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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랭게티
TV속 세랭게티평원에는 사자가 왕이라
대부분의 시간이 평화롭다
사자는 한 낮에 나무그늘아래 배를 깔고 누워
펼쳐진 평원을 그윽히 바라본다
물소는 힐끗 사자를 바라보지만
왕의 축 늘어진 뱃살을 잠시 비웃다
이내 풀이나 뜯는다
선선한 초저녁 즈음 귀뚜라미 울면
왕은 기지개를 켜고 낮에 찍었던 놈이 어디있나
한 바퀴 둘러보다 내키는 대로 달렸다
물소는 순간 고추가 오그라들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왕이 나를 바라보지 않았더라
왕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슬슬 살피며 대충 뛰었더니
그제 어제 골골하던 놈이 목덜미를 물렸고
놈의 찌꺼기가 하이에나 밥이 될 때까지
잠자리는 편하겠더라
세랭게티평원엔 또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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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는 대가릿수 많아도 사자보다 덩치가 커도 어쩔 수없는 초식동물입니다.
당신도 어쩔 수없는 초식동물입니까?