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나도 토론 좀 해보자" [조선일보 김민철 기자]“나도 토론 좀 해보자.”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이런 말을 하며 하소연하고 다니던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이 지난 30일 거의 두달여 만에 ‘소원풀이’를 했다. 이날 아침 MBC TV ‘이슈&이슈’에 출연, ‘김혁규 총리 지명문제’를 놓고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과 토론을 벌인 것이다. 전 대변인이 TV에 출연해 1대1 토론을 벌인 것은 지난 4월9일 당시 열린우리당 최재천 후보와 토론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당초 30일 MBC토론 출연자도 전 대변인과 최 의원이 아니었다. 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과 임종석 대변인이 출연해 토론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한 대변인이 제주 재·보선 지원유세를 가면서 한나라당측 토론자가 전 대변인으로 바뀌었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임종석 대변인이 토론 출연을 고사하고 여성 대변인인 김현미 의원도 역시 사양해 토론이 무산위기에 빠졌다가 최재천 의원이 대타로 나서면서 전 대변인이 출연한 것이다.
오랜만에 토론을 한 전 대변인은 “(그동안) 나만 나온다면 여당에서 불참하겠다고 해 토론을 할 기회가 없었다”며 “계속 이러면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말했다. 그는 “(여당 단골 TV토론 출연자인) 유시민 의원과도 꼭 한번 토론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었다”고 밝히고 “박영선 대변인에게도 수차 토론을 제의했으나, 서면 인터뷰 등 15번이나 ‘바람’ 맞았다”고 구체적인 케이스들을 거론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당사자들은 어떤 입장일까. 전 대변인과 토론을 거부한 김현미 대변인은 “전 대변인은 억지가 심하고 도발적인데다, 남이 말할 때 끼어드는 등 토론 질서를 안 지키는 편이라 같이 토론하기 싫다”고 말했고, 유시민 의원은 “대답할만한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최재천 의원은 “전 대변인과 토론하다보면 감정적인 말싸움을 하는 일이 잦은 편이라 다들 토론하기 불편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대변인은 “궁색한 변명이다. 내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지만, 토론에서 밀릴 것 같아 그런 것이라고 하는 것이 솔직할 것”이라며 “참고로, 일선 PD들은 토론 프로그램에 가장 나왔으면 하는 토론자로 나를 꼽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