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가게에 손님이 음스므로 음슴체.
피시방엔 다양한 유형의 손님들이 오심.
청소도 다했겠다 교대할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그냥 정리해보겠음
1. '손님이 왕이잖아' 유형
이 분들은 본인들이 이 공간 안에선 왕이라고 생각하심. 고로 알바생들을 하인 부리듯 대하심. "어이 알바야", "야 계산 빨리 좀 해라", "얼마 나왔냐" 등 반말을 하시는건 1번 유형 손님들의 필수 조건임. 그리고 돈은 반드시 던져서 주심. 본인이 "4300원 나왔습니다^^" 라고 방긋 웃으며 말했는데 손님이 돈을 한 손으로 툭 던지셨을 때, 그리고 본인이 그 돈을 양 손으로 집어 들어 양 손으로 거스름돈을 드릴 땐 솔직히 굴욕감이 느껴짐. 그래도 손님이 왕인걸 어쩌겠음. 나는 최저시급 받는 알바생일 뿐 ㅠㅠ
2. '나는 컴퓨터를 잘 몰라' 유형
이 분들은 나한테 많이 물어보심. 헤드셋 단자를 어디에 꽂아야 하는지 부터 게임 결제를 할 줄 모르시는 분 등등. 특히 소리가 안나와서 불려가는 경우가 많음. 그래도 친절히 알려 드리면 고맙다고 인사해주심.
3. '난 이르케 이르케 해달라고 했는데?' 유형
이 분들은 계산할 때 존재감을 발휘하심. 대부분 알바생들이 혼동해서 잘못 처리한 경우가 많지만 가끔 정말 우기시는 분들이 있음. 5시간 정액을 넣어달라고 하신걸 분명히 들었는데 본인은 8시간이라 말했다고 하신다던가 그 전 알바한테 이렇게 이렇게 분명히 말했는데..... 라고 말씀하시곤 조용히 기다리시는 분들 등. 알바생은, 특히 피시방 알바생은 손님들이 말씀하시는걸 따로 확인할 방법이 없기에 손님이 말씀하시면 아 그런갑다 하고 그냥 처리해드리곤 함. 그리고 정산 때 마이너스가 떠버림ㅎㅎㅎ
4. 엇나간 청소년 유형
딱 봐도 중딩, 역사에 기록될 동안이더라도 고딩 정도일 아이가 10시 이후에 입장함. 알바가 신분증을 요구하면 "아 오늘 민증을 까먹고 안들고 왔어요!" 라고 귀여운 연기를 함. 그럼 나가주셔야 한다고 말하면 짜증을 내기 시작함. "저 여기 단골인데요? 아니 저 93년생 이라니깐요, 맞으면 어쩔건데요?" 등등등..... 안나가면 5분에 한 번씩 찾아가서 괴롭혀주기에 결국엔 나가지만 참 기가 찰 노릇임. 그리고 키보드나 마우스, 책상에 침을 뱉는다던가, 당당하게 담배를 피는 등.... 사실 이 유형의 손님이 제일 짜증이 남.
5. '나를 기억해줘' 유형
알바생은 자주 보는 손님들 얼굴을 익히긴 하지만 이름이나 회원 번호까지는 잘 외우지 못함. 근데 본인 이름을 외우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손님들이 가끔 계심. 주로 단골 손님들이 그러심. 카운터 근처에 오시면 '띵똥'소리가 남. 그럼 알바가 일어서서 예 손님 이라고 얘기함. 그럼 보통 "몇 번 자리 꺼주세요" 나 "누구누구 꺼주세요" 라고 말씀하시는데 이 유형의 손님들은 "꺼주세요" 라고만 말씀하심.
6. 알바생보다 더 친절하신 손님 유형
알바생은 이 분들이 너무 고마움. 알바 해 본 오유인이라면 알겠지만 인사해주는 손님한테 너무 감사함. 어서오세요 라고 인사하면 네~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라고 인사하면 네~ 수고하세요, 계산 해드리면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해주시는 분들 보면 참 일할 맛이 남.
7. 담배 피러 온 여자 손님 유형
아주 적은 비율로 여자 손님 느님 께서 입장하심. 와서 게임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그냥 인터넷을 보는 분들을 더 많이 본 것 같음. 그리고 여자 손님들 중에선 담배를 피는 분들 비율이 제법 높은 편임. 윗지방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 곳 부산은 여전히 여자가 담배를 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경우가 다반사인 곳임. 이 유형의 손님들은 담배를 좀 편하게 피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시방을 찾으시는 것 같음. 담배 피시면서 포토샵으로 연예인들 사진을 합성한다던가 지뢰찾기나 사천성 같은 가벼운 게임을 하심.
ㄷㅂㅂ
이제 대청소를 하러 가야지 히히힛 전국의 피시방 알바생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