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된 동무 황혼 반짝이 동무는 날래 자신의 연구소로 들어갔다. 그런 뒤 책을 이리저리 뒤지며 송곳 동무에게 말했다.
"날래, 옛나라 원서인 '혁명과 사상'을 찾으라 "
뒤따라 들어온 송곳 동무의 꼬랑지는 우리내 사상처럼 날카롭게 치솟아 있었다. 그것에 무언가 납짝하게 찌부라져 관톧되어 있었다. 그래서 황혼 동무가 말했다.
"그게 뭐네?"
송곳 동무는 뒤늦게 꼬랑지에 달린 것을 확인한 뒤 이리 짓거렸다.
"이건 달덩이 춤꾼에게 줄 사상고취록이야. 그런데..."
이렇게 말하며 그것을 꼬랑지에서 빼어 들어보자 밑둥이 뚫리여 푹 떨어졌다. 그러자 황혼 동지가 눈꺼풀을 찌푸리며 말했다.
"송곳 동무! 그런 것에 집중하고 있을 시간 없다우!"
"하지만 우린 휴식 중이잖네...!"
하지만 황혼 동무는 곧장 요술로 여러개의 책을 자신 주변에 둥둥 띄우고 그것들을 확인했다.
"아니래.. 이것도 아니다! 아니야. 아니야!"
화가 치민 황혼 동무는 그 책들을 멀리하고 송곳 동무를 불러재꼈다.
그 사이 송곳 동무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책 하나를 들고는 이리 말하였다.
"여기 있다우!"
황혼동지가 그것을 요술로 자신에게 가져오자 그걸 쥐고 있던 송곳 동무도 같이 따라와 땅바닥에 철썩 내동댕이 쳐졌다. 그럼에도 투철한 로동의식을 갖고 있던 송곳 동무는 그 책을 놓지 아니하였다.
그 책은 황혼 동무가 찾고 있던 책인 '혁명과 사상'이었다. 그리고 그 책을 뒤지며 이렇게 짓거렸다.
"대포동.. 대포동.. 대포동... 아하!"
찾고자 하는 음절을 찾았기에 그것을 낭독했다.
"대포동 3호.. 자본주의의 오라질년을 보라?"
그러자 책을 정리하고 있던 송곳 동무가 이리 말했다.
"자본주의의 오라질년? 하디만 그건 그냥 옛나라 조랑말 이야기라우."
그 사이 황혼 동무는 사전을 찾고 있었다.
"자본주의.. 자본주의... 아하! 자본주의의 오라질년- 옛나라 조랑말 시대의 꾸밈말. 리퀘스트리아를 자본주의로 바꾸려고 했던 천하의 대죄인, 반동분자. 하디만 우리내 사상을 꺾을 수 없어 대포동 3호에 묶여 달로 추방되었다. 천년 째, 인민 사상이 가장 고취된 날, 별무리가 그년의 해방을 도울 것이며 그년이 영원한 자본주의를 불러올 것이라는 꾸밈얘기가 있다."
그러자 식겁한 황혼 동무가 이리 말했다.
"송곳 동무! 이게 무슨 뜻인 줄 아네?"
"아니."
이렇게 말하며 송곳 동무는 사다리곡예를 하는 것처럼 위태롭게 책천장에 책을 꼳고 있었다. 그 순간 균형을 잃고 땅으로 낙하했다. 그것을 황혼 동무가 자신의 등짝으로 받아서 구해주었다. 그 주둥이에는 편지종이를 하나 물고 있었다.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 송곳 동무가 잡자, 황혼 동무가 말했다.
"몰레스티아 수령님에게 적어주라우."
"알았다."
이렇게 말하며 황혼 동무의 꼬랑지를 미끄럼대처럼 내려간 뒤, 필기구를 들고 말을 받아 적을 준비를 했다.
"친애하는 위대하신 우리들의 영웅이자, 스승님께. 저의 혁명적인 조랑말 요술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우리내 상황이 재앙의 낭떨어지에 몰렸음을 발견되었습네다."
송곳 동무는 잘 받아적다가 이리 물었다.
"잠깐 기다리라우. 낭떠.. 러지.. 낭떨러지.. 낭떨어지.."
잘 받아적지 못하자 황혼 동무는 자비롭게 외쳤다.
"죽음골!"
"주금...죽음...꼴?"
"직전?"
그것도 못 받아적자 이렇게 말하였다.
"아무튼 금박한 상황이라고 적으라!"
그러자 송곳 동무는 그대로 받아 적었다.
황혼 동무는 연구소를 빙빙 돌며 이리 읊었다.
"당연히 아시는 것이디만 자본주의의 오라질년은 사실 악몽 달덩이입네다. 그년이 리퀘스트리아로 영원한 자본주의의 혁명을 일으키려고 돌아오려 하고 있습네다. 이 무서운 미랫말이 실천되지 않도록 날래 조치가 필요합네다. 부디 자애롭고 현명하신 수령님의 말씀을 기다리고 있겠습네다. 당신의 혁명을 이어 받은 제자, 황혼 반짝이."
그러자 송곳 동무가 말했다.
"황혼.. 반짝이. 됐다!"
"좋군! 보내라우!"
"날래?"
"옮지!"
그러자 송곳 동무는 주저하며 말했다.
"모르겠다 황혼 동무. 지금 몰레스티아 수령님은 여름 사상의날 행사를 감찰하시느냐고 바쁘실 것이야. 그게 바로 모레라우!"
간나처녀처럼 징징 거리자 황혼 동무는 송곳 동무 코앞까지 다가와 대가리를 내밀며 말했다.
"바로 그것이디, 송곳 동무! 모레가 바로 천 년 째 여름 사상의날 행사란 말이디 수령님에게 바로 전달해야할 촉박한 일이라우!"
그러자 송곳 동무는 그 말을 받아적으려 하고 있었다.
"초빡.. 촉빡..."
그러자 답답해서 화가 치민 황혼 동무가 이래 외쳤다.
"중요한!"
그러자 그 소리에 뒤로 나가떨어진 송곳 동무는 책장에 대가리를 받고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알았어.. 알았다."
곧장 일어서서 편지를 붙잡고 혁명적인 화염을 내뱉었다. 그러자 편지가 불타 없어지며 그 재가 요술처럼 몰레스티아 수령님께로 날아갔다.
"봣네? 보냈다우. 하디만 너무 기대는 하디 말라우."
"걱정 안한다 송곳 동무. 수령님은 날 완전히 믿고 계시기 때레, 언제나 앞잡이가 되어주셨디. 내 사상을 한 번도 의심하디 않으셨어."
그렇게 말하자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송곳 동무의 아가리에서 편지가 튀어나왔다. 그러자 황혼 동무는 우쭐해하며 말했다.
"봤네? 내레 바로 응답 해주실거라 믿고 있었다니."
송곳 동무는 떨어진 편지를 주웠다. 그리고 읽었다.
"친애하는 나의 가장 충직한 제자 황혼 반짝이 동지. 네 근면함이 인민의 모범이며 내레 일절 거짓없이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것이야. 하디만 이제 그 낡은 책들은 그만 읽도록 하라."
그러자 황혼 동무는 '헉' 하고 깜딱 놀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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