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일보, 단독입수 녹취록 62쪽 중 10쪽 공개 "국정원 보관본으로 판단"
지난 5월 12일 서울 마포구 종교교육시설에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130여 명의 비밀지하조직(RO)원들이 내란을 모의했다는 현장 녹취록을 처음 입수한 한국일보가 62쪽 분량의 전체 문서 가운데 10쪽 분량만 공개한 이유에 대해 "모든 내용을 다 옮겨쓸 상황이 못돼 중요한 부분만 요약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세밀하게 보고 요약한 것이이서 맥락을 달리하거나 왜곡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녹취록을 입수, 요약본을 공개한 한국일보의 한 중견기자는 3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입수한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타이핑된 파일 형태로 받은 것이 아니라) 문서로 된 녹취록이어서 기사로 쓸 때 다 보면서 칠 상황이 안돼 중요한 부분만 요약해서 싣게 됐다"고 말했다.
녹취록 62쪽 전문이 당시 회합에서 나온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지에 대해 이 기자는 "지난 5월 12일 열린 회합의 전체 텍스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일보가 국정원 녹취록으로 공개한 내용을 본 통합진보당에서 '날조 수준의 왜곡'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이 기자는 "국정원이 녹취록 자체를 조작했으면 모르나 우리가 조작한 것은 없다"며 "세밀하게 보고 요약한 것이어서 맥락을 달리하거나 왜곡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녹취록 원문이 처음 공개된 것은 한국일보를 통해서이며, 조선일보와 세계일보 역시 한국일보 녹취록 요약본과 토씨하나까지 같은 내용을 보도해 그대로 베껴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정원 녹취록은 한국일보가 요약해 공개한 것이 현재까지는 전부인 만큼 당사자인 통합진보당이 요약본 외에 입수한 녹취록 전문을 공개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한국일보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일보 기자는 "문서 형식을 보면, 어디에서 작성된 것인지 알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하니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녹취록 전문을 공개할 계획은 없다"며 "차라기 통합진보당 쪽에서 국정원에 요구하는 게 맞다. 국정원이 맘먹고 조작한 것이라면 몰라도 우리가 그 자체를 바꾼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녹취록의 작성주체와 녹취주체 등과 관련해 이 기자는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원본이 맞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문서에 있는 일부 문장 사이에 MP3 MP4 등 기호가 있는 것을 보면, 녹음파일을 근거로 녹취를 푼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해당 회의에 130여 명이 참석했다는 대목이 녹취록에도 나오는지에 대해 이 기자는 "일반 참석 인사들 이름은 나오는데, 그 수는 대단히 적더라"며 "130명은 우리가 별도로 취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녹취록 전문의 구성은 '이석기 강연'-'자유토론'-'권역별토론'-'토론결과발표' 순으로 돼 있는데, 다른 부분은 다 녹취돼 있으나 권역별토론은 모두 7개 권역으로 나뉘어 이뤄진 것이어서 한 군데만 녹취가 돼 있다고 이 기자는 전했다.
이밖에도 녹취록 전문에는 모임의 형식이나 이름, 녹취의 방식이나 녹취록 작성 주체 등을 알 수 있는 대목은 없다고 이 기자는 설명했다.
녹취록 전문의 내용과 관련해 이 기자는 "그것은 보는 사람이 알아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분위기에 맞춰서 요약했을 뿐이다. (전문을 봐도) 이석기 의원 언급 가운데 '총기' 발언은 없었다. '총기'를 준비하라는 언급도 없다. 다 읽어보면, '이게 죄가 되나요'라는 판단도 가능하고, 그 반대의 판단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이석기 의원의 혐의가 있다, 없다 판단하고 있지 않다"며 "녹취록 원본을 공개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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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별 토론 7개 중 1개만 녹취된 거로 봐서 거기있던 내부조력자가 유출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