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때, 3학년 선배 중에 자전거 뒷 안장을 75도 정도로 세우고 다니는 선배가 있었다.
처음 그 선배의 자전거를 봤을때
'뭐지? ㅋㅋ 저건 또 무슨 튜닝이래...90도 인것도 아니고ㅋㅋ '
(보통 자전거 뒷안장) (선배의 자전거 뒷안장)
중고등학교때 자전거로 주로 통학을 하던 학생들 사이에서 자전거 튜닝이 성행했는데
바퀴에 반짝이를 달거나, 브레이크를 잡으면 빨간불이 들어오는 브레이크등을 달거나
형형색색의 줄을 감아 화려하게 장식하거나, 형광페인트로 도색을 하거나 하는 등등...
다양한 형태의 튜닝이 존재했는데 그 선배의 자전거는 여자들이 주로 많이 타고 다니는
일반 자전거였다. 남자들은 주로 MTB자전거, 여자들은 앞에 바구니 달린 기어 없는 일반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튜닝은 주로 MTB 자전거에 이루어졌기에 튜닝이라고도 볼 수 없은
해괴한 선배의 자전거 모습은 눈에 뛸수 밖에 없었다.
보통 뒤에 안장이 있는 자전거는 친구들의 무임승차 테러를 당하곤 했는데, 그걸 피하기 위한 것으로
으례 짐작하고 넘어갔다. 딱히 더 자세이 알고 싶지도 않았고...
그 자전거의 모습이 뇌리에서 사라져 가던 때, 우연히 같은반 친구로부터 그 선배의 자전거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친구의 형이 그 선배와 같은 반이어서 친구는 그 선배의 자전거에 대해 물었고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야기는 이렇다...
그 선배는 특별히 튀는것 없이 공부만하며 학교-집-학교-집하는 선배였는데
그 날도 야자(야간자습)를 마치고 3년간 늘 오가던 길을 어김없이 집으로 향하던 때였다.
아무 생각없이 집을 향해 패달을 밟고 있었는데 문뜩 주위를 둘러보니 가로등도 없고
주위도 어둑하니 생소하고 평소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었다고 한다.
매번 몇년째 오가던 길은 눈을 감고 갈 정도로 훤했는데,
평소에는 지날일도 갈일도 없는 길에 서 있던걸 깨달았던 선배는
'왜 이리로 왔지? 딴생각하다 나도 모르게 다른길로 샜나..'
하고 다시 온 길로 자전거 머리를 돌려 세우던 순간 한쪽 어둑한 골목에서 누군가
'XX아...'
하고 선배이름을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엔 소리가 난쪽을 한참 응시하다가 아무소리가 나지 않자 잘못들었나 하고
다시 패달을 밟으려는 순간
'XX아...'
하고 이번엔 또렷하게 들렸다고 한다.
이 주변에 사는 누군가 나를 아는 사람이 나를 알아보고 부르나 싶어서
'누구세요? ㅎㅎ'
하며 소리가 난 어둑한 골목쪽으로 천천히 들어갔는데 그곳은 막다른 곳이었다고 한다.
'하...뭐지? 윗쪽에서 불렀나? '
하고 이리저리 둘러봐도 인기척은 없어보였다고 한다.
기분도 이상하고 무서움도 들어서 빨리 가야겠다 싶어 막다른 골목을 뒤로하고
다시 자전거를 돌려세우고 패달을 밟으려는 순간 바로 등 뒤에서
'XX아...히힠'
순간 선배는 온몸이 경직 되면서 정신도 혼란스러워졌다고 한다. 뒤는 분명
'ㅅㅂ 등뒤는 막다른 벽이란 말이야...'
무서움은 더욱 커져 두려움이 극에 달하게 되었는데, 일단 여길 벗어나야한다는 일념하나로
다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숨을 고른다음 경직된 몸이 어느정도 풀렸을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숨에 그 곳을 빠져 나와 곧장 집으로 도망갔다고 한다.
그 날 이후 밝고 큰 대로 쪽으로 둘러서 집에 갔는데...
평소보다 자전거가 무겁게 느껴졌다고 한다.
꼭 누가 뒤에 타고 있는 것처럼...
뒤에 누가 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선배는 자전거 뒷 안장을 지금처럼 세우고
난후부터 괜찮아졌다고 한다.
여기서 드는 한가지 의문이...
'그럼 아예 자전거 뒷 안장을 떼버리면 되지 않나?'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아도 나도 물었다. 그랬더니
처음에 안장을 떼내었는데... 그 후부터는 자전거만 타면 양 어깨가 심하게 아파왔다고 한다.
공부한다고 너무 책상에 쭈그려 앉아 있어서 그런가? 하고 파스도 붙이고
침도 맞아봤지만 나아지지 않아...다른 학우들의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고 문득 생각이 든것이...
...
..
.
(안장이 없으면 이런식으로 무임승차 테러도 당하곤 했음)
집에가서 곧바로 떼어낸 안장을 다시 달고 90도도 세워도 보고 45도로 기울여 보고 해서
아프지 않게 된 각도가 지금의 75도 각도라고 한다.
말로 전해들은 내용을 글로 적다보니 긴장감이 떨어지네요...
그 선배에게 이런 일이 시작된 계기는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