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이 몇 번 있었다. 그래도 늘 혼자서 주섬주섬 담아 올렸다. 내가 좋아하니까. 조각이 부서져 쌓는 게 힘들었지만 좀 흔들거려도 무너지지 않겠지 희망하며 없어지는 것보단 나으니까.
이번에는 그나마 온전하다고 믿었던 마지막 마음이 무너졌다. 이 부분만큼은 네가 지켜줬으면 했던. 이것마저도 무너지면 그땐 전부를 잃을거라고 애지중지 감싸고 있던 마음.
너에겐 행위 그 이상 이하도 아닐거다. 그게 맞는거고 그 이상의 의미를 둬서도 안되는거다. 나는 달랐다. 너에게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유일한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확신 없는 시간 속에 그나마 어렴풋하게 너의 마음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네가 좋아하는 거 같이 하면 더 좋겠지, 아니 그러면 날 버리지 않겠지. 혹시나 싫어지면 어쩌지? 싫어하지 않도록 열심히. 그럼에도 싫어졌다고 날 버리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 그 ' 열심히' 의 마지막.
힘이 빠졌다. 그토록 열심히 했던 이유가 뭐였지?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는 거였구나. 이게 무너지는구나. 내가 뭔가 잘못 했나보다. 내 잘못이겠지. 뭐를 잘못했을까. 내 나름대로는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
그럼에도 나는 또 주섬주섬 이리저리 흩어진 마음들을 젠가처럼 쌓아올리겠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