남남이 되어
'헤어져' 라는 짧은 말로 끝을 고하는 것이요.
 
몇년 전 연상의 여인과 연애를 하던 중 헤어져야만 하는 상황이 다가왔습니다.
이유는 별거 없었어요. 그냥 둘다 마음이 떠났고 권태기를 이겨내지 못했으니까요.
갑작스런 이별도 아니었고 둘다 나름 예상은 했었던지라
미칠듯한 고통은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이별선물' 이라는 것이 떠올라서
그래도 한때 사랑했었던 사람이고 마지막 만남에 좋은 추억이라도 주고 싶어서
준비해보았습니다.
 
허허.. 참 그때 생각하니 아련아련하네요.
준비한건 별거 없었습니다. 사귈동안 모아놓았던 영화표, 찍었던 사진들을 인화해서
당시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나쁜감정들을 배재한체 최대한 행복했던 감정만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4장정도 긴 편지를 쓰고
10만원이었나? 그렇게 갖고 싶었던 명품 스카프 하나 예쁘게 포장해서
아기자기한 박스에 담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별을 얘기하던 날 선물을 주었습니다.
그냥 아무 미련없이 딱 주고 뒤돌아서 왔죠.
 
헤어진 그날, 저녁에 익숙한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펑펑 우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이렇게 끝내서 미안하다고
잘해주지 못했고,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녀는 사귈때도 보이지 않았던 눈물을 이렇게 보이며 저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끝이 났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 아무 미련도 없었고 다시 시작하자라는 뉘앙스를 내비친 적도 있었지만
서로 이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만나면 웃으며 인사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지인들과 모여 술을 마시던날
그녀가 제게 말했습니다.
지금도 너무 고맙다고, 그 후에 너같은 남자 못만났다고.
 
물론 지금은 그녀도 저도 다른사람과 아주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왜 썼을까요?
이렇게 이별선물을 해주란 말이 아니라
단지 정말 좋아하던 사람과의 이별이 다가오면
최소한 그 사람에게 부끄러운 모습 안보여주고
그 때만큼은 내가 원빈이라는 마음으로 멋있게 헤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물론 나쁜 이유로 헤어지면 뺨싸대기를 후려 갈겨야죠!
아주 시원하게 후려갈겨요!!!
 
고게분들!! 물론 지금 짝을 만나지 못해 혼자인분도 계시고, 짝과 만나 행복한 분도 계시고
이별을 준비하는 분도 계실텐데
모두가 시작이건 끝이건, 행복하게 시작하고 웃으며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말도 안되는 말이냐 하시겠지만... 제 작은 소망이에요 ㅋㅋㅋ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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