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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한계점과 현대사회에서 토론의 비민주적 특성
게시물ID : phil_65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유전복
추천 : 15
조회수 : 806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08/29 16:42:26
서론 본론 결론에서 서론은 간단히 넘기고 본론-결론으로 가자면
(간결한 글이 매력있죠)
 
 
 
 
서론:
현대사회에서 토론은 민주주의적 갈등해소에 대한 이상적 방향이라고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다.
토론은 평등한가?
토론은 갈등에 대한 해결책이나 방향을 제시해주는가?
 
 
 
 
본론:
 
토론을 단순화 하면 아래와 같이 진행된다.
1. 주장 - 주장에 대한 근거제시
2. 상대 주장에 대한 다른 반박
 
 
근데 여기서 찬성-반대측의 비대칭성이 나타단다.(비평등성)
반대는 쉽다. 지지만 않으면 반대는 힘을 갖는다. 그럼 무언가 주장하고 바꾸자는 쪽은 여전히 반대를 설득해야 실제로 무언가를 바꾸거나 시행할 수 있다.
그래서 시간만 끌어도 반대쪽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
 
A. 강력한 주장- 근거가 있다면 제시한다.
 
B. 강력한 주장이 없다면 아래와 같이 논의를 지저분하게 만들 수 있다.
 
 
1. 무언가를 주장하는 쪽에서 거증의 책임이 있다.
: 무언가를 부정하는 것은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난 반대하겠다. 난 증명할 필요가 없지만 넌 증명해내야 한다.
 
(신의 존재 증명에서 자주 보이는 상황. 난 신이 없다고 생각한다. 없는 것은 증명하는게 아니라 그냥 없는거다. 있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증명에 대한 책임이 있다)
 
 
 
 
2. 완벽한 논증이 아니다.
: 찬성하는 쪽에서 열심히 증명하려고 하면 논증이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하기. 이 또한 충분하지 않는 증거를 제시할 필요가 없다.
 
(창조론-진화론에서 자주 보이는 상황. '진화론이 옳다. A,B,C,D,E라는 진화적 증거가 있다' 라고 할때, A와 B사이에 완벽한 연결고리가 부족하다. [미싱 링크]가 있다. 이런 접근은 무엇을 제시하더라고 거의 무한정 제기할 수 있는 반대기술
 
 
 
 
3. 한계점이 있다(불완전성)
: 1,2번을 넘기더라도 주장에 대한 한계점 제시하기.
 
(금연이 좋다. 담배는 A,B,C,D,E,F의 부정적 측면이 있다. 라고 할 때,
그래도 담배는 G라는 장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혹은, 그 A~F의 부정적 측면을 개선할 수 있지만 개선 하는 과정에서 금연자는 단기적으로는 금단현상이나 스트레스 등을 받는것도 사실이지 않는가. 장기적으로 좋다고 단기적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
 
 
 
 
4. 아무리 그렇게 주장하더라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갈등이 야기된다
: 찬성하는 쪽에서 아무리 논증을 열심히 하더라도 반대할 수 있는 하나의 기술.
적어도 여기에 반대하는 입장이 존재하지 않느냐? 나 이외에도 반대하는 사람이 존재하긴 할것이다.
 
(동성애 결혼 합법화에 대해 당신이 주장하는 논리가 맞을 수 있다. 하지만 100% 확실한 진리가 아니고 반대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지 않느냐
동성애에 대한 갈등 해소를 위해 합법화를 추진할 수 있지만 또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면 난 무조건 반대하겠다)
 
 
 
 
5. 주장과 근거의 연관성이 부족하다.
:토론을 진창으로 만들기 쉬운 방법. 무조건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주장. 연관성이 부족한 이유도 증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은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우기면 되고 거증의 책임은 여전히 찬성측에 있다.
 
(여러 동물에서도 자연스럽게 동성애 현상이 나타났다. 동성애는 부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있다. 라고 말 할 때,
그건 동물이고 동물과 사람은 다를 수 있다.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또 증명해봐라)
 
 
 
 
6. 근거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겠다. 근거가 잘못되었다. 근거는 이론에 의한 예측일 뿐 나는 다르게 예상한다.
: 시간끌며 토론 무의미하게 만들기
 
(동성 부부에게 아이가 입양된다면 학교에서 학교폭력이나 왕따 등에 노출되기 쉬울것이다.
아닌데?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어디있나? 나는 별문제 없을것이라고 본다.
당신의 예측과 내 예상 중 어느게 맞을 것인지 수치적으로 따질 수 있는가?)
 
 
 
 
7. A B C D E F로 연관성을 가지고 A의 주제에 대한 F로 시간끌기. 말도 안되는 주장하며 시간끌기(반박되더라도 논점은 연기된다.)
: 토론의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무엇을 하자. 바꾸자 하는 쪽이 아쉬운 것이다.
 
(6번과 같이 동성 부부 입양 문제를 이야기할 때, 학교 폭력 문제로 논의를 계속 끌고가기.
그래서 학교폭력을 해소할 문제는 없는가? 학교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
논점에서 벗어났다고? 이걸 정확히 따져봐야 동성 부부에게 입양된 아이에게 미칠 영향이 얼마나 될 지 따져볼 수 있지 않겠냐?)
 
