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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외계 문명을 발견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 SF소설의 답
게시물ID : science_613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랑이좋겠군
추천 : 7
조회수 : 106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0/23 13:55:41
 
한국에 2부까지 출간된 SF 소설 '삼체'에 흥미로운 이론이 소개됩니다.
 
우리가 외계문명을 우연히 발견하는데 성공했다고 가정할 시, 혹은 그 반대가 일어났다고 가정할 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에 대해 저자는 우선 우주에 지성을 보유한 외계문명이 존재할 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원리가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먼저 두가지 절대적인 기본 원칙이 있죠.
 
1)모든 문명은 생존하고자 합니다.
결코 다른 문명을 위해 스스로의 문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개개인의 구성원에 따라 여러가지 도덕기준이 있을 수 있지만 문명 전체를 희생하는 판단은 내리지 않습니다.
 
2)전우주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어떤 문명도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자신들의 문명을 존속시키기 위해 자원을 소모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추가되는 다른 두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기술폭발'.
 
모든 문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기술수준이 점차 향상되며 이는 개개의 문명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결코 원시 단세포 생물체에서 지금의 지성 생명체로 진화하는 정도의 긴 시간은 걸리지 않습니다.
아니, 그 반대로 우주적인 기준에서 보면 극히 일순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유인즉슨 기술의 발전은 그 스스로가 다음 단계의 기술로 향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인데
인류가 원시시대에서 산업시대로 접어들기까지 걸린 시간과 산업시대에서 현재의 정보기술단계로 가기까지 걸린 시간을 비교하면 이해가 빠르실겁니다.
이 이론을 심화시킨게 근래 유행하고 있는 기술의 특이점 이론이죠.
모든 문명은 기술 발전의 양상의 차이,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반드시 우주여행레벨의 기술력을 갖출 잠재력이 있습니다.
 
 
그 두번째는 '의심의사슬'
 
두 문명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을 때 과연 서로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한 문명이 일방적인 적대심을 가지고 대한다면 당연히 불가능하겠죠.
그렇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두 문명이 비교적 온건하고 각자 선의에 기초한 도덕원칙을 토대로 문명을 발전시켰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나, 우리의 문명은 상대의 문명에 적대의사가 없지만 상대의 문명도 과연 우리의 문명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이에 우리는 상대 문명 역시 우호적인 문명일 것이라고 가정합니다.
하지만 상대 문명도 우리의 문명이 우호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알 수 없습니다.
이는 상대 문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 문명도 적대의사가 없지만 우리의 문명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생각은 계속되고 결론은 이렇게 됩니다.
 
우리는 상대문명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모릅니다. (우호적인지, 적대적인지)
상대문명도 우리가 상대문명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다고 가정하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상대문명이 우리에게 우호적일거라고, 아니면 적대적일거라고 생각하는지)
우리도 모르죠. 상대문명이 우리가 상대문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다고 가정하는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끝없이 이어집니다. 서로의 생각을 모르니까요.
 
i dont know what do u think of me
u dont know what do i think of what do u think of me
i dont know what do u think of what do i think of what do u think of me
......
.....
.....
 
 
지금까지 소개한 개념을 정리하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외계 문명을 발견했을때 이 문명은 우리에게 우호적일 수도 적대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술 수준이 떨어진다해도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우리 못지 않게 기술 수준이 향상될겁니다.
우리의 역사가 그랬듯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그 문명을 발견한 것처럼 그 문명도 우리를 발견할겁니다. 서로가 결국은 서로를 발견할 수 있는, 우주적인 규모로 보면 지극히 가까운 거리라는 얘기니까요.
 
 
 
 
 
 
즉 발견하는 즉시 가능한한 빨리 그 문명을 제거하는 게 최선입니다.
 
우리의 기술력이 상대 문명과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기술수준이라해도 우리의 위치를 알려주고 상대문명의 의도를 파악하는 리스크 큰 행동을 취하기보단
문답무용으로 그 문명을 제거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동입니다.
설령 우호적인 태도를 취한다 해도 그게 기만전략인지, 이후 우리를 위협할 씨앗을 숨기는 위장이 아닌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른 외계문명들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고(보편적인 원칙이기 떄문에 그 문명이 어떤 도덕원칙에 기반하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 그들도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 마련입니다)
우주는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문명들로 가득하지만 그들 모두는  다른 문명에게 최대한 발견되지 않도록 조용히 숨을 죽임과 동시에 다른 문명을 발견한다면 즉시 망설임없이 제거할겁니다.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숲속에 수많은 사냥꾼들로 가득한 셈이죠.
 
 
 
 
 
 
 
 
이 소설에 등장한 이른바 '암흑의 숲'이론은 큰 화제가 되었고 여러 SF팬사이트에서 토론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동의하는 사람들도,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대개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상대문명을 관측할 수 있다면 메세지를 전달할 수도 있을 것이고 충분한 대화가 성립할 것이므로 애초에 가정자체가 틀렸다는 말을 합니다.
또한 상대문명을 그 정도의 거리에서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은 없을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유명한 과학자 칼 세이건은 선의와 우호에 기반하지 않은 문명은 반드시 내재적인 파멸로 멸망하기 마련이므로 애초에 우주단계의 기술력을 갖춘 시점에서 상대에게 적대적인 문명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했었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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