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재산부터 보여주는 미혼만남 백태
“안녕하세요?” “이거 먼저….”
직장인 김아무개(34)씨는 지인의 주선으로 소개팅 자리에서 나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 상대 남성에게 인사를 건네자마자 이 남성은 기다렸다는 듯이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A4 용지는 자기소개서 겸 이력서 겸 재산 목록이었다. 출생지와 키, 몸무게, 가족관계, 출신 학교, 병역, 건강 상태, 종교, 정치 성향은 물론 소유한 아파트와 자동차 시세, 예금·적금액까지 적혀 있었다. 연봉에는 ‘세후 실수령액’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대 있었다. 맨 아래 줄에는 ‘비록 장남이지만 부모님 부양 의무 없음. 두 분 모두 별도의 월수입이 있음. 약 ○○억원 재산 보유’라고 적혀 있었다. 당황한 김씨가 “이런 건 왜 작성해 오셨느냐”고 묻자, 이 남성은 “저에 대해 참고사항이 되실까 싶어서 적어 왔다”고 답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