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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우리나라 영화입니다. 터널.
우선 정말 깔끔하게 영화가 시작됩니다.
하정우가 운전하다가 바로 터널이 무너지죠-
그간 한국형 재난 영화의 도입부에서 인물 설명과 영화 배경을 소개하면서
신파로 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며 관객들에게 스트레스를 선사했던 것을 상쾌하게 무너뜨려줍니다.
이후 진행되는 본격적인 이야기에서 저는 봉준호 감독님의 '괴물'을 떠올렸습니다.
그 당시 저는 '그들은 괴물이 아닌 사회와 싸웠다'고 느꼈었습니다.
터널은, 물론 인재인 부실공사가 원인이지만-
고립된 터널 안에서 버티면서 생존해 나가는 것보다 오히려 바깥 상황 때문에 더욱더 힘들어져갑니다.
잘못된 행정 관리,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정부, 특종만 찾는 방송국.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과연 생사가 불분명한 한명을 구조하는 것에 대한 갈등이 생기고
결국 언론을 통해서 여론을 형성하고, 그것은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정반대였던 '마션' 역시 떠오르더군요.
당시 제가 읽었던 한 감평중에는
'우리가 마션에 환호하는 것은 개인을 위해서 국가가 모든 총력을 다한다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이게 얼마나 직설적인지-
영화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관람을 하고 있는 저는 한가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한 명을 위해서 다수가 희생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면서도 이런 고민에 흔들린다면, 그건 아마도 우리가 그만큼 우리나라에 익숙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2년 전 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을 절대로 포기하면 안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