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한잔하고 조금 늦게 집에 가는데 마을버스가 끊겨 10분정도 걸어가야하는 상황에
심심해서 와이프랑 통화나 하면서 가려고 집에 전화하니 와이프가 "김현희 TV 나오는데 보니깐 이따 통화하자"고 하더군요
정치적 궁합이 잘 맞던 와이프라 별 생각없었는데..
집에 오니 김현희가 너무 불쌍하다는 겁니다... 헐....
MBC 개수작에 사람들이 많이 흔들리겠구나라는 생각에 술이 확 깨더군요.
각설하고.. 그때 와이프랑 나눈이야기의 요지를 오유인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서요..
일단 경우의 수는 두개입니다.
1. 김현희는 KAL기 폭파범이다.
2. 김현희는 정부가 조작한 사건의 조작된 인물이다.
저는 이 두개 중 어느 것이 맞는지 잘 모릅니다. 다만! 이 모두의 가능성에서도 그녀는 이딴식으로 방송에 나와 살기힘들다라고 말하면 안됩니다.
왜냐
1. 진범인 경우
수백명의 목숨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살인마입니다. 사형당하지 않고 종신형도 아니고 "회개(?)"했다는 이유로 이렇게 대로변을 활보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백번 양보해 사면을 이해한다하더라도 그녀의 남은 삶은 반성과 사죄 그리고 모든 비난을 감내해야하는 십자가의 삶이 되어야합니다. 아직 유가족들이 눈 시퍼렇게 뜨고 살고 있는데 자기가 몇년 살기 힘들었다고 징징거리는 모습은 정말 아니죠... 방송에서도 그 사건에 대한 반성과 사죄 보다 '내가 진범인데 왜 안 알아주냐'라는 식의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고 하네요...(직접본게 아니라 팩트에 문제가 있으면 말씀주시길..) 직접적으로 사람을 살해하지 않은 이근안보다 훨씬 뒤떨어진 인식입니다.
그녀는 "삶이 힘들어 죽겠다 노무현은 왜 날 못살게굴었냐.." 라고 이야기 했다는데 상식이 있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겠죠 "전두환, 노태우가 왜 널 보호해줬는지 이해가 안간다. 다시 감방에 처넣지 않은 걸 감사하게 생각해라"
2. 조작된 사건의 조작된 인물인 경우
이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조작된 사건의 주인공으로써 당시 민주화, 노동운동의 탄압의 도구로 공안정국을 만든 역사적 죄인이겠죠.. 재수사가 아닌 이민은 권유하는 것은 차라리 인간적 처우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잠시 문제를 떠나서 김현희가 조작된 인물이라면 어떻게 저렇게 절절히 이야기할까...
보통사람은 거짓상황이라도 자신의 실존을 지탱시키는 믿음구조가 형성되면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습니다. 얼마전 강용석(ㅋㅋ)이 하는 고소한19에서 청와대사칭사기사건 중 청와대친인척을 사칭한 여인이 시간이 오래지나자 본인 진짜그런것으로 믿게된 상황을 방영하더군요
만에 하나 사건이 조작된 경우라도 김현희는 본인이 진범이라고 굳게 믿고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녀의 말을 공중파에서 공공의 재산인 전파를 이용하여 전국에 다 송출할 가치가 있을까요? 도대체 뭘 원해서? 무릎팍도사도 아니고 특별대담까지 구성하면서... 이건 나라가 거꾸로 가는 거죠...
김재철이는 주니어박통이든 국민과 그 의식은 21세기 중반을 향해가는데 그들은 20세기 중반으로 역주행하네요...
20세기 중반에 태어나신 분들의 향수인가.....
이 방송... 보고 싶지도 않았지만
표교수님의 표현대로 "참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