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이미 한 달여 전부터 오염수 누출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탱크의 누수 사실을 참의원(상원) 선거를 의식해 장기간 은폐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8일 일본 언론들은 전날 열린 도쿄전력의 오염수 대책회의에서 원전 부지 오염수 탱크의 누수가 7월9일을 전후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지상 탱크 근처에서 약 20m 떨어진 무선 중계소에서 하루에 2시간30분가량 일한 작업원의 피폭선량이 이 시점부터 급상승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도쿄전력이 지상 오염수 탱크 누수가 시작된 시기를 구체적으로 추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도쿄전력은 저장탱크에서 300t의 오염수 누출이 확인된 지난 19일까지 40일간 도작업원의 피폭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던 것이다.

▲ ⓒ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위키백과)

도쿄전력은 또 일본 정부기구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지난 7월10일 “원자로 건물에 쌓인 고농도의 오염수가 지하수와 섞인 채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지만, 자료 축적이 덜돼 그런 판단을 내리긴 이르다고 주장하다가 7월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염수 바다 유출을 시인했다. 이날은 참의원 선거(21일)가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난 다음날이다.

이에 따라 원전 재가동을 추진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선거 승리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발표 시점을 늦췄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원자력규제위는 28일 정례회의를 열어 오염수 누출 사태에 대해 국제원전사고평가척도(INES)상의 등급을 2단계 위인 3등급(중대한 이상현상)으로 올리기로 정식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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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이기기 위해 전 세계를 위험으로 몰아 넣은 일본 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