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춥다.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며 생기는 생채기는 자꾸 같은 자리에만 나. 아물 때가 되면 또 상처가 나는데 바를 수 있는 약이 없어서 그냥 두고만 봐. 그 부분만 깊어지는데 바람이 지나가면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너는 아마도 외면하는 방법외엔 할 수 있는 게 없겠지. 알아. 그것마저도 이해해. 그냥 네가 날 계속 찾아준다면 무엇인들.
아주 많이 지쳐 아주 많이. 근데 아주 많이 보고싶기도 해. 나에게 그동안 서운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마음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냥 꼭 안아주면 난 또 잊어버릴 것 같아. 근데 너는 그렇게 하지 않겠지. 너를 또 이해하고마는 내가 있어. 그래, 네가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자꾸 그런 말이나 하니 부담스럽고 미안하겠지. 이해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해를 가장한 포기이겠지.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나는 더 슬퍼하고 있고 마음이 많이 부서졌는데 그걸 또 괜찮다고 내색하지 않으려는 내가 있어. 혹시 그 이유로 나를 버릴까봐.
잊은 듯이 살자. 잊어버리고 살자. 가볍게 나를 잊을 수 있도록 원하는대로. 남겨진 내가 너와 나를 떠안고 우두커니 서 있을테니. 잊은 것처럼 그렇게 살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