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작은 바람개비 이야기
* 던바튼 서점에서 아이라가 파는 '아무도 모르는 사과 나무 한 그루'라는 책의 일부를 인용했습니다.
탈틴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
정말 많은 아름다운 풍경들과
마주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잡화점 옆 조그맣게 앉아있는
동그랗고 알록달록한 바람개비는
알지 못할꺼에요.
바람도 잘 일지 않는 울라 대륙에서
그 바람개비가
스스로 돌지 못하는 바람개비가
왜 있는지도
그 누구도 알지 못할꺼에요.
잡화점 주인 아저씨에게
누가 그 바람개비를 그곳에 만들어 놓았는지를 물어봐도
아저씬 자기가 오기 전부터 있었다는 말뿐이겠죠...
하지만 저는 언젠가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티르코네일서 출발하여 타라로 가는 길목
탈틴 마을 안 그 잡화점 바람개비가 있는 곳 앞 길 위로
한 아이와 그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이 지나가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
그 아이는 신나는 표정으로 그 여인의 손을 이끌고 그 바람개비 앞으로 다가갔고
그 여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장난감은 집에도 많아 어서 가자..'
아이가 바람개비에서 눈을 떼지 못하자
여인은 잡화점 주인장의 눈치를 보며 아이에게 또 말했어요.
'지금 이런걸 사줄 수 있는 여유는 없단다'
...
하지만 그 아이는 베시시 웃으며 이렇게 말했어요.
'탈틴 마을이 새로 발견되고 개발되었을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왔다고해요.
하지만 사람들은 지루해져서이던 더 나은 곳을 발견해서이던지
이 마을에 대해 점점 무관심해졌어요.
오직 사람들의 관심은 이 마을을 거쳐 나오는 울라 대륙의 수도인 타라나
그림자 세계로 통할 수 있다는 제단... 아니면 그나마 이 잡화점 아저씨뿐이었겠죠..
그리고 지금은 정말 이 바람개비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마주해본 사람은 없을꺼에요.
왜 그럴까요..?
사람들은 점점 정말 딱 결과만을 더 중요시 해왔기 때문일꺼에요.
그리고..'
그 아이는 잠시 말을 멈추었고 여인은 멍하니 그 아이를 바라보고있었어요.
그 여인이 그 아이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는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그 아이는 이미 바람개비 앞으로 가 손수 힘으로 커다란 바람개비를 돌리고 있었죠.
그리고 아이는 말했어요.
'그런 사람들은 결코 이런 바람개비를 돌려보는 소소한 행복을 모를꺼에요.'
그 여인은 정말 자기도 모르게 복받쳐 오는 감정에 그 아이를 꽈악 껴안아주었어요.
- 아무도 모르는 작은 바람개비 이야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