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서 마술 같은 일이 벌어졌다. '장기 연체 채권'을 상징하는 종이에 불을 붙이자마자 활활 타오르더니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마술사도 아닌 국회의원과 시장,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 손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독한 추심'만 판치던 부실 채권 시장에 진짜 '마술사'가 등장했다. 시민에게 모금한 돈으로 부실 채권을 값싸게 사들여 채무자들이 형편껏 갚게 하는 '주빌리 은행'이 그 주인공이다. 27일 오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주빌리 은행 출범식 대미를 장식한 이 '마술 퍼포먼스'는, 채무자가 죽을 때까지 따라붙는 무서운 빚도 시민의 힘으로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