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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유럽 유학가는 방법 (최소한 나는 이렇게 갔어요.)
게시물ID : science_615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름이산들이
추천 : 17
조회수 : 1689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6/11/18 06: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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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인사

안녕하세요.

등짝스매싱으로 유명해진 산들/구름이네 집사입니다요.

0.1.서론

최근 헬조선 탈출이다 뭐다... 유학/이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요. 며칠 전에도 물리학과 유학 관련해서 과게에 글 쓴 학생분도 계셨고..
짧은 제 생각으로는 현재 한국의 시국이 불안해서 또는 미래가 어두워서 유학길에 오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여깁니다. 특히 이공계 유학은 결심하기가 어렵다 뿐이지 막상 떠나와 보면 한국에 남아서 대학원에 진학한 것과 비교해서 무지막지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요. mid-risk & mid-return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결심을 했다 쳐도! 어디서부터 준비해야할지 막막해 하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특히나 유럽 학교들은 학교 수준 및 숫자에 비해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적죠.

과학도/예비과학도/자라나는과학꿈나무 여러분들을 위해 어디서 정보 구할 수 있는지 등 부터 시작해서 개인적인 경험 위주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약간의 참고가 되었으면 하구요.
제가 유학 온 방법이 유일한 가능한 방법은 아닙니다. 그 중 하나일 뿐이에요. 사람에 따라서는 제 경험대로 따라가는게 더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지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거에요. 그냥 참고만 하십시오 ㅎㅎ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고..

(그리고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달리 없습니다.. 퇴근하고 너무 심심해요. 퇴근해서 밥 차려먹고 고양이 밥주고 똥 치워주고 청소하고 빗질해주고 했는데도 7시반이어서..)

일부러 서론을 좀 길게 해 봤습니다.
(맨아래 세줄요약 없습니다.)

0.2.목차

1. 내가 유학 오게 된 이야기
2. 정보를 얻을 만한 website들
3. 유학오기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
4.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말


1. 내가 유학 오게 된 이야기

이야기는 세월을 거슬러... 제가 학부 4학년이었을 시절로 돌아갑니다..

저는 인서울 4년제 이공계 대학에 다니고 있었드랬습니다. 군대가 너무 가기 싫어서 대학원에 진학해서 석사를 따고 병역특례업체를 알아볼 생각이었죠. 제 동기들은 이미 다 군대에 갔고.. 여자 동기들만 남아서 느닷없는 여초남귀 현상을 겪고 있었어요. 그러나 주변 여학우들에겐 관심 없고 와우에 미쳐사는 평범한 남학생이었죠. 그떄가 아마 일리단 잡을떄였나..(아련)
대학원 모집 공고가 떴는데, 일반대학원 말고 요상한게 있었습니다. 석사 2년차에 프랑스지역의 학교로 파견학생으로 보낸다는 복수학위과정이었어요. 입학전형은 한국에서 하는데 졸업장은 두군데 다 나온대요... 
개이득 아닙니까?
낼름 지원하고, 자대 학부생이었기에 특별히 학부성적이 좋은것도 아니었는데 쉽게 합격했습니다. 혼자 지원한 남학생이었다는 사실도 컸어요. 교수님들도 여자애들만 보내긴 좀 그러하니까 남자애 하나 끼워 보내자는 생각이셨대요.

여차저차해서.. 첫해 한국 대학원에서 빡시게 보내고, 둘째해 프랑스 대학원에서 탱자탱자 보냅니다. 주말마다 파리 관광에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이때는 리치왕 잡을때였을겁니다..

둘째해 연말에 졸업을 늦추기로 결심합니다. 프랑스에서 너무 탱자탱자 보냈어요. 내세울만한 연구 결과가 없었더랬죠. 다행히 유럽 대학원은 마지막 학기때 thesis internship이라는 9개월 남짓한 실험실 생활을 추천하더군요..

구글에 master thesis internship europe 이라고 검색합니다. 검색한 결과중에서 제 전공과 대충 맞아떨어지는데에 이력서 첨부해서 메일 보냅니다.. 나 이런 학생인데 뽑을 생각 있냐고요. 
모집공고 낸 연구소/대학교실험실들은 석사과정 인턴십 학생에 큰 기대 안합니다. 부담없이 데리고 와서 몇달 실험 시키고 본인들도 실험 결과 간단히 얻고 학생은 thesis 쓰고.. 윈윈인거죠. 부담없이 아인트호벤에 있는 한 연구소에 합격하여 일하기 시작합니다. 라그나로스도 잡습니다.. 데스윙도 잡습니다...

