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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와서 써보는 대놓고 염장글.
게시물ID : wedlock_61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래예언자
추천 : 11
조회수 : 125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2/26 06: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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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저희 남편이 감기에 걸렸어요.
1년에 한 번 아플까 싶은 사람인데..
그래서 아프단 말을 듣곤 내내 걱정하며 
집에서 기다렸어요.
저흰 주말부부라 금욜 밤부터 일욜밤까지밖에 
만날 수가 없거든요. (주말부부 꿀잼ㅋ)

금욜밤에 콧물 뚝뚝 흘리는 모습으로 집에오더니
내일 친구네서 모임이 있다고 '갈까?' 묻더군요.
평소 제가 낯도 많이 가리고 술도 안마셔서
친구들 모임에 '가자!! '는 커녕 '갈까?'도 
잘 묻지 않는 남편인데..
감기 걸린 와중에도 엄청 가고팠나봐요 ㅎㅎ
그래서 콜! 해줬죠. 
그랬더니 하나도 안아프다 그래놓고 밤에 끙끙대며 
드르렁 코도 골고 땀도 뻘뻘 흘리며 자던 남편.

다음날 집들이하러 가며 늦어도 11-12시엔 
출발해서 나오겠다고 다짐을 해놓고
그 날 밤.. 신났는지 꼭두새벽에 파산ㅋ
얼마나 신났던지 아주 소주잔이 입술에붙어서ㅋㅋ
차마 집에 가자고 못하고 언제까지 노나 봤더니
결국 술주정으로 울며불며 흑역사 탄생ㅋㅋ
여튼. 그렇게 집에와서 뻗어서 잤는데.. 
눈떠보니 오후 두시 ㅜㅜ
(난 왜 일어나지도 않을 거면서 알람을 맞추고.
또 알람이 울리면 짜증내며 끄는걸까..)

아픈 남편이 삼계탕 먹고프다했는데..
삼계탕 한참 끓여야하는데.. 싶어서 
벌떡 일어나 조용히 준비하고 있는데
30분쯤 뒤에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늦잠자서 미안하다구..
이제 하고있다구. ㅠㅠ
금방 주겠다고 말하고 다시 방으로 보냈어요.

여튼.. 이번주 저희의 주말은 이러했는데
밤에 문득 얘기하다 그러더라구요.
자기는 오늘 참 저랑 결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구요.

처음은.. 일어나서 눈떴더니 옆에 없어서 나왔는데
남편 주려고 밥차리고 있는 모습에.
두번째는.. 자기도 피곤할텐데 
오빠가 나오니까 늦잠자서 미안하다고 
금방주겠다고 말하는 모습에.
세번째는.. 늦어도 12시엔 나오기로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재촉하거나 짜증내지않고 
자기가 다 놀 때까지 기다려준것에.

평소 이런 말을 잘 못하는 남편인데
고맙다는 말과 함께 왜 고마웠는지 얘기해주니까
갑자기 내 맘을 알아주는것 같아서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뭐... 그랬다구요......ㅎㅎㅎㅎㅎㅎㅎㅎ

우리.. 
고맙다. 미안하다. 라는 말 아끼지 말고 살아요!
쑥스럽다는 핑계로 너무 삼키고 있는 건 아닌지..
저는 오늘의 남편 얘기에
모든 피곤함이 싹 사라졌거든요!
오유징어 유부님들 우리 표현하며 살아요!!!ㅎㅎ
출처 언젠가 남편이 완벽한 막내아들이 되어 내 본성에 깔린 분노를 소환할 때.. 이 글을 보며 위안을 삼고자 남겨두는 일종의 증거이자 추억소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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