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어렸을적 강원도에서 자랄때 겪으신 일입니다.
지금은 소양강댐으로 인해 수몰되었지만 아버지가 살던 집 인근의 산에는 칡이나 더덕, 영지버섯등 여러 한약제가 많이 자랐답니다.
지금이나 아버지 어렸을때나 가난한 집이여서 당시 조부모님과 아버지, 고모들과 함께 더덕이나 칡등을 캐서
청량리에 가서 파는걸 부업으로 하셨답니다.
큰 망태기에 가득 담은 굵은 칡이나 두꺼운 더덕은 그때나 지금이나 돈이 꽤 된다고 하시더군요.;;
하루는 아버지와 조부모님께서 강 기슭에서 부터 산 정상쪽으로 올라가면서 더덕을 캐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보슬비도 살짝 내리고, 물가여서 그런지 물안개도 껴서 산 정상쪽으로 스믈스믈 기어올라오는
전형적인 강원도 산 날씨였습니다.
아버지는 할머니와 같이 더덕을 캐고 있었고 할아버지깨서는 조금 앞질러서 올라가셨는지 멀리서 캐고 계셨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예전 강원도 심마니들이 서로의 위치를 확일할때 부르는 소리?
한명이 워이~~하고 부르면 반대편에서도 워이~~~ 이런식으로 서로를 불르셨답니다.
(이부분은 아버지의 성대모사가 필요합니다, 필력으로는 표현의 한계가...ㅠㅠ)
물안개가 올라오고 할머니께서는 꺼림칙한 느낌때문에 할아버지를 자주 불르셨답니다
워이~~어이~~ 이런식으로요.
그럼 저 멀리서 할아버지께서 대답해 주시고요.
당시 아버지께서는 8~9살때의 꼬맹이였고 더덕캐는 재미에 무서운줄도 몰랐지만
할머니께서는 물안개가 꼭 사람을 포위하고 휘감는것 같아 상당히 꺼림칙하고 무서우셨답니다.
당시에는 할아버지께서도 애기손목만한 약더덕이 계속 나오니 신이 나셔서 정신없이 더덕을 캐고 계셨구요.
안개가 짙어지자 할머니께서 할아버지 어디계시나 하고 워이~~ 하고 불르셨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있는 방향쪽인 상 정상쪽이 아니라
할머니와 아버지 뒤쪽, 옆쪽 상 정상쪽 여기저기서
할아버지의 음색보다 더 낮은 중저음으로 워이~~ 워이~~ 워이~~ 워이~~~
이렇게 사방에서 메아리 치듯이 워이~~소리가 들리더랍니다.
할머니께서 겁에 질리셔서 다시한번 워이~~ 하고 높은 음 (비명이락 해야되겠죠) 으로 불렀지만.
다시 사방에서 할아버지와 전혀 다른 워이~~워이~~~ 워이~~ 하는 답변이 돌아왔답니다.
꼭 메아리 치듯이 반복해서요.
그제서야 겁이나신 할머니와 아버지께서 목소리로 영감~~ xx이아부지~~ 하고 소리질러 부르니 한참 멀리서
할아버지께서 어! 나 여깄소! 하고 대답을 하시더랍니다.
허겁지겁 위에서 구르듯이 내려오신 할아버지가 할머니와 아버지 손을 꼭 잡고 얼릉 하산하셨답니다.
할아버지께서도 처음에는 모르시다가 어느순간 ' 아 이거 홀리겠구나' 싶으셨답니다.
사방에서 들리던 그 대답소리를 할아버지도 뒤늦게 듣고 알아차리신거죠.
아버지께서 지금와서 웃으며 말씀하시는게.
그 동네서 더덕캐고 칡 캐고 하다보면 시컴한 막대기 같은게 나오더라. 가끔 반이상 깨진 두개골이나 갈비대 여러개 나오기도 했고,
어렸을때는 개미 붙어있고 시컴하고 더러워서 무서운줄도 모르고 휙 던져버리고 다시 칡 캐고 그랬는데,, 그게 다 사람뼈더라.
썪다만 군화조각이나 총열같은거도 나오고 그랬지.
그쪽에서 6.25때 중공군이 원체 많이 죽었잖어
그때 처음으로 귀신 비슷한 뭔가에 홀릴뻔했다.
그런데 군대가서 더한걸 겪었어 ㅋㅋㅋ
아버지가 군대있을때 겪은 귀신에 근접한 이야기도 있는데 다음기회에 쓸께요.
아버지께서는 뭔가를 보는건 아닌데 유독 소리를 자주 들으시더라구요;;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