여차저차 일한 결과로 졸업논문도 쓰고.. 저널에도 발표 하고 석사 디펜스도 무사히 마친 뒤 한국에 난 병특 공고에 지원하여 합격했습니다. L모 대기업의 TV공장 부설연구소였어요.

여기까지 읽으신분들은 이인간 운빨 좋네.. 생각하실거에요. 실제로 저는 그리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어요. 주변에 흩어져있던 기회를 잘 모아서.. 엉덩이 가볍게 여기저기 잘 돌아다닌것이 유일한 잘한 일이었죠. 운도 많이 따라줬구요. 근데 한국에 돌아와보니.. 제 스펙이 나름 괜찮아진거에요. 1. 나이 어리고 2. 4개국어 가능하며 3. 해외 연구소 근무 경험 多... 그래서 병특도 쉽게 좋은데로 구해서 열심히 일하기 시작합니다.

또 여차저차.. 4~5년 일하고 나니까 회사가 거지같다는걸 느끼기 시작합니다. 입사당시 저를 뽑아줬던 높으시 분들은 다 교체되고 새로 부임한 꼰대들은 절 해외파라고 아니꼽게 봅니다. 크흠.. 내가 무슨 박지성도아니고 웬 해외파... 거지발싸개같은놈들... 가로쉬 잡을 시간도 없이 일해줬구만...

병특도 끝났겠다, 때려칩니다. 두 번째 유학길에 오르기로 결심합니다. 구글에다 이번에는 PhD europe이라고 검색합니다... 이번엔 사실 몇개의 연구소 위주로 알아봤어요. 업계 경력이 7~8년정도 되니 유명한 연구그룹이 어디어디다 하는 것 쯤은 알 수 있었죠. 

3군데정도 추려서 이력서와 추천서 포함 서류 준비하여 송부합니다. 추천서는 석사 1년차때 모시던 한국 교수님, 2년차때 모시던 프랑스 교수님, 병특 뽑아준 회사 팀장님 이렇게 3개 준비합니다. 

박사과정은 모집하는 연구소 입장에서도 risk가 있습니다. 석사때처럼 부담없이 뽑기는 어려워요. 4년과정이기 때문이죠. 잘못 뽑으면 병신같은놈 4년 먹여살려야되니까 신중해야됩니다... 여기서는 제 현업 경험이 큰 메리트가 되었습니다. 유럽 지역 석사학위 소지자인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구요. 3군데중 1군데 합격하여서.. 등록금 full cover + 매달 생활비 장학금 받고 지금 여기 유럽에 있습니다.

2. 정보를 얻을 만한 website들

한국에서는 유럽 유학 정보를 얻을 수 있는곳이 매우 제한적이에요. 해커스 유학방이니 브레인넷이니 한번 들어가보고 말았던 기억이 납니다. 추천 해 드릴만한 사이트로는..
https://www.google.com
초록창/파란창은 잊어버리세요! 무조건 구글입니다.. 초록파랭이에 백날 검색해봤자 해외자료 안나옵니다. 추천 검색어로는 "PhD", "Position", "본인전공분야" 정도 되겠네요.

https://euraxess.ec.europa.eu/
EU펀딩 프로젝트가 열리면 그에 딸린 PhD 학생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보통 이 사이트에 많이 올라오더군요.

http://ec.europa.eu/research/mariecurieactions/apply-now/jobs-for-you/index_en.htm
매우 큰 EU 장학프로젝트인 마리-퀴리 액션의 모집공고페이지입니다. 마리-퀴리 액션은 무조건 해당 연구소와 다른 국적의 지원자를 뽑게 되어있어요. 영어가 되는 동아시인을 선호합니다.. 한/중/일/대만 먹어줍니다..