 
 
 
8. 시기적 문제이다. 니말이 다 맞아도 시기적으로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만큼 반대 여론이 있지 않느냐? 그 시기가 지금이라고 증명할 수 있냐?
: 당신의 주장과 근거에 어느정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적 방향일 뿐이다. 우리가 그것을 추구하더라도 지금이 아니라 반대 여론이 조금 더 줄어들었을 때 다시 논의되는 것이 맞다. 근데 적절한 시기는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가치판단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저 양비론과 비슷한 구도로 끌고가면 끝이다.
 
(흡연을 줄이기 위해 담배값을 인상해야 하는 여러 근거에 대해 인정한다. 하지만 음식점 내 흡연이 금지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담배 인상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 뭐? 시기적으로 지금 시행되어야 한다고?
내가 생각하는 시기와 당신의 시기 중에서 당신이 무조건 맞다고 할 수 있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9. 토론이 끝날 때, 반대하는 쪽은 반대를 그대로 고수하기만 하면 찬성을 무찌르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 반대하는 사람은 찬성하는 사람을 설득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찬성하는 쪽은 반대하는 입장을 설득해야 무언가 시행할 수 있다.
 
(증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근거에 대해 어느정도 인정 할 수 있지만 반대하는 주장과 근거도 여전히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답을 내릴 수 없었고, 현 상황에서 무언가 제도를 바꾸거나 법을 바꾸는것은 무리가 있다.)
 
 
 
 
결론:
 
결국 토론은 더 나은 방향을 추구하지만 토론에 의해 생겨나는 영향은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단지, 사회문제나 이슈는 토론을 통해 공론의 장으로 표면화된다.
그치만 그 누구도 그에 대한 해소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결국 힘의 논리, 권력의 움직임의 연장선일 뿐이다.
왜냐하면 해소되지 않는 논점은 결국 전문가에 의해 판단이 맡겨지게 된다.
 
근데 또 다시 전문가의 자질에 대한 논쟁을 불러올 수 밖에 없고(누굴 전문가로 볼 것인가?)
전문가조차 의견이 갈릴 수 있다.(서로 자기 주장을 뒷받침해줄 전문가를 선호)
갈리지 않더라도 결국 권위(권력)에 의한 결론일 뿐 이상적 방향이 제시되지 않는다. (최고 권위자의 개인적 성향이 결론에 영향을 끼친다)
 
더욱이 토론은 전제 자체에서 한계점을 보인다.
토론이 평등하지 못한 커다란 이유 중에 하나는 토론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결론이나 방향이 변수로 남는다.(토론 공간 내 참여자의 비대칭성)
일부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제한적 공론화에 의해 계속되는 논의가 여러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듯하다.
하지만 무제한적 공론화에 의한 집단 간의 폐쇄성 야기하고 물밑작업을 통한 집단간의 이질성 심화할 수 있다.(완전히 같은 의견은 아니나 글이 너무 길어져서 에픽ㅎ님의 글을 링크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hil&no=6481&s_no=6055637&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301342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hil&no=6540&s_no=6109687&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301342
또한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적 접근의 한계성을 이야기했다. 갈등이나 이슈화 되는 현상들은 논리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는 개인의 선호도 문제인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여호와의 증인'과 같은 종교를 어떻게 접근할것인가?)
 
이러한 특성에 의해 민주주의를 위한 공론장이 비민주적 방향을 가질 수 있음
특히나 민주주의는 불확실성을 옹호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사회전반에서 이루어지는 다수결에 의한 판단은 불확실성을 가지고 다수성에 의해 그 가치판단을 유보하는 성향을 보인다.
또한 우리 사회는 논의 - 방향결정 - 실천 을 추구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권력에 의한 방향 결정 - 논의 - 실천이라는
순서의 역전이 보인다.
 
예를 들어 대학 등록금 인상 문제라면
1. 인상 결정권을 가진 대학에서 인상을 하겠다. (결정)
2. 인상에 반대되는 움직임과 그로 인한 대학 - 학생의 갈등 (논의)
3. 인상을 할것인가 말것인가, 얼마나 할것인가 (실천)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역전된 순서때문에
기존의 등록금(현재) - 등록금을 올리자(주장)의 관계가 아니라
등록금을 올리기로 했다(현재) -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주장)의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즉, 현대사회에서 토론의 역할은 평등성과 이상적 방향 결정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그러한 것에 한계점을 보인다.
 
이런 구조적 효과는 아래와 같은 부분에 기여하기도 한다.
진보 - 보수 간의 자기 집단 옹호논리
국가 - 개인간의 국가입장 정당화
다수 - 소수 관계에서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는 하나의 수단
(대칭적 구조인듯한 환상구조. 토론을 통해 이상적으로 사회가 돌아가고 있을것이라는 환상이며 실질적 비대칭구조. 토론이 실천의 영역과 분리되어 있음.)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토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한계점에 대한 접근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습니다.
[토론 문화는 이상적인가]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쓴 글을 조금 수정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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