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개신교 "대구에 절 세워져 지하철 참사 발생" "동화사 통일대불 때문에 대구경제 쇠락, 강력범죄 급증" 2010-06-24 19:52:07 기사프린트기사모으기의견보내기
유인촌 문화부장관에게 대구 불교테마공원 정부지원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던 대구기독교총연합회(회장 이흥식)가 이번에는 불교를 악의적으로 폄훼하는 동영상을 제작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불교계가 격분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24일 불교매체 <법보신문>에 따르면, 대기총은 지난 5월 24일 ‘대구 영적 도해 불교테마공원’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제작,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대기총은 동영상에서 “지장보살은 별의 신 계명성의 사탄”이라며 “평화가 가득했던 달구벌에 동화사, 불지장사, 남지장사 등 지장보살을 모시는 사찰이 창건된 이후 평화의 땅인 대구가 작은 마을로 전락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1992년 통일대불 우상이 세워지면서 1995년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사고가 일어났고, 2003년엔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동화사 통일대불에 대해서도 “한국무속인총연합회가 온갖 귀신을 불러들이는 국내 최대의 굿판이 벌어진 이후 통일대불이 세워졌다”며 “(지금도) 온갖 무당들이 5월과 10월 팔공산에서 굿판을 열고 있다. 이로 인해 대구 경제가 쇄락하고 강력범죄가 증가하는 등 재앙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기총 이어 “사탄의 숭배지로 세워진 동화사가 이제 국민의 세금으로 이 땅(대구)을 기도원과 순례지로 바꾸려 하고 있다”며 “이 땅에서 사탄의 숭배가 끊어지도록 기도하자”고 말해 이 동영상이 불교테마공원 조성을 막기 위해 제작됐음을 암시했다.
이 동영상은 현재 대기총 홈페이지의 메인화면에 게재돼 있으며, 대기총은 동영상을 CD로 제작, 대량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손안식 조계종종교평화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와 관련,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총은 대구지역의 개신교를 대표하는 종교단체”라며 “이런 단체에서 이처럼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동영상을 만들었다는 것이 실로 믿기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손 위원장은 이어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불교를 폄하하고 종교간 갈등을 야기시키는 대기총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특히 불교를 고의적으로 폄하하는 이교도들의 악행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라도 경북지역의 사찰, 신도들과 더불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교편향종식범불교대책위’는 6월 24일 실무자를 파견해 동화사 측과 협의 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법보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대기총은 법적 소송과 대형집회 등을 통해 불교테마공원 공사를 중단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대구에서 불교와 개신교간에 전면전이 불붙은 전망이다.
개신교 매체인 <국민일보>에 따르면, 대기총은 지난 18일 대구 남산동 서현교회에서 20개 교단 노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갖고 불교테마공원의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키로 했다. 또 정부의 편향적인 예산지원 정책과 관련해 토론회 등을 개최해 사안의 심각성을 종교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이와 함께 특정종교 편향적인 예산정책의 부당성을 담은 CD 제작과 강사진 구성에도 합의했으며, 특히 오는 8월 6일 팔공산 불교테마공원 반대를 위한 대형집회를 열고 지역교계의 단호한 목소리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국민>은 전했다.
대기총은 지난 대선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개신교 조직이어서, 대구에서 벌어지기 시작한 개신교와 불교간 종교갈등에 현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