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저는 귀신을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군대에서 겪었던 이 사건 때문에 귀신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정말 이상한 사건 이었죠
긴글 읽기 싫어 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사실만을 간결 하게 쓰겠습니다.
본인은 군 제대한지 꽤 된 노땅이에요.
그때는 1997년 겨울. 현리에 위치해 있던 육군 모 부대 일반 전투병 복무 할때 있었던 일입니다.
아시겠지만 군인이라면 누구나 야간 경계 근무를 나가게 되는데요
후방에 위치해 있던 부대 인지라, 야간 철책 근무 같은 것은 없었지만 부대내 탄약고 경계 근무가 있었어요.
또 막사 내부 불침번 근무도 있었지요.
그 날은 새벽 2시경에 막사내 불침번 근무를 하고 있을때 였는데,
근무 복귀를 하고 복귀 신고를 하는 한쌍의 근무자들이 있는 행정반(군대의 사무를 보는 사무실)에서 소란스런 큰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궁금해서 행정반 밖에서을 안의 상황을 들어 보니
구타 사건이 났던 것 같았습니다.(별 이유 없이 낮은 계급은 행정반에 들어 갈 수 없습니다. 많이 혼납니다.)
선임병이 후임병을 때린 상황 같았는데, 행정반에 들어 갈 수는 없어서 밖에서만 상황을 본지라 정확한 내막을 알 수는 없었습니다.
대충 오고 가는 대화가 때렸네 어쨌네 하는 걸로 봐서 구타 사건이라는 걸 유추 할 수 있을 뿐 이었습니다.
일직사관(장교)가 큰소리를 내는게 몇분 들리는 듯 하더니, 일단 두 근무자는 내무반으로 돌아 갔습니다.
제가 복무 하던 부대는 구타에 대해선 상당히 완고한 편이라 적발 되면 바로 헌병대에 끌려가 영창을 살아야 되었기에
다음날 큰 소동이 있을 것으로 짐작 되어 걱정 스러웠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사건으로 금새 중대내에 소문이 퍼지고, 비슷한 일이 또 일어 나지 않게 하기 위해 집중 단속을 받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 지난밤 구타 사건으로 중대에 큰 소동이 있었을꺼 같았는데 생각 외로 잠잠 했습니다.
별일이 없기에 그냥 봐주고 넘어 간 줄 알았습니다. 구타에 대해서 딱히 소문이 난것도 없었습니다. 다들 모르고 있는듯 했습니다.
몇주후에 화기소대-일반 보병인 1,2,3 소대, 박격포 소대인 화기소대 4개의 소대가 있음 - 의 일병 하나가 급히 휴가를 간다는 소식을
쓰레기를 버리러 소각장을 갔다가 옆 소대 동기에게 들었습니다.
그 말을 하고는 동기는 화기소대 일병 왜 휴가 가는지 아느냐고 물어 왔습니다.
남의 소대이고 잘 아는 사이도 아니라 그 일병이 왜 가는지 알리가 만무 했습니다.
'응 모르는데?'라고 관심 없는듯 대꾸 했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일병 몇주전 구타 사건의 주인공 인것 같았습니다.
'혹시 걔 맞았냐?' 저는 그냥 엉뚱 하게 대답했을 뿐인데 동기는 정색을 하고 대답 했습니다.
'그런거 같긴 한데, 자기는 절대 맞은적 없다고 그런다던데? 근데 걔 요새 좀 이상해. 그래서 휴가 보내는 듯 해'
저는 대체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를 하나 싶어 동기에게 반문 했습니다.
그러자 동기는 자기가 들은 이야기를 저에게 해주었습니다.
무섭다기 보단 이상한 이야기 였습니다.
그 일병은 고참과 그날밤 탄약고 근무를 갔습니다. 저는 그날 불침번 이었구요.
우리 부대는 근무지 망루에는 잘 안올라가고 고참이건 후임병이건 아래 내려와 같이 서있는게 전통(?) 인데
새벽 2시 근무고 하니 고참은 잠을 자려고 망루에 올라간 모양 입니다.
