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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큼 힘든 추석 보내시오?
게시물ID : humorbest_614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아래잔하나
추천 : 86
조회수 : 2472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9/25 14:48:19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9/24 23:28:24
솔로부대원 생활 어언 

...에...ㅡㅡ; 


기억도 안날만큼 꽤 되었소.ㅡㅡ;(비회원이지만, 오유인중 늙은 축에 끼인다고 보오)


하던 사업이 망해서, 힘들게 살다가 

마침 외국에 일자리가 나서 부모님이 겨우 빚내서

'이제 이게 마지막 기회다'라는 마음으로 외국으로 일하러 나갔는데

또 다시 잘 안되어서 지금 다시 서울에 와 있소. 물론 집에는 말도 못하고 말이요.

친구들한테 창피해서 연락도 못하고 있소.

집도 없어서 사무실 맨바닥에서 신문지깔고 잠을 해결하오.

식당이 다 문닫으니, 한꺼번에 장보고 이걸로 연휴를 지새야 할 것같소.

지금, 제일 힘든 것은 부모님께 

'내가 외국에 있는 척'

하면서 안부를 물어야 하는 것이오.

내 늙은 어머니께서는 '거기 처자라도 구해서 꼭 장가가거라'라며 애태우고 계시오.

또, 아버님께서 몸이 편찮아져서 병원에 계셨는데, 

핸드폰에 수신자 번호뜰까봐 안부도 한번 못물었소.

이번 추석,,, 

내 지금껏 삶에서 가장 힘드오.

그러나 말이오.

좌절하지 않소.

난 아직 젊고, 내가 무능하다고 믿고싶질 않소.

여건은 힘들지만, 결국은 자기 의지하기 나름겠소.

오유인중 나보다 더 힘든 오유인도 있을 것이오.

허나, 나 정도가 아니라면, 

'나같은 놈도 저렇게 잘 살고 있는데..'하면서

위로 삼아 재기하길 바라오.

나도 술 좋아하는 놈이라, 

힘든 추석 보내는 오유인들이랑 쇠주 한잔씩 하고싶지만,

그것도 힘들 듯하오. 

이글 읽는 사람중에 나중에 다시 날 기억하는 사람 있다면,

내 형편 풀리고 나면 

"꼭 소주 한잔 사겠다"고 글 올릴터이니 잊지마시오.

혹시 지금 나처럼 사연있는 사람 댓글 좀 달아주오.

같이 얘기하면서 서로 위로하며 지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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