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노 메추 감독(50)의 최종 선임을 앞둔 대한축구협회가 여전히 손발이 맞지 않아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협회는 지난달 30일 기술위원회를 열어 메추 감독을 월드컵 대표팀 감독 후보로 단독 결정했다. 그리고 그 후 공식인터뷰에서 "메추 감독이 빠르면 2일 터키전부터 선수단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혀 모든 언론은 '2006 월드컵 감독으로 메추 확정'이라는 제목의 헤드라인으로 대서특필했다. '2일 터키전에 올 수 있다'는 말에 전 언론은 당연히 연봉 등 각종 조건에 대한 협상도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확신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도 "1%의 변수는 있지만 99%는 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런 보도가 나간 후 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가삼현 국제국장과 메추 감독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해 일처리가 매끄럽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당초 가삼현 국제국장은 4인의 감독 후보 면접을 위해 동행했던 기술위원들에게 30일 후보 발표는 복수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메추가 유력하지만 협상의 주도권을 유지하고, 현재 UAE 알아인 감독으로 재직 중인 메추 감독의 입장을 고려해 복수 추천을 요구한 것. 그런데 기술위원회에서는 "사실상 메추가 유력한 상태에서 복수 추천을 할 이유가 없고, 감독을 선임하려면 빨리 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단독 후보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가삼현 국장과 함께 유럽을 돌았던 기술위원들이 각 후보들과 면접을 한 데 이어 가 국장이 따로 약 30분간 조건에 대한 협상을 벌였고, 그 후 서로 내밀한 의견까지 나눈 후라 단독 후보 발표를 해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 그런데 '메추 감독 확정'이라는 보도가 나간 후 가 국장은 "알아인과 계약 중인 메추 감독이 이 소식을 듣고 상당히 격앙되어 있다. 우리는 내밀 수 있는 카드가 적지만 메추는 많아 협상이 불리해졌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특히 알아인의 구단주는 30일 우승 축하연에서 이 같은 소식을 듣고는 "2006년까지 알 아인과 계약되어있는 메추 감독과 접촉하려면 우리와 먼저 상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상당히 불쾌해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그 현장에 있었던 메추 감독의 입장이 곤란해졌다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는 IS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예전과 달리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여 협회의 일처리가 자신의 의도와 달리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축구협회의 능숙하지 못한 행보가 협회 실무자와 메추 감독 서로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박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