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들은 저마다 불타는 금요일
오늘따라 더 외롭더군요.
솔로생활 수년째인 저는 마트에 가서 시들시들한 배추를 비싼값 주고 3포기 샀어요.
불타는 금요일~ 저는 김치를 버무렸답니다. 그것도 밤 9시에~
휑한 밥상 위에 김치가 종적을 감춘 지 꽤 오래 됐거든요.
그래요. 저는 김치도 만들 줄 아는 여자~
양념 하나하나~ 허투루 쓰지 않아요. 모조리 국산.
잘 절여진 배추에 시원한 맛을 내는 무를 쫑쫑 썰어 함께 절였지요.
그럼 깍뚜기와 배추김치를 한꺼번에 먹는 효과를 만끽할 수 있거든요.
김치를 제조하는 이 거룩하고 숭고한 시간에 비닐장갑은 어울리지 않아요.
손에서도 양념이 나오거든요.
그래요. 저는 김치 혼자 담그다가 어느덧 어머니 손맛을 내는 시들시들한 노처녀가 됐답니다.
정성껏 버무립니다. 저 엄청난 양을 먹을 사람, 아직은 곁에 없지만~
정성껏 버무립니다. 숙취에 먹는 라면 위에 척하고 얹어 먹을 소중한 김치거든요.
금요일 밤이 외롭지 않아요.
커플들은 분위기 좋은 술집이나 카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사랑을 속삭이며
돈 펑펑 쓸때
저는 커다란 김치통 하나도 모자라 작은 김치통을 가득 채우는
밑반찬을 마련했거든요.
때깔 보세요. 먹음직스럽죠?
저는 행복합니다.
그러니까 이 기쁨, 두배로 만들어 주세요.
추천!!!!!!!!!!!!!!
저를 당장 베오베로 보내주세요.
그럼 제 쏘울 앤 바디가 후끈 달아오를 것 같아요. ㅠㅠ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