여타 개별 연구소의 홈페이지들
예를 들어서 전자재료분야의 유명 연구소인 IPMS 프라운호퍼의 경우에.. career - PhD 탭으로 가보시면 오프닝이 두개 열려있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필요한 서류 따져서 준비하여 지원하면 되겠죠.. 이 경우엔 물론 최소 연구소 이름은 알고 있어야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유학 가기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건 3가지입니다. 영어,영어, 그리고 영어죠. 다행히 요즘 학생들 영어 중요하다는걸 잘 알고.. 준비 많이 하시더군요. 유럽지역은 대부분 토플 IBT 기준으로 90~100점을 요구합니다. 회화실력은 기본적인 의사소통 + 연구결과 영어로 발표 가능 정도만 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학영어는 일반생활영어보다 배우기도 말하기도 쉽습니다...

이외에 부차적으로, 뭐든 포기할 수 있는 한량적 마인드, 기회를 잘 놓치지 않는 기회주의적인 습성, 자신이 가진 것을 120% 포장하여 말할 수 있는 사기꾼적 기질 등.. 있으면 좋습니다.
한국에 남겨진 걸 아까워하면 평생 유학 못갑니다.. 금요일밤 치맥이라던가, 눌렀을 때 스킬이 바로바로 나가는 낮은 ping 등.. 과감히 포기하고 바람을 따라 떠나가야합니다.
작은 기회라고 할 지라도, 해외에 적을 둘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꼭 지원하여 일단 나갈 수 있도록 하세요. 일단 해외로 나가기가 어렵지 한번 해외 경험을 쌓고 나면 두번째 세번쨰는 몇배로 쉬워집니다. 단기 파견, 교환학생, 어학연수 등... 그러나 본인의 커리어패스와 상관없는 접시닦이 알바같은건 제외입니다. 해외 공격대 경험 등도 제외입니다.

연구자로서의 인맥
중요합니다.. PhD 포지션을 뽑을 떄 가장 중요한 서류가 '추천서'입니다. 한국에서 연을 맺을 수 있는 지도교수님이 계시면 좋습니다. 해외에서 유명세가 있으신 분이면 금상첨화입니다. 지금 해외에 계시는 분이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습니다... 외국인이면 더더욱 좋습니다....

금전적인 부분은 의외로 크게 부담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럽지역은 대부분 학비가 매우 싸고, PhD 학생들에게도 현지 직원에 절반 정도의 생활비조의 월급을 줍니다.. 많진 않지만 혼자 생활하는데는 큰 문제 없습니다. 
돈 필요한 곳은,
1. 영어학원비용 & 토플(학교에 따라서는 GRE) 응시료
2. 초기 이주비용 (비행기 티켓값, 월셋방 보증금 등..)
정도인 것 같습니다.. 300~500만원 선인 듯 합니다.

4.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말

사실 제 입장에선 이게 본론이죠.. ㅋㅋ 뭔 말을 하고 싶으니까 저 위에 저렇게 장광설을 풀어논 것 아니겠습니까? ㅋㅋ 여기서부터는 안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혼자 혼잣말 하는거라고 생각해주세요.
유학 시작하기.. 사실 모든 면에서 쉽지 않습니다. 결심하기도, 정보 모으기도, 영어 점수 만들기도, 서류 준비하여 지원하기도 뭐 하나 쉬운것 없습니다. 정작 유학 와서는 한국에 회사 다닐때보단 스트레스도 덜하고.. 삶의 질도 나아졌구요. 미래도 크게 영화롭지는 않지만 제 가족 행복하게 먹여살릴 길 정도는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나쁘지 않아요 이 정도면.
다만 뭐든지 혼자 하는데 익숙해져야 합니다. 사실 처음 준비하는 과정부터 도와 줄 사람 하나 찾기 어렵습니다. 기대도 하면 안되요. 누가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조언 좀 구할 사람이 없어서, 유학이 어렵다고 생각하시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문제에 부딪힐겁니다.. 혼자서 정보를 모으고 혼자 판단해서 행동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한인회 같은데 가면... 약간 독고다이 개썅마이웨이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느정도 주변 신경 안쓰고 움직이는 성격이어야 여기 나와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첨에 글 쓰려고 열었을 떄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위에 주저리주저리 주절대다보니까 또 뭐 별로 그렇지도 않네요. 

댓글로 질문이나 코멘트 등 많이 주세요. 작성자는 댓글을 먹고 삽니다..

이제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되나..


호드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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