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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게시물ID : today_617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저리꺼져
추천 : 7
조회수 : 16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2/02 10:04:34
저는 흐린 날을 좋아해요.

어두운게 나만이 아니라는 것에
마음이 편안해져요. 


동네카페에 나왔어요.
카페스냅 찍으려고 카메라도 들고 왔는데
메모리카드를 안 가져와서 찍을 수 없게 되었어요.

나참, 내 자신이 바보 같다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차라리 지금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느껴요.
이따가는 정말 사진을 찍으러 가야하는데
그 때 메모리카드가 없다면.... 으 생각만해도 끔찍.
 

사진을 찍겠다는 목적이 사라지니,
생각할 틈이 생겨요.
 

한숨을 뱉어내요.
내 안에 담고 있는 것들이 많아서
한숨을 쉼으로써 뱉어내고 마는거예요.

  

새벽에는 오랜만에 이병률 작가의 시집을 읽었어요. 
느낀 점 첫번째, 
이 작가의 산문은 술술 읽히고 바로 와닿는데, 
시는 또 달라요. 함축적인 것들이 어찌나 많은지
읽고 또 읽고 생각해야한다는 것.

두번째, 
일을 할 때는 쓰는 단어가 한정적이어서(검토, 향상, 증진, 도모, 뭐 이런 것들)쓸 수 있는 문장의 폭이 점점 좁아지는게 느껴지는데, 시를 읽으면 생소한 단어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는 것.

세번째,
내멋대로 해석해볼 수 있어 좋다는 것.
읽다보면 머릿속에 각인 되는 문장이 있어요. 작가의 의도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느정도의 감정이 느껴져, 그걸 다시 내 식으로 해석하는 거예요. 그렇게 두고 두고 좋아하는 시가 되고.  


주절 주절 긴말을 늘어놓지만
결국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누구도 말할 수 없는 법이라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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