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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세계에 갇힌 아이, 박민하가 걱정되는 이유
게시물ID : humorbest_6156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녕나비
추천 : 113
조회수 : 11033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1/25 14:10:47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1/25 12:33:23


▲  SBS <야왕>에서 오열연기를 선보인 박민하
ⓒ SBS

박민하가 귀여워 보이는 것은 아이만이 할 수 있는 연기와 순수함 때문이다. 그의 꾸미지 않은 모습 속에서 다소 부족한 연기도 용서가 되고, 당돌한 발언에도 웃음 짓게 된다.  

그러나 그런 박민하의 모습이 점차 시들고 있다. 아이마저 하나의 상품으로 소비하는 방송계에서 박민하는 아이 본연의 밝고 순수함 대신, '아이다움'을 요구받는다. 19금·15금 딱지가 붙은 드라마 속에서도 태연히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속에서 펼친 오열연기가 화제가 된다.

예능계에서는 그 소비가 더욱 심하다. 15세 이상 시청가인 심야 예능 프로그램에 아랑곳하지 않고 등장한 박민하는 나와 붐의 사생활을 폭로하는가 하면,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아이는 어떻게 생기냐"고 묻는다. 과연 저 말이 진짜 박민하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인지, 짜인 대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일단 그런 의심은 제쳐둔다 하더라도 박민하의 등장이 과연 아이를 위한 것인지 어른을 위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  SBS <강심장>에 출연해 붐의 사생활을 폭로한 박민하
ⓒ SBS

또한 예능 속에서 박민하의 말이나 행동은 아이의 시선이 아닌, 철저한 어른의 시선으로 다뤄진다. 어른인 붐이나 신동엽은 박민하의 말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예능스러운 웃음을 이끌어낸다. 얼핏 박민하의 순수함으로 웃음이 창출된 절묘한 순간 같지만, 진짜 웃음의 포인트는 박민하가 한 아이다운 말이 아니라 그 말에 당황하는 어른들의 모습이다. 

박민하는 지금까지도 "정우성의 사인 요청을 거절했다"는 식의 예능의 입맛에 맞춘 말을 하고 있다. 박민하가 멋모르고 사인요청을 거절했다고 하더라도, "스케줄 때문에 바빠서 거절했다"는 그 말 속에서 순수함을 찾을 수 있을까. 문메이슨과의 관계를 해명할 때는 더욱 그 정도가 심해진다. '그냥 친구일 뿐'이라는 말은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 아닌가. '아이다운 순수함'을 강조하면서도 결국 어른들의 세계에 아이의 관점을 맞추고 마는 그 모습은 이질적이기까지 하다. 

생계의 굴레에 갇힌 아역 배우에 대한 배려는 어디로 갔나

▲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문메이슨과의 관계를 해명하는 박민하
ⓒ KBS

박민하의 아버지, 박찬민 아나운서의 태도를 보면 박민하가 더욱 어른들의 세계와 밀접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리 방송임을 감안하더라도 "민하가 반 소녀 가장이다. 생활비 분담을 6대 4정도로 한다. 내가 4고 민하가 6이다", "첫째 딸이 테니스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민하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박민하 역시 "아빠가 언니 윔블던 우승할 때까지 가족들 다 책임지라고 했다"라고 말한다. 

농담이고 우스갯소리라고 듣기에는 박민하의 수입이 정말로 많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또 이러한 발언의 지속성도 우려스럽다. 이것이 모두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제 막 7살이 된 아이에게 '가족을 책임지라'는 식의 말을 내뱉는 행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더군다나 박찬민은 이후에도 "민하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다" "보험료를 따로 내고 내 품을 떠났다"는 식의 이야기까지 꺼내며 박민하의 수입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아버지가 딸을 보는 시선은 적어도 방송에서는 돈뿐이다. 물론 그 나이에 대중의 사랑을 받고 엄청난 수입을 올리는 박민하가 대견하기도 하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생계의 굴레에 갇혀 살아야 하는 아역 배우에 대한 배려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  2011년 SBS <스타주니어 쇼 붕어빵>에 출연했을 당시의 박찬민 아나운서
ⓒ SBS

뿐만 아니라 한 프로그램에서는 대놓고 '딸들을 차별한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꺼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심지어 "돈을 벌면 더 예뻐지는 것은 사실이지"라는 식의 발언은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물론 그 말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결코 자식 앞에서는 꺼내서는 안 될 말이었다. 박민하조차 자신이 더 우대받고 있음을 느낄 정도였으니 그 차별이 얼마나 강도 높은지는 알만한 일이었다. 

이는 박찬민 아나운서뿐 아니라 수많은 아역 배우의 부모들이 겪는 딜레마일 수도 있다. 생업마저 그만두고 딸 뒷바라지를 하는 부모 밑에서 아역 배우들이 혹사당하는 사연은 많다. 그러나 그런 사정까지 상품화시키고 TV에 내보내는 것은 과연 현명한 일인가. 문제의 심각성을 다루기보다, 그 문제를 웃음의 소재로 삼고 당연한 듯이 치부하는 태도는 고개를 젓게 만든다. 

지금 이 조그마한 아이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위태로워 보인다

▲  9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월화드라마<야왕>제작발표회에서 아역배우 박민하가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
ⓒ 이정민

세상에 돈뿐만 아니라 소중한 가치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능력과 관계없이 아이가 충분히 사랑받을 존재라는 생각을 키워주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수입과 외모, 능력의 정도에 따라 딸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결코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다. 

대중의 사랑은 주는 속도도, 거두는 속도도 빠르다. 언제까지 박민하가 지금의 인기와 수입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시간이 흘러 박민하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 된다면, 그의 가치는 주가처럼 폭락하고 마는 것인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그렇게 될지 몰라도, 부모에게만큼은 그래서는 안 된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짐을 자녀에게 지운 채, 그 짐을 덜어준 것에 대견스러워하는 것은 부모가 아닌 사업가의 마인드다.

아직도 수많은 아역 배우들이 과거의 영광으로 고통 받는다. 박민하가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 역시 없다. 영광이 사라졌을 때 그에게 남는 것이 공허함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돈과 명성만을 바라는, 어른의 입맛에 맞춘 아이를 연기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그 인기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어른으로 키워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조그마한 아이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위태로워 보인다.



기사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47&aid=0002017293&sid1=001&lfrom=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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