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페이지쯤 뒤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아이템이 좋지 않아서 현재 힐러가 힘들다. 탱커/딜러/힐러 모두 아이템이 갖춰지는 시점에서는 던전의 난이도가 쉬워질것이다.
저 역시 대격변 베타테스트를 플레이하신 분들의 소감을 많이 접하였고 대격변때는 절대로 힐러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지만 소수인원 길드레이드의 활성화를 위하여 힐러케릭터만 3개를 만렙을 찍어놓고 복술 영던 적정 출입스펙, 회드 레이드 출입스펙, 신기 영던 80%가량 파밍스펙까지 만들면서 느낀점을 써 봅니다.
제 짧은 와우 경험으로 볼때, 저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말입니다.
물론 아이템이 갖춰지게 되면 공략 자체가 수월해지니 탱이든 딜이든 힐이든 각자가 맡은 역할을 수행하기가 쉬워지기는 할겁니다. 그러나 그건 5인 던전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새 레이드 던전이 열리면 공략을 위해서 트라이기간, 소위 말하는 헤딩기간을 거쳐가야만 합니다. 네임드의 패턴을 알고, 진형을 잡고, 극딜타이밍이라던지 생존기를 켜야할 시점 또는 각 직업들이 가지고 있는 생존기 지원등 공략을 위한 택틱을 짜게되죠.
이때 가장 힘든건 누가 뭐래도 힐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탱커가 피해야할 스킬을 못피하거나 적절한 생존기타이밍을 잡지 못하거나, 딜러들이 차단해야 할 스킬을 차단하지 못했거나, 피해야 할 스킬을 피하지 못하여 걸레짝이 된 피를 복구시키는 것은 어떻게 되던지간에 힐러의 부담으로 남지요. 특히 리분때의 개념에서 대격변의 개념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자기가 죽은 모든 이유가 '힐러가 힐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존재합니다.
또한 트라이기간에는 공대원들이 전체적으로 전 단계의 레이드 아이템을 입고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필요한 딜량을 뽑아내지 못하여 보스와의 전투가 길어지면(울두아르때의 알갈론과 미미론 하드모드같은경우 힐러들의 지옥이라고 불릴만 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것 역시 힐러들이 떠 안아야 할 부담이었죠.
탱커를 눕혀? 힐러 너님 탱힐 안하고 뭐함? 딜러를 눕혔어? 왜 힐안줘 힐러가 죽었어? 자기가 힐런데 본인힐 안하고 뭐해? 뭐? 마나가 없어서 힐을 못해? 힐을 어떻게 하길래 마나관리가 그따위임? 모든것은 힐러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되지요.
그나마 요새는 예전 리분때의 개념들이 상당히 바뀌고 있는 듯 하여 생석, 물약, 붕대까지 비비는 사람이 많이 늘기는 한 듯 하나 만피가 11만~13만 가까이 되는데 생석 하나먹고 , 물약 하나 먹고, 붕대한번 감아도 절대로 만피가 될수가 없기 때문에 리분같이 힐 한방 던지고 따라가기 해놓던 시절과 비교하여 힐러의 부담은 더 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작위 영던같이 정확히 1탱 3딜 1힐의 조합을 갖춰서 인던안에 밀어 넣어주는 시스템이 아닌 이상에야 공장을 잡는 사람들 개개인마다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떤사람은 고정적으로 오는 호흡이 잘 맞는 사람들과의 플레이로 3탱 5힐 17딜의 조합으로 공략을 하는가 하면, 어떤사람은 안정적으로 3탱 7힐 15딜의 조합으로 공략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공장이던지 간에 적정한 수준의 파밍이 되고 힐러들의 힐이 오버힐로 기록되는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동일한 네임드에서 데리고 가는 힐러의 수는 점점 줄어듭니다. (저같은 경우 신기로 십자군의 시험장 25인 하드모드를 5힐로까지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당연히 공략은 실패!) 처음에 7힐러의 조합으로 공략에 성공하면 파밍기간에는 7힐>6힐을 왔다갔다 하다가 파밍이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는 5힐까지 가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수 있습니다. 힐러의 수를 줄이고, 딜러의 수를 늘리는 것이지요. 오버 힐은 있어도 오버딜은 없으므로.
딜러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공략시간이 빨라지므로 힐러에게 부담이 가는것은 거의 비슷해야 맞다고 할 수 있으나 7힐에서 5힐로 줄었을때 힐러가 느끼는 부담은 2명의 몫을 5명이 나눠서 갖는것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리고 힐러 입장에선 짜증도 많이 나지요. 처음과 똑같은 조합으로 진행이 될 경우 힐러들도 레이드를 조금 덜 피곤하게 다닐 수 있지만 힐러의 수를 줄여버리는 이유로 처음 공략을 할때와 비슷한 피곤함을 느끼게 되니까요. 또한 파밍이 되면 될수록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해이해지기 마련이라, 피할거 안피하고, 차단할거 못하고, 개인 생존에 신경을 덜쓰게 되고 뭔가에 맞아 딸피가 되면 생석 붕대부터 감는게 아니라 힐러들만 쳐다보는 상황도 발생하곤 하므로 자연스레 힐러의 몸부림은 다시 시작되는 것이겠죠. (특히 이런 경우때문에 인벤 힐러게시판을 죽 훑어보면 힐러가 빵먹고있는데 딸피인 애들이 멀뚱히 서서 점프나 하고있는게 밉더라 하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힐러의 경우 아이템이 갖춰져 있다고 해서 힐이 쉬워지는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다르기야 하겠지만, 힐러는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긴장을 안고 간다고 생각이 되네요.
글이 길어져서 정리가 잘 안되지만 제 의견은 이렇다 라는걸 말하고 싶었고, 이 글을 읽으시는분들이 힐러의 느끼는 고충을 약간이나마 이해해 주십사 하는 바람에서 두서없이 글을 써 봤습니다.
방학인데 요 며칠 일을 좀 하느라 바쁘네요. 주말인데 집에서 와우만 하지 마시고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라고 하는 저는 길드원들과 잉림픽을 할겁니다.
아. 끝으로 마이크로 생존기 타이밍까지 알려주면서 하는데도 자꾸 죽는 엘룬 호드 시크한 도시남자 길드 탱죽박님이랑 탱전사님. 너님들 레알 그런식으로 탱하면 안살릴거임 ㅇㅇ 그리고 너님들이 안죽는건 님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내가 잘해서임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