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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특이한 공포증이 있어요.
게시물ID : panic_563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utn그리움
추천 : 17
조회수 : 4580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08/20 23:05:37
반년째 눈팅만 했었는데 제 얘기 하나 풀어볼까 해요
미리 사과드리고 친구에게 말하듯 편하게 써 볼께요 반말 미안해요.
 
거의 8년이 지났는데 어제일처럼 기억이 나.
어쩌면 평생의 트라우마가 될지도 모르겠어.
충북 한 시골마을 어귀에 세워진 공장에서 혼자 숙직하던 날
잠이오지 않았어. 세 시가 넘도록 사무실컴으로 유머사이트를
뒤지며 혼자 웃고 있었는데 무심코 바라본 창문밖으로
사람 옆머리가 슥 지나가는거야.
늦은 시간이었고 마을사람이 지나다닐만한 장소가 아니었기에,,
착각? 환상? 뭘까.. 잠시 멍돌이가 되있었는데
또다시 창밖으로 사람 옆머리가 스윽 지나가는걸 본거야.
도둑이구나 생각했어 당황스럽더라. 불을 켜두고 있었는대도
사람이 있는줄 알면서도 침입한 도둑이다, 수단을 안가리는
잔인한 강도일지도 모른다 싶었어.
심장이 두근두근 해서 심호흡을 해야했어. 무기를 찾으려 두리번거리다
숙직실에서 망가진 행거다리를 몽둥이 삼아 집어들었는데
그때 이상한 기분이 드는거야. 뭔가 이 상황이 이해가 안가는데
왜 그런지를 모르겠는거야 고조된 긴장감이 날 바보로 만든것같았어.
경찰에 신고하려고 수화기를 잡는 순간에야
내가 잠시 잊고있던 사실 하나를 떠올렸어.
그리고 알았지. 왜 이 상황이 말이안된다는 기분이 들었는지를.
사무실과 숙직실은 모두 2층이었거든. 여기서는 사람이든 짐승이든
기린머리가 아니라면 볼 수가 없었던 거야.
경악하고 소스라치게 놀랐어. 강도라 생각했을때의 긴장감이
백만배는 더 편안했을만큼.
그래서였는지 내 이성은 상식을 벗어나버렸어
바로 도망치지 못했던건 문을 열면 그 사람형상을 한 존재와
마주칠까봐 무서워서 그랬던 거였는데..
보통 경찰이든 지인이든 연락해서 도움을 청했어야 했잖아?
난 포기하게 되더라구 나를 놔버리게 되더라구. 그때의 내 행동은
나도 왜그랬는지 잘 모르겠어 그 존재가 만약 나를 해치고자 한다면
내가 뭔 짓을 해도 소용없을거라 생각했던거 같아.
숙직실로 가서 문을 잠그고 얼굴을 감싸고 있는데
창피한 얘기지만 눈물이 나더라. 왜 이런일이 생긴거냐고 대상도 없는데
화도 내보게 되더라. 그러고 있자니 내가 잘못했던 일들이 참 많이도
떠오르는거야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어서그랬는지 그 많은
크고작은 잘못들이 너무나도 후회가 되는거야.
정말...서럽게 울었던거 같아..
 
그 다음 일은 별로 이야기거리는 아닌것같지만..
한참을 울고나서야 겨우 이성이 돌아왔어
가장 가까이 사는 선배형에게 전화를 했지 그래봤자 20분은 걸리는 거리지만..
죽어가는 목소리로 빨리 와달라 말하니까 새벽잠 깨웠다고 짜증내던 형이 최대한
빨리 와주었고 기절하듯 잠들어버렸어.
이래저래 몸이 아파 하루 쉬는것으로 그날일은 마무리..
그리고 4개월 뒤 이직하면서 그 동네랑은 안녕...
 
그때 내가 본것은 어쩌면 단순한 착각이었을 수도 있을꺼야.
그날 이후론  비슷한 일도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
다만 난 .. 그때부터 창문공포증이 생겨서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보는 일은 있지만
거리를 두고 창문을 보게되면 무서워서 고개를 돌려버리게 돼.
특히. 혼자있는 밤엔 절대 창문을 쳐다보지 않아..
 
 
얘기 들어줘서 고맙습니다.
그닥 무서운 얘긴 아니지만 개인적으론 오들오들 이었기에 적어봤어요
아...음... 마무리
여러분 착하게 삽시다.
때가되면 모든 잘못들이 후회라는 짱돌과 대못이 되서
내 머리를 때리고 내 가슴을 찌르게 됩니다.
마지막에 서럽게 우는 사람 되지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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