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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아빠를보고 엉엉 울었다...
게시물ID : humorbest_6110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시괄시쩔시
추천 : 128
조회수 : 7938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1/18 23:48:31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1/18 23:11:07

 

난 태어났을때부터 우리아빠의 깨물어서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음.

태어나자마자 죽을고비를 넘긴 나를 밤잠을 설쳐가며 지켜주셨고,

10살이 되던해에 부모님이 이혼하고나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혼자 나와 동생을 키워내셨음.

 

스물이 훌쩍넘어 학교다닐땐 공부밖에 모르던 내가 밖에 나가 독립하겠다며

있는 깝, 없는 깝을 다 쳐대서 180의 거구를 뒤로 넘어가게 한 장본인이 바로 나란년이었음.

 

스물 넷이 되도록 변변한 일자리 하나 없이 놀고 먹고, 한달일하면 보름놀고

정말 말 그대로 미친 말새끼마냥, 개새끼마냥 뛰어 놀다가, 제작년 11월. 동생과 독립을 했음.

 

 

그때까지만해도 우리아빤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나한테 있어서만은 가장 큰 존재였는데

우리아빠가 당신 손 안에 있을때에는 그렇게 무섭던 우리아빠가 자주 못들리는사이 너무 작아졌고

점점 볼때마다 야위어가는 모습에 걱정을 엄청 하고 있었음..

 

 

근데 요 근래 계속 야근에 치이고 일에 치이다가 어제가 동생 생일이어서 오늘 아빠를 만났는데

다리는 왜 그리도 마른건지, 딱 맞던 바지가 힙합바지 입은것마냥 펄럭대는거 보고 너무 충격받았음.

개 망나니 같던 딸년이 이제 정신차리고 안정된 직장에서 아빠가 원하던 모습으로 자리잡았는데

그 동안 우리아빠는 너무 작아졌음.. 다리가 너무 앙상하게 말랐는데 배만 나온 모습을 보고 충격받고

밥먹으러갔는데 그 많던 머리숱도 엄청 빠져서 머리가 휑한거 보고 또 충격받고.

 

 

 

밥 다 먹고 나와서 아빠랑 도로를 사이에 두고 택시 잡으려고 하는데

난간에 다리를 걸쳐놓고 무릎을 두들기는 모습에 참을수가 없어서 도로 한복판에서 엉엉 울었음.

아빠가 나 우는 모습을 보셨는지 동생이 전화했더니 호프집에 또 가서 술을 먹고있다고 하는데 또 눈물이 남..

 

 

 

아빠가 언제까지 큰 산일줄 알았던 내가 멍청한년이었다.

이제와서 좋은거 드시라고 사다바쳐도 답이없다.. 효도는 할수 있을때 하는거라는게 정말 뼈저리게 느껴진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앞이 캄캄하다.. 내동생은 아빠 허리 굽으면 어떡할려고 그러냐고 그러는데,

모르겠다...

 

 

 

아빠, 그냥 더도 덜도 말고 내가 아빠 손 잡고 결혼식하고 내새끼가 아빠한테 할아버지라고 부르면서

백발이 다 된 아빠 머리 만지면서 아빠가 내 새끼들 아줌마 손자 예뻐하는것처럼 예뻐해줄때까지 무조건 건강하셔야되요.

 

 

 

앞으로 더 잘할게요...

다 큰 말만한 처자여도 소주한잔 따라주시곤 애기는 요만큼만 먹는거라고 하는 우리아빠,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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