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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을 겪으신 국사선생님SSUL
게시물ID : history_113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룬데시룬데
추천 : 11
조회수 : 1197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3/08/29 05:34:23
고등학교 때 저희 국사선생님은 수업 도중 헬기소리만 나면
고개를 푹 숙이시고는 수업을 멈추셨습니다
헬기소리가 사라진 후에도 한참을 그러고 계셨습니다
저희는 그 때만해도 선생님이 단순히 그 소리가 시끄러워서
그러시나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고3이 되고 오후 자습시간을 활용하여 정규 수업 과목이 아닌
사회 탐구과목 중 몇과목을 뽑아 수업을 했습니다
저는 한국사에 관심이 많아서 근현대사 과목을 들었습니다
어느 날 근현대사 수업 중에 헬기소리가 났고 마침 그 때 진도를
나가던 곳은 민주화운동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평소엔 무섭고 험악하게 느껴졌던 국사샘의 눈물을 봤습니다
선생님은 더 이상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셨고 수업시간 동안
선생님이 겪은 518당시의 모습을 전해들었습니다
당시 운동권 대학생이었던 선생님은 군용트럭을 타고 매일
도청으로 향했고 근처에서 아주머니들이 싸주신 주먹밥을 먹으며 
시위를 하셨답니다
어느날 헬기가 머리 위로 지나갔고 잠시 후 선생님은 도청 앞에서
총에 맞고 쓰러지셨다고 합니다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선생님은 허벅지와 옆구리에 총상을 당했고 그 상처를
보여주셨습니다 그 이후로 선생님은 헬기소리만 들으면 당시 선생님
앞에 펼쳐졌던 지옥도와 그 고통이 눈 앞에 펼쳐진다고 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518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을
너무나도 생생히 알게 되었습니다 전두환 이야기만 나와도
치를 떨던 그 선생님에게 국사선생이 저래도 되나? 빨갱이 아냐?
라고 뒤에서 농담식으로 했던 저희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5.18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졌던 저희들이 부끄러웠습니다
적어도 광주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518을 겪었던 어른들이라면
그런 감정을 갖고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신의 개인적 견해를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한명의 어른으로써, 그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지금 광주의, 아니 전국의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5.18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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