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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없음] '이투마마' 보신분 있으세요?
게시물ID : movie_159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나리
추천 : 1
조회수 : 74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21 05:53:36
좀 된 영화지만 이래저래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네요.
제가 운영하는 페이지에다 방금 올린 글 나눔합니다.
movie_image.jpg

[남자는 애 아니면, 개]

1. 어디서 주워들었지만 너무 맘에들어서 
지금도 곧잘 차용하는 지론이 하나 있다.

남자는 애 아니면 개.
간혹가다 강아지(좋게말해)도 있고,
개인척 하는 애도있고
애가 되고 싶어하는 개도 있고
세상 남잔 다 그래도 저 혼자 예외인척 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내 남잔 아닐거야 하는 꿈같은 소린 제발 좀 하지말자.
그냥 다 안그런척 하는거다. 
그거 빨리 부수지 않으면 안되는, 졸라 위험한 환상이다.
그런다고 또 바보같이 너도 정말 이래?라고 묻진 않길빈다.

이거 알면 그래도 많은게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될거다.

2. 여행을 하거나 연애를 권하는 이유는,
어떤 피로를 잊기위한 휴식이라기보단
자신의 밑바닥 한계를 마주함으로써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고 그렇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몰입도가 깊을수록 쪽팔리고 아프겠지만
그것 또한 나 자신의 모습이라 받아들인다면 적어도 그만큼은,
비슷한 상처를 마주했을때 그나마 좀 덜 아플 수 있다.


3. 한국판 포스터는 차마 올리지 못할 정도로 낯부끄러운 수준이다.
그것만 보고있으면, 그저 잘봐줘야 몽정기 멕시코버젼.

단순히 가벼운 섹스코미디나 천진난만한 정사가 아니라
심지가 있는 성장물이라 얼마나 다행이고 다행인지..


4. 서두에 남자는 애 아니면 개라고 했다만,
이 영화에선 애가 개가 되었다가 어른이 된다.

그게 무슨소리냐 하거들랑,
또 다른 누군가의 이분법적인 지론을 빌려써야겠다.

자크 라캉이 그랬다.
“남자에게 여성은 창녀 아니면 어머니밖에 없다” 라고.

처음 소년들에게 섹스심벌이었던 루이사는,
결국 그들의 기저귀를 갈아줘야되나 짜증내고 불평하는 
그럼에도 소년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어머니'가 되있다. 
그녀를 통해 아이들은 그렇게 어른에 한발짝 다가간다.

애나 개일 수 밖에 없단건, 남자들 고유 본성이 그러하단 것이고
어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다 어른이 된다라고 하지만,
그건 나이를 똥꾸녕으로 잡순 분들에겐 해당사항이 안되므로
어른이 되는건 나이가 아니라
전적으로 경험의 유무가 결정한다 생각한다.
때로 그렇게 어른이 되곤 하는 사람이 많진 않지만 간혹 있다.
그래서 애나 개의 예외 '어른'이 존재한다고 하는거다.

여행을 통해 수많은 것들, 친구, 애인, 때론 자신과 갈등하고
만남이 있기에 이별이 있으며
이별에 덤덤히 또 누군가를 만난다.
그렇게 한발짝 한발짝 어른이 되어가는거다.

테노치와 훌리오와 헤어지며 루이사가 남긴 마지막 말은,
그렇게 영화 속 두 소년과
이 영화를 보는 수많은 남자들,
그니까 애 아니면 개에 머물러있는 
어린 영혼들의 가슴을 울린다.

"인생이란 파도치는 바다의 거품과 같아,
너희는 그곳에 뛰어들어야 해."

차갑고 아플수도 있고 그게 아무것도 아닐수도 있다.
왔다가도 멀어지고, 다시 또 급작스럽게 오기도 한다.
바다보다 선명하지만 금새 부서져 없어져버리고 만다.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면, 덜 춥고 덜 아플지 모르겠다.
근데 그러면 평생 애 아니면 개로만 살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사는게 나쁘단건 아닌데,
조금 살아보니 살면서 어른한번 되보는게 좋을것 같더라.
아니다 싶으면 나중에 가서 다시 애 아니면 개 하지뭐.
그러니 일단, 뛰어들고 보는거다.
멋지지 않나, 어른.

어른 만들어주는 영화 '이투마마'다.

출처 : 페이스북 페이지 '영화 뒷담화'
https://www.facebook.com/moviebac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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