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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집 아파트 11층에서 뛰어내렸던 사람입니다.
게시물ID : bestofbest_617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ㅇ_ㅇΩ
추천 : 286
조회수 : 51507회
댓글수 : 2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1/12/17 21:49:19
원본글 작성시간 : 2011/12/17 18:35:17
지금 병원이고 몸상태는 양호합니다.

이상하게도.....왼쪽 다리하나만 골절을 입었습니다.

살아오면서 감동이란 것도 열정도 없었던 삶이였습니다.

정말 가난한 집안에서 배우지 못한 부모님

아버지의 술주정,폭력은 저의 감정을 메마르게 했습니다.

그냥 남들이 하는 것처럼 기계처럼 살았습니다.

학교를 다니고,사람을 만나고 공부를 하고 대학교를 가고,

.....그래도 제 목표가 있다면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것 주류는

아니여도 남들이 사는 것만큼만 사는것 평범한 삶을 꿈꾸었습니다.

여차저차 시험도 보고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그런데 어느날부터 목표가 사라져 버렸고 과녁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 계기가 무엇이였는지 기억도 생각도 나질 않습니다.

그렇게 10개월가량을 시체처럼 죽지 않을정도로만 먹고

방이 밤인지 낮인지 구분도 못할 정도로 커튼을 치고 

보지도 않는 TV를 켜놓고 하루종일 멍한 초점없는 눈으로 

모니터를 응시하였습니다.

그 시기에 눈물 한번 흘린 적없던 내가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매일같이 훔쳤던 것같습니다.

친구들이 많이 걱정했고 하루에도 연속으로 여러명이 돌아가면서

수십통씩 전화 문자를 해주었지만 그 시기에는 전화를 단 한번도 

받지 않았고 답장문자 한번 보낸적 없었습니다.

몸무게가 50킬로그램으로 줄었습니다.뼈만 앙상한....

자존심도 셉니다.지는것도 싫어해 한번 또 한번 마인드 컨트롤을

해봅니다.난 강하다.야 임마 정신차려야지.정신을 차려야할꺼아니야.

하지만 몸은 무겁기만하고 기운이 없습니다.

머리는 물에 잠긴 듯 멍합니다.

그래서 어제 마음을 다 잡고 글로써 내 마음상태를 정리 해보고자 했습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왜냐하면 결론이 생을 접는 것을 결정했었으니까요.

웃음도 절로 나왔고 생기가 생겼습니다.

마지막으로 편의점에서 끊었던 담배 내가 줄 피던 말보로 레드....

오랜만에 피니까 너무 좋더군요..해가 중천이였는데 날씨가 엄청 추웠습니다.

담배를 떨어뜨리면 저도 몸을 던졌습니다.기분 뭐라 표현 못하겠는데

묘한 이상한 그리고 짧은 기억들 나쁜기억들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여동생과 엄마 불쌍한 우리 엄마....

제 몸이 나무에 걸렸습니다.걸리고 걸려서 땅에 곤드박질 쳤습니다.

아픔이 느껴지는 걸보니 아직 죽은게 아닌가 봅니다.

정신도 잃지 않았고 온몸이 아프지만 살아있는것이 맞았습니다.

속으로 내맘대로 뒈지지도 못하는군 생각하면서 일어나려 했습니다.

다리가 아픕니다.그 자리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않고 눈물흘리면서 

실성한듯 한참을 웃었던 것같습니다.

그리고 어떤 아주머니의 신고로 병원으로 실려왔습니다.

잠도 자지않고 한참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왜...왜...

어렵게 내린 결론은 아직 난 죽을 운명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날 사랑해주는 이들이 많다는 것

사는 동안 바퀴벌레처럼 끈질기게 악착같이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살아보겠다는 것.

한 번 던진 목숨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

나의 능력을 희생하겠다는 것

웃음을 잃지 않겠다는 것

의관을 정제하며 정돈된 생활을 하고 정연하게 살겠다는것

두려워하지 않겠다는것...

이제 사춘기같았고 자격지심,열등감,우울,분노

불의와 정직함을 타협의 대상으로 삼았던 나의 20대를

내려놓으려 합니다.

정말 멋진 30대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비온 뒤 땅은 더욱 단단해지듯이 저도 이것을

경험으로 삼아 더 멋지고 의연한 남자이고 친구이며 오빠이고 아들이며

앞으로 가장이 될것입니다.

누군가 말하기를 우리 주위에 있는 물건들은 우리안에 능력과 

비교했을때 너무나 사소한 것이고 하찮은 것이라 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을 가치있는 존재로 소중히여기시고 

자신을 사랑하며 사세요. 


그럼 좋은 밤 되시고 좋지 않은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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