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 최종협상대상자인 브뤼노 메취 감독(50·UAE 알아인)이 카타르 클럽으로 방향을 급선회해 전격 계약했다고 카타르의 한 신문이 보도했다.
카타르의 유력 일간지인 '알칼리즈'는 1일자로 '메취가 카타르 알이티하드와 계약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메취 감독이 극비리에 카타르에 온 어제(지난달 31일) 알이티하드 클럽과 계약기간 1년에 추가로 1년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해 메취의 차기감독을 확신하던 한국축구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메취 감독은 지난달 31일 카타르로 이동(스포츠서울 6월 1일자 8면 보도)해 알이티하드 클럽의 셰이크 자심 빈 사마르 회장과 만나 4-4-2 포메이션 활용을 비롯한 전술운용과 선수의 기용, 감독의 권한행사 등에 대해 논의한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알이티하드 측은 그동안 메취에게 많은 제안이 있었지만 확고한 의지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연봉은 170만~200만달러(약 20억~23억원)이며 아프리카 선수 2명과 모로코, 프랑스 선수를 1명씩 영입하는 조건으로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는 구체적인 조건까지 보도돼 정황상 그의 한국행은 불발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일 모로코의 알아사스는 전격적으로 연봉 150만달러에 알이티하드 측과 2년간 계약했다.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틀 만에 다시 카타르를 찾은 뒤 1일 UAE로 돌아온 메취 감독은 이날 스포츠서울의 인터뷰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가 말없이 끊은 뒤 나중에 알이티하드와의 계약 사실을 확인하는 질문에 "나는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대변인격인 허정무 부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내용을 접한 뒤 "메취가 계약한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 굳이 메취에게 목을 맬 필요가 없다. 하루빨리 기술위를 열어 원점에서 다른 대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메취 감독에게 정식으로 100만달러선의 연봉과 성과급제 옵션 등을 제시한 계약서 초안을 보냈으나 하루 만에 그의 카타르행이 보도되자 진의 파악에 나섰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가삼현 협회 국제국장은 1일 메취 감독과의 최종협상이 난항을 겪는 데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 전과는 상황이 바뀐 것을 느낀다"며 "메취 감독은 당초 어제 UAE로 돌아와 대한축구협회의 공식제안서를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비행기를 놓쳐 1일 UAE에 왔다. 며칠 내로 회신을 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메취 감독은 지난달 31일 스포츠서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날 알이티하드로부터 받은 제안에 대해 "매우 좋았다"고 밝힌 것처럼 비행기 시간을 넘길 정도로 협상을 진척시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한국축구계는 메취의 불발 가능성에 대비한 후속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김한석기자 hans@
[메취 파문일지]
▲4월 19일 코엘류 감독 기자회견 통해 사의표명
▲4월 24일 가삼현 국제국장 UAE 두바이서 극비리에 메취 감독과 접촉
▲4월 27일 기술위 김진국 위원장, 차기 감독 선임 조건 및 절차 공개
(카리스마, 40대 후반~50대 초반, 월드컵 등 8강 이상의 성적 갖춘 후보 10명 1차 선정→2차후보 4~5명 압축→기술위원들과 면담 통해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