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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565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예쓰걸
추천 : 19
조회수 : 222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8/26 17:04:20
안녕하세요 1년 전부터 눈팅하다가 두달 전쯤 가입한 뉴비입니다^.^

처음에 이런 말씀 드리기도 좀 그렇지만 제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 무서운 거 정말 좋아하는데(영상은 무서워서 못 보지만 이야기는 좋아합니다) 귀신은 본 적없고...
겪은 적도 없습니다 물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외할머니가 무당이셨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래서 들었던 이야기를 하나 하고 싶어서요. 가볍게 쓰겠슴다

이야기를 잘 못해서 죄송합니다ㅠㅠ


내 여동생이랑 나는 여자라는 이유로 친가에서 많이 안 좋은 취급을 받았음 
지금은 막내남동생이 있어서 좀 낫지만 예전에는 엄마가 울 정도로 없는 사람 취급 받음 
그래서 나랑 여동생은 자주 외가에 머물렀는데 외할머니는 그런 우리한테 얘기를 많이 해주심

외할머니 댁은 좀 시골임 많이 시골임... 바다 근처라서 논밭은 없지만 차가 못 다닐 정도로 좁은 길에
작은 집이 다닥다닥 붙은 곳임 그래서 그런가 지금은 사람이 없는 집도 꽤 많음 거긴 피씨방이나 노래방은커녕
편의점도 20분 이상 걸어야 갈 수 있는 곳이었음 그래서 주로 그런 집에 자주 다녔는데

그런 우리도 절대 못 가는 집이 있었음 외할머니가 들어가지 말라고 금지한 곳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멀쩡함 ㅇㅇ 파란색 페인트 칠한 대문에 갈색 기와 얹은 곳. 감나무도 있고 수돗가도 있고
깨끗해서 사실 들어가보고 싶긴 했는데 절대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음

왜 들어가면 안 되냐고 묻지 않았던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는데 우린 그냥 고개 끄덕이고 딴데서 놈
아마 거긴 바다가 잘 안 보여서 그랬지 않을까... 하는 추측만. 
여튼 바다에서 놀고 있었는데 평소에는 우리가 어디서 놀든 본척 만척 하시던 분이 그날따라 우리를 데리러 옴
우리야 할머니 좋다고 쫓아갔는데 할머니가 소리를 지르심

"이런 미친년들을 봤나 시간이 몇시인데 아직 안 기어들어와!"

...경상도 할머니임... 무서운 분임... 나도 경상도 여자지만 우리할머니가 제일 무서움
근데 그날따라 이상했던 게 노을이 지고 있어서 하늘이고 바다고 새빨갛긴 했지만 늦은 것도 아니었음
우린 할머니가 무서워서 찍소리도 못했지만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음 할머니는 우리 둘 손 꼭 잡고 빨리 걸음
그때 내가 7살 여동생이 5살이었는데 걸음이 너무 빠르니까 따라가질 못하고 헥헥댐

할머니가 그걸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고 천천히 걷는데 우리는 안 보고 계속 정면만 봄
그리고는 우리보고 "앞만 보고 걸어, 잡년들아. 오른쪽으로 절대 보지마." (이런 뉘앙스였음...정확하게 기억이 안 남)
근데 보지 말라면 더 보고 싶잖아........ 다만 내가 오른쪽이 어디인지 몰라서(난 왼손잡이임ㅋㅋㅋㅋ)내 왼쪽을 봄
할머니가 소리 빽 지름

"가시나 말 드럽게 안 듣네!"

뭐 그때부터는 그대로 앞만 보고 할머니 집까지 옴
집에 가서 왜 안 되냐고 물어봤더니 그제야 말해주더라

사람이 워낙 없는 곳인데 애기들이 있으니까 가끔 잡것들이 따라 붙는다고. 그것들이 기웃거리다가 따라붙은 거라고
난 못보는데다가 워낙 애가 겁이 없어서(어렸을 적에 지붕에서 다이빙 한 적도 있음)귀신을 안 무서워하니까 괜찮지만...
여동생은 장녀인 나보다 할머니랑 지내는 시간이 더 길어서 그런 기운? 을 받아서 애가 헛것을 본다고
그래서 잘못하면 끌려간다고... 막 그러더라고

만약에 내가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을 봤으면 여동생이랑 나랑 둘이 손잡고 바다로 다이빙했을지도 모른다고-_-;;
그쪽에서 해를 끼치려는 게 아니라 우리랑 놀아주려는 건데 그것도 위험하다고 그랬음 ㅇㅇ 
딱히 악의를 가진 게 아니라서 냅두는 거지만, 우리같은 애들한테는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함.

굳이 오른쪽을 보지 말라고 한 건 내가 왼쪽에 있어서 그랬음. 여동생은 좀 얌전한 편이고 난 좀 활달한 편이었던 지라
여동생을 나처럼 놀게 해주고 싶었는지 계속 여동생 옆에 있었다고... 눈 마주치면 지 좋은 줄 알고 맘대로 갖고 놀았을 거라고 그랬음

어렸을 때야 아 그렇구나 이러고 말았는데
커서 할머니가 이 얘기 해주니 진심 무서웠음...
왜냐면 난 이제 귀신이 무섭거든;;; 무서워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여동생은 엄청 튼튼하고 건강하고 활달하게 자람 할머니를 보고 자랐음에도 귀신 안 믿고 ㅇㅇ
나는 오히려 인도어파로 집에서 노는 걸 즐기게 됨 무서운 거 좋아하고 할머니 얘기도 믿고 이러다 보니 귀신;;;; 으어어
할머니가 여동생 걱정된다고 엄청 강하게 키우심...ㅋㅋㅋㅋㅋㅋ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하셨다




아 그땐 무서웠는데 쓰고 보니 별로 재미가 없네요...ㅋㅋㅋㅋㅋ
외할머니도 지금은 이사하셨고 여전히 시골이지만 그래도 발달한 곳에 계십니다.
여동생은 언급했던 강한 여자로 자라서 지금은 저랑 맞먹습니다() 어렸을 땐 귀여웠거늘...
전 무서운 이야기랑 글 엄청 좋아해서 그런지 귀신을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정 반대가 되었죠 ㅎㅎ


이거 말고도 짧게 언급하자면 전 폐가... 심령스팟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갈 생각 없구요
내가 귀신을 보든 안 보던 그런 거랑은 관계 없이 그냥 가까이 하는 게 별로 안 좋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보통 사람도 마찬가지고, 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이요...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먼저 전화주신 적이 딱 한 번 있었는데 조심하라고 한 그 다음다음날 교통사고났던 적도 있구요ㅋㅋㅋㅋㅋ
꿈 얘기는 아무래도 지루할 것 같아 요기서 마무리합니다...
외할머니랑은 달리 저희 어머니나 저, 여동생은 물론 남동생까지 아무것도 못 봅니다ㅠㅠ 그냥 보통 사람이에요
그래서 물어보셔도 잘 모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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