일병은 근무지 순찰을 도는 일직 사관이 오는거 같으면 깨워서 내려오게 하려고 아래 있었구요.
근데 이 일병이 심심했는지 근무하는 탄약고 바로 옆에 있는 장갑차호(장갑차 주자창)에서 자잘한 돌맹이를 툭툭 던지고 장난을 했던 모양입니다.
근무 시간인 한시간이 끝나고 내무반으로 돌아가는데 이 일병이 다리에 통증을 호소 하고 쩔룩 거리더랍니다.
고참은 이걸 일직 사관 한테 알렸는데, 일직사관은 구타를 한것으로 단정 짓고 고참을 혼냈던 것 입니다.
고참은 물론 부인 했고, 일병도 맞은적이 없다고 했던 거구요.
일직사관은 일단 돌려 보내고 다음날 추궁 하려 했던겁니다.
다음날 아침 일병이 일어 났는데, 아파서 못 일어 나겠다고 하더랍니다.
고참들은 엄살 부린다고 일어 나라고 장난 치다가,
이 일병의 맨살을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다리에 온통 멍투성이 였답니다.
구타 사건이 분명한 이 사건은 고참들 모두를 놀라게 했고-앞서 말했지만 구타가 적발 되면 피바람이 붑니다- 이 상황을 디펜스를 해줄만한 정비반장에게 몰래 말하고 부대내 군기 정도로만 끝내려고 했던 모양 입니다.
중대장에게 알려 지면 바로 영창감 이었기 때문이죠.
사실을 따지기 위해 고참과 일병 둘을 심문 하는데
당연히 둘은 때린것도 맞은것도 부인 했습니다.-고참 면전에서 맞았다고 하는 경우가 없죠- 해서 몰래 따로 불러서 일병 한테 맞았지?
사실대로 말해두 돼. 잘넘어가 줄께 하고 타이르는데, 일병은 끝내 자기는 맞은적이 없다고 주장 하더랍니다.
정비반장은 이 일병이 거짓말을 하는것 같지 않은 쫌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어디서 굴렀냐고 물어 봤답니다.
그러자 일병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해도 믿지 않을것 같을 거 같아 이야기 안했는데, 귀신 같다고 했답니다.
정비반장은 황당해서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어 봤더니 일병이 그러 더랍니다.
근무서다 장갑차호 지붕에 무슨 하얀것이 스멀거리면서 날아 댕기길래 돌을 몇개 던졌다.
별로 무섭지도 않았고, 저게 뭔가 싶어서 그냥 던졌다.
근데 쫌 지나니 갑자기 다리가 아프더라.
돌아 와서 자는데 이상한 할아버지가 꿈에 보이더니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리에 온통 멍투성이 였다.
정비반장은 쫌 어이가 없고 황당했지만, 중사 짬밥에 군대 귀신 들은게 이게 처음이 아니라
괜히 말하고 다니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돌려 보냈다고 합니다.
아무리 봐도 둘이 때리고 맞고 할 사이가 아니라고 판단 한거져
그후 추궁을 몇번 했는데, 거짓말 하는 것 같지 않아 이상하지만 그냥 넘어 갔다고 해요.
좀 이상하긴 했지만.
그런데 그 일병 밤마다 악몽을 꾸고, 가끔 헛소리도 하고 그러더니, 급기야는 부대 생활을 하기 힘들어 진 모양 입니다.
-다른 소대이고 서로 쉬쉬 하다 보니, 자세한 증상은 들은게 없습니다.-
그래서 중대장 권한으로 휴가를 보낸거라고 합니다.
사실 별로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체 그일병이 본게 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부대내에 사유지가 걸쳐 있어서 무덤이 몇개 있었는데, 거기 귀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외부 작업을 나가서 그 당사자인 일병한테 그때 뭔일 이냐고 물어 봤는데, 맞은건 아니라고 하면서도
무슨일인지 말을 안하려고 하더라구요. 정색을 하면서
해서 진위 여부는 당사자의 함구로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분명한건 꽤나 고생을 한 것 같은 표정이었다는 것입니다.
귀신 진짜 있는 것인지. 긴가 민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사건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